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사랑하며 인기댄싱그룹 HOT, GOD를 꿈꾸던 한 고등학생이 아까운 16살의 나이에 세상과 이별했다. 그를 아끼던 가족, 함께 춤추던 친구들, 선생님과 짧은 인사조차 나누질 못한 채 한 줌 흙으로 돌아갔다.
“홍석이는 늘 말이 없었죠. 그래도 친구들과 어울려 춤추는 걸 좋아했어요. 지난해 9월 댄싱대회에 나가 2등을 차지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는데... 사고를 당했다는 게 믿기질 않아요. 개학하면 아이들틈에서 웃고 있을 것만 같은데...”조홍석군의 담임을 맡던 유서영씨(통진종고 교사·38)는 급작스런 제자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며 못내 아르바이트를 만류하지 못했던 자신을 질책하는듯 했다. 늦은 시각까지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제자, 두 번이나 찾아가 야단을 치며 만류의 손길을 내밀던 당시를 회고하며 유씨는 울음을 삼켰다.
어린 주검을 유기한 채 달아난 뺑소니 차량, 그 비정한 양심을 잡기위해 요즘 김포署 교통사고조사계 뺑소니전담반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이렇다할 시민제보도 없고 일일이 탐문수사에 매달리다보니 사건발생 4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범인검거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교통사고조사계 관계자는 “매년 뺑소니 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단서가 없는한 시민제보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뺑소니 사고는 음주운전이 대부분으로 단순히 벌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를 방치하고 달아나는 행위는 법을 떠나 양심을 버리는 행위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사고조사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한 해 관내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건수는 총 93건, 이중 69건이 해결돼 74%의 검거율을 보였다. 지난 99년 한 해엔 총 79건의 뺑소니 사건이 발생, 이중 54건(68%)이 해결되었으나 1년새 무려 14건이나 더 증가추세를 보여 뺑소니 사고가 위험수위에 올랐음을 예고했다. 또 매해 발생하는 뺑소니 사고중 약 30%가 미결된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김포署내 뺑소니전담반원은 총 3명, 그러나 매해 발생되는 뺑소니 사고량에 비해 전담인력이 부족해 추가 인력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또 경찰서 관계자의 말처럼 “뺑소니사고는 시민제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니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시역할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뺑소니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내 가족의 상흔으로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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