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풍수 & 관상 이야기-25

강충구

정통풍수지리학회 회장

인상상담사

축구의 중심포지션은 미드필드, 신체의 중추(中樞)는 허리이다. 축구에서 미드필드가 제 역할을 못하면 공격과 수비가 뒤엉킨다. 우리 신체에서도 허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직립(直立) 보행을 하는 우리 인간은 더욱 그렇다. 허리가 튼튼하고 S-라인에 볼륨까지 좋으면 금상첨화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 저절로 생기(生氣)가 느껴진다. 그럼 풍수에서 S-라인과 볼륨이 좋아야 할 부분은 어디일까.

흔히 풍수는 비과학이니 미신이니 하면서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그렇지만 풍수는 2,0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풍수는 인간의 성쇠(盛衰)가 완전히 하늘(天)과 땅(地)에 의해 정해진다고 믿는다. 풍수는 땅의 형세를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에 관련시켜 설명하는 동양학적 자연관의 하나이다.

지리학에서 동양의 자연관을 수용하는 동양사상 중의 하나가 풍수이다. 즉 자연환경의 주요요소인 땅에 대해서 평가하고 이용하는 차원이다. 결국 풍수는 좋은 땅(吉地)을 차지하여 옳게 쓰는 사람이 복을 받으며 생기가 그 집의 거주자나 무덤에 묻힌 자의 자손에 전달되어 복(福)을 받는다고 한다. 이는 동기감응(同氣感應)의 원리에서 일어나며 풍수용어로 발복(發福) 되었다고 한다. 결국 생기가 있는 곳이 풍수적으로 좋은 땅이며 생기의 원천이 음양(陰陽)의 기(氣)라는 것이다.

생기가 좋은 땅을 풍수적으로 보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산맥이 좋아야 한다. 산맥은 풍수용어로 용맥(龍脈)이라고 한다. 이는 형기 풍수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좌청룡우백호(左靑龍右白虎)나 배산임수(背山臨水)는 삼면이 산으로 잘 둘러싸여 있고 앞이 터져 있는 곳이다. 여러 해 답사를 다녔지만 위 조건을 갖춘 곳에 가면 확실히 포근하고 아늑함을 느낀다. 거기에 혈(穴) 자리까지 발견하면 그 기를 충분히 받으려고 1~2시간 엉덩이를 붙였다가 나온 적이 여러 번 있다. 산맥을 용맥이라고 하는 이유는 산맥이 길고 용(龍)이 굼틀거리는 형으로 굴곡이 있는 산두렁이 좋다는 뜻이다. 쉽게 설명하면 용맥은 S-라인에 볼륨이 좋으면 최상인 것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우선 형상이 활기차야 기운도 좋다는 것이다.

잠시 각 부분의 용어를 살펴보자. 혈(穴) 자리 북쪽에서 보호해 주는 부모산을 주산(主山)이라 하고 현무(玄武)라고도 하며, 남쪽 산은 주작(朱雀)이라 한다. 왼쪽 산맥을 청룡, 오른쪽 산맥을 백호라고 한다. 청룡은 관직이나 명예를, 백호는 재물을 뜻한다. 후세가 관직에서 명예를 얻으려면 청룡이, 사업 성공 등 재물 운이 좋으려면 우측 산맥인 백호가 좋은 곳을 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주산에서 청룡백호가 뚜렷하게 뻗어나온 말발굽과 같은 지형을 가장 좋다고 한다. 확 터진 명당 앞터에서 막아주는 것이 안산(案山)이며 안산 뒤에 위치한 산을 조산(朝山)이라고 한다.

둘째는 방향(向)을 중요시 하는데 지형과 이용하려는 사람과 오행이 맞아야 하며 남쪽(동남, 서남 포함)을 보통 길(吉)한 방향으로 본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풍수가들은 방향의 차이가 발복하는데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일부 풍수가들이 지나치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건 지양해야 한다. 방향 측정은 나경패철(羅經佩鐵)이라는 나침판을 사용한다. 나경패철은 풍수 답사 시 필수 품목이며 종류도 많고 가격도 다양하다.

셋째는 물줄기와 수구(水口)를 본다. 주의할 것은 혈 자리에 물이 직접 있어서는 안된다. 산소를 파 보았더니 조상 묘에 물이 차서 자손들에게 흉사가 계속되었다는 말도 있다. 물길은 명당 앞으로 굽이굽이 천천히 돌아서 흘러가야 좋다고 전편에 얘기한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흙 색깔 (土色)을 본다. 흙색은 콩가루를 빻아 놓은 것 같이 곱고 부드러워야 하며 누런 황토가 좋다. 풍수의 최고 고전인 『택리지(擇里志)』에서 사람이 사는 조건은 지리(地理),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라고 했다. 지리적 세부 내용으로 수구(水口), 야세(野勢), 산형(山形), 토색(土色), 수리(水理), 조산조수(朝山朝水)를 말한다. 물이 흘러나가는 수구는 좁은 게 좋고, 안으로 넓은 들이 전개되는 곳이 좋다. 야세, 즉 들판은 하늘이 넓게 보이는 들판이 넓은 장소가 좋은 것이다.

산의 형세인 산형(山形)은 우선 수려하고 단정해야 한다. 그리고 청명하며 아담한 것이 좋다. 그리고 배산임수 지형이 필수이다. 이런 곳에 도시가 형성되어야 한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물가에 부잣집이 많고 대도시가 형성된다고 전에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안산 뒤에 있는 조산(朝山)은 산이 멀면 청수(淸秀)하고 가까우면 맑고 깨끗하며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좋고 조수(朝水)는 물이 흘러오면 반드시 용(龍)과 향(向)을 합하여 천천히 굽혀서 흐르는 것이 좋은 것이다.

풍수의 핵심인 용맥(龍脈)은 힘차고 활기차야 한다. S-라인에 볼륨이 있어야 한다. 인간이나 풍수나 다 같은 원리이다. 인걸지령(人傑地靈), 즉 뛰어난 인재는 땅의 신령스러움에서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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