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기 (주)코반케미컬 회장

갤럭시 휴대폰 필름 코팅 제품 월 2백만대 납품
쓰러져 가던 회사 뛰어들어 기술연구 끝에 완성
"열정, 분석적 사고, 가치 있는 기업가 정신 필요"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사람이 진정한 경영인이다. 월곶에 소재한 (주)코반의 자회사인 (주)코반케미컬(남동공단)의 이용기 회장은 지난 2년 전부터 인생일대의 위기를 맞았다.

특수합금 추출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해 포스코제철 등에 납품하는 등 (주)코반을 굴지의 중견기업으로 세운 사람이 바로 이용기 회장이다.


그는 연구에 대한 열정과 결단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용기 회장이 남동공단의 코반케미칼과 인연을 맺은 것은 5년 전이다.

코반케미칼의 기술은 하드코팅 분야와 기능성 필름인쇄 분야다. 갤럭시3,4를 비롯해 갤럭시노트 표면의 필름과 뒷면 코팅 인쇄류는 대다수가 코반케미칼 제품이다.

월 3백만대를 생산하는 규모다. 처음부터 이곳이 제품을 생산한 게 아니다. 이용기 회장은 후배들이 경영하는 이 회사에 매년 40억원씩 지난 4년간 지원했다. 그래도 제품이 제대로 생산되지 못하자,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이 회장의 제2의 경영인생이 시작 됐다. 특수합금 추출에 대한 원천기술을 직접 연구하고 발전시켰던 특유의 기질과 끈기가 주무기가 된 것은 당연하다.

특유의 과감한 결단력과 투자, 인적구성원과의 결합력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시작했다. 이미 투자한 160억원에 320억원을 더 쏟아 부었다.

"모회사가 결정한 투자비를 경영자로서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새벽에 출근해서 회사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자신하고의 지난한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 회장은 뒤늦게 연구원 생활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아무것도 몰랐던 분야의 회사에 출근을 시작하며 경영과 연구를 총지휘 한 것. 전체 경영 상태를 분석하고 기존의 경영진들의 경영 상태를 평가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했다. 이미 16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한 뒤였지만, 뒤를 돌아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믿고 투자한 후배들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습니다. 경영평가를 단행하고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하고, 전 경영진을 퇴진시켰습니다"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창조는 없다는 게 이 회장의 철학이다.

그는 면도날처럼 예리하다는 특유의 스타일로 다시 새판을 짜서 하나부터 다시 시작했다. 무균시스템을 위해 전 공정을 세심하게 살폈다. 생산은 없이 수십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됐다.

그는 대학노트 한 권을 샀다 사무실과 현장을 오가며 생각나는 모든 것을 기록했다. "대학노트 한 권이 다 써갈 무렵 비로소 기술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원 출신답게 이 회장은 그 분야 출신 전문가들도 해내지 못한 기술의 한계를 넘어섰다.

"한계에 부딪힌 기술을 최고의 기술로 만드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1년이 지나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인쇄 기술자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 회장은 2년 동안 골프를 비롯한 취미생활을 끊고 두문불출했다.

이런 노력은 결국 삼성전자 갤럭시 휴대폰 분야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협력업체 테스트를 통과하고 납품이 시작됐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평가단에게 협력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들도 이렇게 빠른 시간에 테스트를 통과한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모회사가 영향을 받을 정도의 투자를 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었던 것은 엔지니어출신 다운 이 회장 특유의 자신감과 연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도 답은 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거듭된 연구와 정신력입니다. 실력과 정신력이 결합해야 기술이 창조 됩니다" 이 회장은 이런 연구정신으로 살았다.

그리고 창조정신과 함께 이를 생산하도록 투자하는 경영자로서의 결단력 또한 한몫했다. 중소기업에게 500억원이란 작은 규모가 아니다.

코반케미컬은 지금 월 8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향후 1년 동안 1천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년 뒤에 상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매출이 사실상 전무한 회사를 2년만에 연간 1천억원대 회사로 키울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연구원으로서의 집중력과 경영자로서의 결단력이 빚어낸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금은 4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하드코팅 분야의 생산시설을 김포시 월곶면 (주)코반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2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다.

경영의 원칙을 물었다. "진정한 경영자는 시대를 탓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위해 끊임없는 원가절감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제품시장의 다변화를 위해 계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후배 기업인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자신의 강점을 살리십시오. 그리고 결코 좌절하지 마세요. 좌절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의 손길도 멈춥니다. 그리고 의지와 열정, 분석적 사고를 가지면 결코 위기가 와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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