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목사의 자전적 에세이 22/예배당 건축 이야기(1)

박영준 

김포중앙교회 원로목사

김포중앙교회에 부임하면서부터 예배당 건축에 대한 관심을 놓지 못했다. 건축한 지 오래되어 낡은 건물은 비가 오면 지붕에서 물이 새서 그릇을 받쳐 놓아야 했고 이곳저곳을 수리해야 했다. 주변에는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발전하는데 이 예배당 건물로는 교회 부흥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현재 교회 분위기로는 예배당을 건축한다는 것이 어렵게 생각되었다. 부임한 지 2년이 지나는 동안 교회 성도들 간의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전념하였으나 아직도 예배당 건축이라는 큰일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에 일을 벌일 수가 없어서 다만 기도만 했다.

그러던 1993년 어느 가을, 전에 내가 시무하던 일산신광교회 장로 부인 J집사가 찾아와서 나에게 영성훈련에 갈 뜻이 없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 집사는 내 아내와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집회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거절했는데 그 친구는 내게 간곡히 부탁하기를, “제 남편이 그 훈련을 꼭 받았으면 좋겠는데 안 가려고 하니 목사님이 우리 가정 회복을 위하여 봉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다녀오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못해 가게 된 곳이 트레스 디아스(Tres Dias) 영성프로그램인 ‘사랑의 동산’이었다. 그때가 제1기였다. 나는 그곳에 가서 3박 4일을 지나는 동안 내가 처음 만났던 주님의 사랑을 새롭게 체험하고, 기쁨과 감격을 안고 산을 내려오면서 우리 교회가 새롭게 회복될 수 있는 길이 바로 이 영성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 가정의 회복을 위하여 마지못해 다녀온 것이 나의 영성회복과 우리 교회 영성회복의 길을 찾게 되었던 것이다.

4개월 후 제2기 때에 우리 교회에서 가장 활동을 많이 하는 P집사와 J집사를 내 아내와 함께 올려보냈다. 그들이 돌아와 말도 없이 조용히 기쁨과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하는 모습을 보는 여러 성도들이 “도대체 어디를 갔다 왔기에 사람이 저렇게 달라졌느냐”며 호기심을 보이며 “나도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성도들을 매기마다 남녀 권사 집사들 세네 명씩 다녀오게 되면서 우리 교회는 완전히 새로운 잔칫집 분위기로 바뀌게 되었다.

Tres Dias(T.D)란 스페인어로 ‘3일’이라는 뜻인데 3박 4일 동안 주어진 공동체생활 속에서 실시되는 기독교적인 영성훈련 프로그램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말씀과 찬양, 그리고 기도 등을 포함한 잘 짜인 프로그램으로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이루어지는 축복의 모임이다.

3박 4일 동안 프로그램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고 침체된 영혼이 회복되어 각자가 소속된 교회로 돌아가 교우들과 사랑의 교제를 하고 교회 사역에 기쁨으로 봉사하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먼저 경험한 성도들이 즐겁게 섬기는 것이 계속 전염되면서 온 교회가 잔칫집 같은 분위기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는 아내가 다녀와 은혜로운 삶을 살면서 남편들도 이 훈련에 참가하고 싶어 해 남자 성도들도 참가하게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의 ‘사랑의 동산’은 내게 비전을 새롭게 만드는, 아니 꿈을 이루는 기회를 주었다. 그 후로 우리 교회는 사랑의 동산의 중요 회원이 되어 매기마다 올려보냈고 나는 매기마다 참석자들에게 로요(사랑의 동산 강의를 말함)를 하면서 그때 내가 훈련을 받은 후 교회를 어떻게 섬겼고 그 후로 우리 교회가 어떻게 변화하였으며, 지금 어떻게 부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증하며 강의했다. 그러니까 우리 교회가 침체의 늪에서 회생한 것은 사랑의 동산 영성훈련을 통해서라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교회가 잔칫집과 같은 분위기로 바뀌면서 교회당 건축 문제를 구체적으로 의논하게 되었는데 현재 위치는 비좁기도 하지만 진입로가 제대로 없어 자유롭게 교회당을 드나들 수 있고 교통이 편리한 장소로 옮기기를 바라고 기도하며 부지를 찾던 중, 시청 옆 지금의 여성회관 앞에 390평 대지를 매입했다(1992년 1월).

당시 예배당 부지를 팔아서 그곳에 성전을 건축할 계획을 세우고 온 성도들이 함께 기도하였으나 대지를 판다는 것이 여의치 못했다. 그리고 매입한 자리에 성전을 건축한다고 해도 산 밑이고 시청 바로 옆에 위치해 교회 성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 아래 당회에서 의논해 다시 팔기로 했다. 현 예배당을 헐고 그 자리에 신축하기로 계획을 세워 건축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잔칫집 같은 교회’. 전에 교회가 혼란하여 어려울 때 내게 ‘교회를 평안하게만 하여라.’는 교훈을 주신 나귀환 목사님의 교훈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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