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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25건)
귀 박 철오늘이 누이의 결혼기념일이란 얘길 들었다누이는 병중에 있고 매제는 먼 곳에 있다연초부터 부쩍 눈곱이 끼는 팔순의 어머니가기침처럼 고향에 가보고 싶단 얘길 한다낮에는 서어나무 숲을 걷는데 도토리 떨어지는소릴 ...
김부회  |  2021-05-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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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앞의 생
도마 앞의 생 서규정내 혼자 사는 칼잡이로, 너를 다시 벨 수밖에 없다무야생채나 깍두기로또각또각 착착도마가 한사코 칼을 뱉어내던 소리, 그것이죽는 날까지 이빨을 갈아야 할 이유겠다만기우뚱, 광안리 앞바다 수평선은 기...
김부회  |  2021-05-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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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장옥관 흰 비닐봉지 하나담벼락에 달라붙어 춤을 추고 있다죽었는가 하면 살아나고떠올랐는가 싶으면 가라앉는다사람에게서 떨어져나온 그림자가 따로춤추는 것 같다제 그림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그것이지금 춤추고 있다 죽...
장옥관  |  2021-04-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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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얼굴 안상학세상 모든 나무와 풀과 꽃은그 얼굴 말고는 다른 얼굴이 없는 것처럼늘 그 얼굴에 그 얼굴로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나는 내 얼굴을 보지 않아도내 얼굴이 내 얼굴이 아닌 때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꽃은 어떤 ...
김부회  |  2021-04-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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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얼굴
얼굴 안상학​ 세상 모든 나무와 풀과 꽃은그 얼굴 말고는 다른 얼굴이 없는 것처럼늘 그 얼굴에 그 얼굴로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내 얼굴을 보지 않아도내 얼굴이 내 얼굴이 아닌 때가 많다는 것을 알고...
안상학  |  2021-04-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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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개나리 송찬호노랗게 핀 개나리 단지 앞을 지나던고물장수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 줄 모른다아니, 언제 이렇게 개나리 고물이 많이 폈다냐봄꽃을 누가 가지 하나하나 세어서 파나그냥 고철무게로 달아 넘기면 그만인 것을시 감...
김부회  |  2021-04-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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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개나리
개나리 송찬호 노랗게 핀 개나리 단지 앞을 지나던고물장수의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 줄 모른다아니, 언제 이렇게 개나리 고물이 많이 폈다냐 봄꽃을 누가 가지 하나하나 세어서 파나그냥 고철무게로 달아 넘기면 그만인 것을 ...
송찬호  |  2021-04-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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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 서럽더라 2
오다, 서럽더라 2 이성복장지로 가는 길고속도로 휴게소에서찬척 친지들 화장실 들렀다가통감자와 구운 오징어그런 것 먹으며 서성거릴 때,장의용 캐딜락에 타고 있던 큰 아이도장모님 영정을 두고 나왔다녀석을 교대해줄 생각도...
김부회  |  2021-04-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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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이종암지난여름 보경사 산문 앞육백 살 회화나무 한 분땅바닥에 온전히 넘어지셨다일평생, 제 몫을 다하고허공에서 바닥까지 큰절 한 번 올리고누운 저 몸, 마지막 몸뚱이로 쓴경전經典나도 지금 절 올리고 있다시 감상절에...
김부회  |  2021-03-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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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승부
봄날의 승부배세복이른 봄의 정원에서는가위바위보가 한창이었다나무는 자신의 가지를보자기처럼 펼쳐 보였고그때마다 사내가 다가와말없이 가위를 내밀었다나무는 번번히 패했고벌칙처럼 가지가 하나씩 잘렸다먼 곳의 가지마저 내준 후...
김부회  |  2021-03-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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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실 진은영 별들이 움직이지 않는 물 위를 고요가 흘러간다는 사실물에 빠진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오늘 밤에도 그 애가 친지들의 심장을 징검다리처럼 밟고물을 무사히 건넌다는 사실한양대학교 옆 작은 돌다리에서 빠져 죽은 ...
김부회  |  2021-03-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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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혹은 것들
첫, 혹은 것들 이서빈첫 잎사귀에 ‘첫’이란 상형문자를 쓰며 고물고물 기어가는 애벌레 발가락 이빨 파르스름한 것들, 첫 잎들 흔들흔들 요람 타며자라서 우르르 지기 위해 말발굽 소리 내며 뛰어가는 것들, 첫은 또 다른...
김부회  |  2021-03-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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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채는 빗방울을 좋아해
엽채는 빗방울을 좋아해 김황흠약국에서 접대하는 공짜 커피 한 잔빼 마시는데 유리문 밖으로 빗방울이 툭툭 떨어진다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들,그 틈에 끼여 손 우산 쓰고 가다가 멈췄다좌판 벌여 놓고 어디를 갔는지아까 본 ...
김부회  |  2021-03-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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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을 보는 시간
게이트볼을 보는 시간 김완수경로당 앞 볕 좋은 공터에서노인들이 게이트볼을 하고 있다느린 일은 물리지 않는지구부정한 풍경(風景)에 권태는 없다나는 낯선 속도에 붙들린 구경꾼느슨한 규칙이 내 권태를 깨는데이따금 둔탁한 ...
김부회  |  2021-02-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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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과 사이에 대한 견해
틈과 사이에 대한 견해 강성재간극(間隙)이라는 말사이가 벌어졌다는 말내가 너를 보게 되는 말누군가 나의 뒷등을 바라보는 그 말틈과 틈 사이엔그늘진 길이 있고너와 나를 보는 관음이 있고함께 볼 수 없는 면과 면이 있다...
김부회  |  2021-02-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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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집
단골집 문현숙노을이 붉은 신호등을 켰다 한 집 건너 한 집 빼곡하게 들어앉은 가게마다 흔들리는 불빛, 골목과 골목 저 건너 전신주 아래 한자리에서 몇십 년 성황당 처럼 앉아있는 단골 가게, 간판 한 번 바꾼 일 없는...
김부회  |  2021-02-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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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연대기
봄의 연대기 김인선차가운 묵비권에 파묻힌삶의 비밀을 채굴하는 완벽한 고문 기술자,그를 마에스트로라 기억한다침묵의 공조를 파헤쳐치밀하게 얽힌 내부의 약속을 밝히기 위해물고문, 전기 고문, 따위비겁한 짓을 행하지 않아도...
김부회  |  2021-01-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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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편지를 해독하다
초록편지를 해독하다 안영희창호지 한 장만 한 햇살 담벼락에 기대고 간신히 몸뚱일 부려놓다가 파르르르 우네 내 마음 깊은 음자리가핏줄에다 입에다 진통제 밀어 넣으며 견딘 병상 가까스로 풀려나와서 정전의 기인 터널 막 ...
김부회  |  2021-01-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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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그만큼 문정영 비 그치고 돌멩이 들어내자돌멩이 생김새만 한 마른자리가 생긴다내가 서 있던 자리에는 내 발 크기가 비어 있다내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내 키는 다 젖었고걸어온 자리만큼 말라가고 있다누가 나를 순하다 하나 ...
김부회  |  2021-01-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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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水葬
수장水葬 정미세탁기 하나노인병원 마당 귀퉁이에 모로 누워 비를 맞고 있네문짝 떨어져 휑하니 드러난 가슴날마다 빨랫감을 품속 가득 안던커다란 몸뚱어리를 빗물이 씻겨주네물목을 건너는 행상처럼벌컥벌컥 맹물 마셔대며 일하던...
김부회  |  2021-01-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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