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김포’를 보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화창한 주말 저녁.  김포아트홀이 지난 1월부터 야심차게 준비한 연극을 보기 위한 시민들이 삼삼오오 김포아트홀로 향했다.

아트홀 500석 좌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이웃집 주민들이 시민배우들로 변신해 무대에 올린 연극 ‘우리동네 김포’를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관람하기 시작했다. 웃음으로 시작한 연극, 그러나 곧 관객들은 배우들의 열연에 몰입하며 진지하게 극을 따라가기 시작했고 마지막 3막에 이르러 지난날 그저 지나쳤던 소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이야기가 전개되자 극장 안에는 숙연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19명 출연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그대로 관객에게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1970년 월곶면 군하리가 무대인 ‘우리동네 김포’는 총 3막. 1막은 군하리 주민들의 하루 일상을, 2막은 사랑과 결혼을 통해 우리들의 성장을, 3막은 죽음과 그 이후 이야기를 통해 힘들고 지친 일상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생각하게 한다.

무대 위엔 달랑 테이블 두 개와 의자 여섯 개가 전부. 소품은 하나도 없이 먹고 마시는 장면도 모두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됐다. 무대 주위에 둘러앉은 출연배우들은 효과음까지 내고 있다. 무대 꾸미는 데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이 드는 순간이다. 

전문배우 4명이 극을 이끌어가지만 10대부터 60대까지 15명이라는 적지 않은 수의 시민배우들 또한 적재적소에 출연하며 빛을 발하고 있다. 극이 진행되는 100분 동안 대사가 고작 몇 마디 안 되는 배우도 있고, 전문배우 못지 않은 분량과 연기를 선보인 시민배우도 있지만 배우들이 골고루 출연하며 극이 진행된다. 이 모두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과 전업배우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출가의 힘과 출연배우들의 열정에 아낌없는 칭찬을 주고 싶다.

김종훈 기자

[미니인터뷰] 김용 김포아트홀 관장

“이번 연극은 김포시민의 위대한 승리”

 

-처음 시도하는 시민배우 연극을 이 작품으로 한 이유는
“이번 ‘우리동네 김포’는 미국 극작가 쏜톤 와일더의 ‘Our Town’이 원작으로 배경을 김포시로 바꿔 각색한 작품이다. 김포시민으로 구성된 배우들로 김포시를 알리는 데 가장 적합할 것 같아 이 작품을 올리기로 연출가인 최영환 교수와 의견 일치를 봤다.”

-연극을 관람하러 온 시민들도 많고 연기도 수준급이었다
“오디션을 통해 시민배우를 공모해서 짧은 시간 동안의 연습을 거쳐 올린 작품이 이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김포시민의 위대한 승리라 할 수 있다. 예산이 적어 출연료도 없고 식사도 각자 부담할 정도였는데도 열정 하나로 일궈낸 성과다. 배우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공연에 들어간 예산은 놀랍게도 1600만원이다. 그런데도 예산문제로 올해 한 번밖에 공연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번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기에 인근 도시에서의 원정 공연을 계획중이다.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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