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측, 직업재활 시설장 시절 1억7,000만 원 횡령 의혹 제기

비누기계 구입 명목 부모 돈 2,000만 원 갈취도 의혹

해당 장애인단체 A지부장, “횡령도 부모 돈 갈취도 사실 아니다”

▲김포시 A장애인단체장의 억대 공금 횡령 및 유용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6월 11일 해당 경기도협회시 지부장 회의장에 부모들이 비리 지부장 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포시의 한 장애인단체장이 산하 장애인 직업재활 시설장 재직 시 억대의 공금 횡령 및 부모들에게 돈을 갈취한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단체 운영위원과 부모들은 지난 5월 26일 김포시장에게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이 단체 A지부장의 1억7,000만 원 공금 횡령 및 유용 의혹에 대해 증빙자료를 첨부해 감사를 요청했다.

부모들은 진정서에서 “A지부장의 이번 의혹은 일회적인 실수 차원이 아닌, 계획적이고 상습적으로 장애인 부모들을 상대로 금전을 갈취하고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보인다”며 “협회 운영을 비롯해 장애인과 관련한 활동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자’라는 판단에 이르러 감사를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모들은 “이외에도 A지부장은 시설장 재직시절인 지난 2018년 2억6,000만 원의 공금 횡령과 유용 혐의가 발각돼 김포시와 시지부에 해당 돈을 반환하고, 학부모들의 선처 탄원서에 힘입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며 “이번에 추가로 드러난 1억7,000여만 원 공금 횡령 및 유용 혐의를 알았다면 이런 사람을 지부장으로 재선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A지부장은 3,000만 원 가격의 비누제조기를 시 보조금에서 승인을 받아 놓고도, 네 명의 부모를 함께 불러 “아이들의 작업장에 꼭 필요한 장비”라며 비누제조기 구입 명목으로 3,000만 원 후원을 요구해 세 명의 부모에게 2,000만 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1,000만 원을 요구받은 부모는 “돈을 마련 못해 지부장 사무실에서 눈물로 미안함을 전달했다”고 진술했고, 다른 부모는 “적금을 해약했으나 돈이 부족해 장애인 아들의 통장 잔고까지 모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모는 “당시 여동생에게 돈을 차용해서 전달한 것을 장부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세 명의 부모들은 이 사실을 확인하는 자필 확인서를 작성해 진정서에 첨부했다.

진정인들은 “이 건은 돈을 갈취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부모들을 기망한 사건으로 명백한 사기행각”이라며 분노했다. 지난 6월 8일 시지부 사무실을 방문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힌 부모들에게 A지부장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부모들은 진정서에서 “A 지부장은 보조금과 후원금에서 생일잔치 명목으로 수립된 공금에서 지출하고, 생일 비용으로 부모들에게 3~5만 원씩 거출한 돈 600여 만 원도 착복했다. 그 행태가 파렴치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지난 6월 8일 A지부장은 부모들과 운영위원들에게 자신이 속해있는 “협회 중앙회 감사를 실시한다”며 두 명의 감사가 시지부에 도착해 부모들과 대면했으나, 부모들이 중앙회와 경기도협회에 확인한 결과 감사를 보낸 일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날 감사 자격으로 방문한 두 명은 부모들에게 “강원도협회장이 파견한 감사 자격으로 왔다”며 A지부장을 비호하고, 작업장 폐쇄 운운하는 등의 발언을 해 부모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이들은 부모들이 중앙회와 경기도협회에 확인 결과 감사 권한을 위임하거나 감사 파견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근거로 따지자, 감사라고 자칭했던 최 모 씨는 “감사가 아니라 지도감독”이라고 말을 바꿨다.

부모들과 운영위원 13명은 지난 6월 11일 경기도협회시지부장 회의장을 찾아 ‘비리로 얼룩진 지부장과 조작감사, 비위옹호자들을 제명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며 처벌을 요구했다.

한편 A지부장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1억7,000만 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 없다. 오늘 시로부터 감사도 받았다. 다 소명했다. 운영위원과 부모들은 고소하겠다고 하고 아직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들이 고소하지 않더라도 내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변호사와 상의해 법적 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정확한 근거을 밝히면 자리에서 바로 내려 올 것이다. 8일 감사를 나온 두 분은 중앙회장님의 위임을 받아 이번 사태에 대해 지도점검을 하러 나온 분들이다. 용어 사용이 잘못돼 혼돈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또한 비누제조기 구입 명목으로 부모에게 2,000만 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의혹에 대해 “받은 사실이 없다. 8일 지도 점검을 나온 두 분과 함께 은행을 모두 돌아다니며 10년 전 거래 내역부터 다 확인했다. 현금으로도 받은 적 없다. 돈을 받았다고 확인되면 저는 언제든 내려온다. 고소하면 경찰 조사로 바로 밝혀질 일을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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