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동 운유초등학교가 6학년 국어 시간에 ‘한 걸음 더 행동하는 민주시민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차근차근 논설문 쓰기’를 진행했다. 그들의 주장을 싣는다.<편집자 주>

생각보다 이 도시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순간에, 그냥 도시의 일부분이라 생각했던 공간들이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위협적이고, 힘이 드는 큰 장애물이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출근할 때 혹은 퇴근할 때 멀고 먼 길 중 하나라 느꼈던 계단 하나도, 바쁘게 걸어가며 신경쓰지 않던 보도블록 하나도, 매일 아무 생각없이 빠르게 지나치던 현관문 하나도, 모두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습니다.지금부터 사회적 약자들에 관한 불편함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걸어다닐 때 딱히 눈여겨보지 않았던 계단 옆 장애인 진입 램프가 없는 경우입니다. 가끔 길을 가다 보면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가는 턱이 너무 높거나, 계단 옆 경사로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 비장애인에게는 넘어가기 너무 쉬운 곳이지만 이 관문을 통과하는 사람이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라면 어떨 것 같나요? 얼마 전에도 이런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턱을 올라가는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아마 계단만 있는 곳은 올라갈 엄두도 못 낼 것입니다. 그럼 이 장애인은 경사로, 즉 장애인 진입램프가 없는 곳은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것입니다. 원래는 장애인도 인권을 침해받지 않고, 어디에나 갈 수 있는 것이 당연하고 마땅합니다. 이 당연한 것이 바뀌지 않는 한, 장애인들은 여전히 불편함을 겪을 것입니다.

둘째, 장애인들의 눈이 되는 점자블록 위에 자전거가 겹쳐 세워져있는 경우입니다. 길거리를 시도때도 없이 지나다니면서도 거의 없는 듯이 취급받는 점자블록은 일반인의 눈에 띄지 않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소중한 길잡이인데 말이죠. 하지만 이 길잡이가 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그들에게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장기 상가에는 보행을 쭉 이어주는 점자블록이 있는데, 이 블록 위에는 장애인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만든 시설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전거를 세워두는 자전거 보관소입니다. 자전거, 킥보드, 오토바이 등은 시각장애인들의 발이 걸려 넘어지거나 지팡이가 부러질 위험이 있습니다. 자전거에도 흠집이 난다면 자전거 주인의 기분도 좋지 않을 것입니다. 자전거 보관소의 위치를 바꿔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소한 하나를 고쳐준다면 누군가의 생활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파트 공동현관 센서가 어린이들에게는 잘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릴 때는 열지 못한다는 그 문은 열리지 않을 때만 잠깐 신경쓰이다가 키가 크고, 어른이 되면 전혀 관심 두지 않는 곳이 됩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우니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고 저도 예전에 문이 불편하다가, 지금은 의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아파트 공동 현관문은 생각보다 작지만 큰 문제입니다. 어린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만든 문은 어른에게만 이용되다가 결국 여전히 불편함을 해소하지 못한 채로 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마트에서처럼 버튼으로 문을 여는 방식으로 한다면 잘 고장나 또 다른 문제가 생겨버릴 것 같으니 어린이들도 인식되는 더 강한 센서를 부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어른 아이, 남녀노소 누구나 통과시켜주는 차별 없는 문을 만들어 주실 분이 계실까요.

살펴본 문제들은 모두 사소하고, 그냥 놔두어도 될 것 같이 보이지만 문제가 터진 후 이미지 회복 때문에 급하게 고친다면 인명 피해는 막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회적 약자들도 사람인 만큼, 그들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말로만 안 된다 하지 않고, 행동해서 모두 공정한 사회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손길을 직접 뻗어줄 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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