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 번째, <벌거벗은 임금님>

박수영 딥인더북 독서모임 회원

군중들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비웃음거리가 된 임금이 있다. 이 임금을 속인 사기꾼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어느 날 한 사기꾼에게 소문이 들려온다. 이웃나라 임금이 나랏일은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새 옷 입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사기를 칠 수 있을까? 사기꾼이 생각해야 할 것은 또 하나 있었다. 임금을 보좌하는 신하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의심한다면 일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아본 바에 의하면 임금에게 바른 말을 하는 신하는 없다고 한다. 이들을 속이려면 들켜도 반박할 수 없는 그럴 듯한 말로 그들을 속여야 한다. 사기꾼은 생각한다.

‘임금은 왜 새 옷을 좋아할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옷을 입고 뽐내기를 좋아하는 것이겠지? 멋진 옷을 입으면 멋진 사람처럼 보이니까 말이야. 그래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난 가끔 내가 남을 속이다가 들켰을 때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남들에게 바보로 보여서 질타받거나 외톨이가 되는 것은 싫어. 맞아! 임금을 바보로 만드는 거야~ 사람은 바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할 테니까. 특히나 임금이라면 더욱.’

직공으로 가장한 사기꾼은 잘 차려입고 이웃 나라 왕궁으로 들어간다.

“세상에 하나뿐인 천은 신기하게도 멍청한 바보나 자기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한테는 보이지 않는답니다”라는 말에 임금과 신하는 신기해할 뿐 의심하지 않았다. 새 옷에 집착하는 임금과 그 임금의 비위를 맞춰주는 신하들이 멍청해 보이기까지 했다. 행사가 있기 전까지 없는 천을 만드는 시늉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임금과 신하들이 보여줄 반응을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났다. 드디어 임금의 행차가 있는 날이 되었다.

바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천으로 옷을 입었다는 사실은 벌써 소문이 났는지 왕궁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군중 속의 사람들까지 모두 감탄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다들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군.’ 그런데 저기 한 아이가 말한다. “아하하! 임금님이 아무것도 안 입었잖아!”

‘들켰다!! 도망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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