<꿈터뷰 :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③ 윤채빈 배우 (장기고 2)

연기·춤·노래·집필 다 가능한 만능 배우

어떤 역이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강점

사람들에게 감동과 교훈 주는 배우 되고파

겨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애니메이션은 무엇인가? 바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디즈니의 작품 ‘겨울왕국’이다. 이 유명한 영화의 모티브가 된 원작은 아동문학의 거장 안데르센이 쓴 ‘눈의 여왕’이라는 동화다. 이 명작을 재해석한 창작뮤지컬에서 2년 연속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있다. 바로 장기고등학교 2학년 윤채빈 학생이다. 작년에는 극의 주인공이자 악당인 눈의 여왕 역을 맡았고, 올해는 여자주인공 젤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또한 학교 연극영화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직접 시나리오도 쓰고, 배우로서 연기도 하며 다방면에서 끼를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틴즈뮤지컬에서 두 번의 뮤지컬을 공연하며 연기력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 실력까지 뽐냈다. 작년에는 경기도민의 목소리를 대표해 ‘경기도 노래’를 부르며 뮤직비디오를 찍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이렇게 무대와 스크린을 활발히 넘나들며 자신만의 꿈을 향해 나침반을 뻗고 있는 청소년 배우, 윤채빈 학생을 만나 인터뷰 나눠보았다.

 

Q. 언제부터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나?

A. 어렸을 때부터 합창단과 댄스학원을 통해서 무대에 서 본 적이 있어요. 그 때마다 떨지 않고 재미있게 무대를 하는 제 자신을 보고 ‘아, 나는 무대 체질이구나’ 깨달았어요. 부모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해 주셨고요. 무대가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어릴 때는 연기에 대해서 진로 쪽으로는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17살 때 ‘패왕별희’라는 영화를 봤는데 거기에 나오는 여자주인공의 연기가 너무나 인상 깊었어요. 그걸 보고 ‘아, 나도 저렇게 연기를 하면 좋겠다. 나도 저렇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어요. 지금까지 영화도 해보고 뮤지컬도 해봤어요. 둘 다 재미있지만, 저에게는 영화가 더 심도 있는 장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영화배우가 꿈이에요.

 

 

Q. 작품을 선택하는 본인만의 기준은?

A. 작품을 선택한다기 보다 저에게 ‘주어진 작품 속에서 배역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딱 읽어보고 ‘이 배역은 내가 진짜 잘할 것 같다, 내가 이 배역을 안 하면 정말 후회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배역이 꼭 하나씩 있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오디션 때 그런 배역들을 중점으로 준비를 한다든지 대사를 외워간다든지 해요. 내가 맡을 배역을 선택할 때가 제일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작품 속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역할이 한정돼 있어요. 그게 대부분 주연 자리인데, 저 또한 주연 욕심이 있긴 있죠. 그런데 저는 모든 배역을 사랑하려고 해요. 제가 어떤 배역을 맡게 되더라도 ‘내가 좋아했던 그 역할이네 잘 됐다. 열심히 해야지’ 이런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해요.

정말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역할을 진짜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캐릭터는 이래서 매력 있네, 이래서 재미 있네, 이래서 좋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모든 배역을 사랑하려고 하는 게 저만의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Q. 해보고 싶은 연기나 배역이 있다면?

A. 영화 ‘클래식’에 손예진 배우님이 모녀역할을 1인2역으로 하셨잖아요. 저도 그런 1인2역 모녀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시대극도 되게 좋아해서 사극에도 도전해 보고 싶고, 부자 역할도 해보고 싶고, 건방진 역할, 일찐 역할, 가난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다 해보고 싶어요.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신분 그런 것들을 가리지 않고 밑에서부터 위까지 다 해보고 싶어요.

 

 

Q. 존경하는 배우 혹은 롤모델이 있는지?

A.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배우는 ‘공리’라는 중국배우입니다. 그 분이 영화 ‘패왕별희’의 여주인공인데, 그 영화에서 배우님의 연기를 보고 ‘와 진짜 대박이다.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지’ 감탄하며 한 순간에 팬이 됐어요. 공리 배우님은 배역을 맡았을 때 도서관에 가셔서 그 배역에 대한 정보를 엄청나게 공부하시고, 연기가 잘 될 때까지 연습하시고 그런 성격이세요. 또 부자부터 시작해서 가난한 역까지 연기 스펙트럼이 엄청 넓어요. 그런 점들이 정말 닮고 싶습니다.

 

 

Q. 배우로서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A. 제 공연을 본 사람들이 저에게 ‘표정연기’를 정말 잘한다고 말씀을 해주세요. 저도 몰랐던 제 강점을 발견한 순간이었죠. 올해 11월 초에 제가 여자주인공 ‘젤다’로 참여했던 뮤지컬 ‘눈의 여왕’ 공연 때, 제가 극에서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었어요. 그렇게 첫 연기가 끝나고 막과 막의 짧은 정적 사이에 관객 중 한 분이 “와, 표정...!” 이러시는 거예요. 그때 느꼈어요. ‘와, 연기하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정말 그 어떤 칭찬보다 제 심장을 강타하는 감탄이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배우가 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고 있는 게 있다면?

A. 많은 걸 보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직업병이라고 하죠?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평소에 이쪽 진로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그냥 가볍게 보고 즐겼을 텐데 저는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니까 작품 속 배우들의 표정, 주름, 행동 같은 것들도 더 세심하게 보고, 반복재생해서 보고, 슬로우모션으로 보고 그래요. 또 배우 분들 연기를 보면서 직접 따라도 해보고 ‘내가 저 대본을 받았으면 이런 느낌이었겠다’ 생각하면서 연습도 해 봅니다.

 

Q. 예술고등학교가 아닌 인문계 고등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제가 이쪽 길을 선택하게 된 게 고1 초반이었어요. 예고를 갔어도 좋았겠지만 시기상으로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사실 장기고에 입학을 하고 배우라는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했을 때는 걱정이 많았어요. 장기고등학교가 예체능 교육과 관련이 조금이라도 있는 학교일까 싶은 의문점이 드는 게 사실이었어요.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창의적 주제활동이라는 시간에 1학년은 뮤지컬 교육을 하고 2학년은 단편영화를 찍더라고요. 그리고 주변에 예고를 다니는 선배나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들만큼 나도 장기고에서 많은 예술을 활동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점에서 장기고를 선택한 게 나에게는 최상의 선택이었지 않았나 싶어요.

 

Q. 배우가 꿈이라고 했을 때,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없었는지?

A. 부모님께 제 꿈을 말씀드리기 전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그래도 반대하지는 않으실까 걱정했는데 막상 말씀 드리니 지원을 되게 많이 해주시는 거예요. 우선 제 진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시고 여러 정보들을 찾아봐 주시고 “자세를 이렇게 바꾸면 좋겠다, 발성을 저렇게 바꾸면 좋겠다” 등등 피드백까지 해주세요.

제 주변에는 예체능을 꿈꾸지만 반대에 부딪힌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 친구들을 보면 꿈을 꾸면서도 스트레스가 너무 큰데 저는 그래도 편하고 행복하게 준비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부모님의 허락이 없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Q. 부모님 중에 예체능 쪽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이 있는지?

A. 그렇진 않은데, 두 분 다 예체능을 하고 싶어 하시다가 반대에 맞닥뜨리신 분들이에요. 어머니도 미대 쪽을 하고 싶으셨으나 못하신 분이고 아버지도 음악 쪽으로 나가고 싶어 하셨어요. 게다가 할머니도 성악과를 나오셨어요. 그러니 그 쪽 길이 힘들다는 걸 얼마나 잘 아시겠어요. 부모님 모두 그런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저의 꿈을 반대하지 않고 지원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만큼 예술가의 피를 물려받은 게 없지 않죠.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A. 사람들에게 교훈과 감동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배우라는 직업이 보여지는 직업이다보니 관객들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매우 달라지는 직업이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가 제일 중요한 요소인 것 같고,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 연기하는 배우보다는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볼 때 어떻게 해야 감동을 느끼고 감흥을 받는지 더 고려해서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미래의 나에게 한 마디!

A. 채빈아, 연기에 대한 사랑 변치 않고 계속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지만 나는 네가 계속 연기를 하고 있고, 또 사랑하고 있을 거라 믿어. 지금의 나는 연기를 너무 사랑하고, 연기라는 말만 들어도 눈이 초롱초롱 빛나는 아이인데 미래의 너도 여전히 그 마음 간직하고 있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유명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도 하고, 좋아하는 공리 배우님과 함께 작업도 하는, 연기와 연애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 사랑하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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