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면 건강과 행복을 빌어주고 싶고 한 해가 마무리될 때 수고하셨다는 말로 위로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때가 되면 생각나고 바쁘더라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 그분과의 만남이 기대되는 인연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왜 고맙지? 왜일까? 깊은 생각에 빠지곤 했습니다.우연히 TV 프로그램 속의 유명한 강연자가 하는 내용을 듣다가 그 이유를 찾게 되었습니다. “아, 맞네. 그래서 고맙네” 그분과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게 했던 리더십에 관한 얘기입니다.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
2년 전 여름. 뜻하지 않게 나에게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때 나는 평소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책을 원 없이 한번 읽어보자!”라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독서랑은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책 한 권을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거의 고문 수준에 가까웠다. 그 중 읽었던 책에서 나온 글귀(책 제목은 책을 홍보하는 거 같아서 말하지 않겠다.) "생각은 행동을 바꾸고, 행동은 습관을 바꾸고, 습관은 인생을 바꾼다."라는 문구가 나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 즉 우리의 행동이 싹트는 씨앗에서
학교를 생각하면 누구나 같은 모습의 교실과 운동장, 건물을 생각할 것이다. 교사로 20년을 지내오면서 나 또한 학교 공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다. 익숙한 학교 공간에 변화가 시작된 건 본교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선정되면서이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교사로서 익숙했던 학교 공간을 학생의 눈으로 바라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다양한 공간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강의식 수업을 위한 획일화된 정사각형 교실은 답답했을 것이며 휴게공간 하나 없는 복도에서는 친구 사이에 비밀스럽고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했을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상담실이라는 공간이 없었다. 교무실에서 다른 선생님이 들을까 눈치 보며 담임선생님과 소곤소곤 조심스럽게 얘기했던 기억뿐이다. 요즘 학교에는 위클래스, 진로상담실처럼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거리를 언제든 1:1로 상담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들이 많다. 평소 학생들의 심리와 행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상담교사가 되어 여러 상담사례를 접하면서 교과교사였을 때와는 사뭇 다른 학생들과의 깊은 공감과 감동,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 딱딱한 교실이 아닌 상담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과 온전히 50분 동안 나의 이야
우리 반 아이들에게 공부 좀 하자고 일장 연설을 했다. 학습 분위기가 좀 느슨해진다 싶으면 하는 월례 행사 같은 건데, 이번에는 왠지 말라붙은 밥풀 같은 게 마음에 남아 굴러다니는 것 같다. 며칠을 들여다본 결과 그 찝찝한 밥풀의 정체는 ‘진짜로 모든 사람에게 공부가 필요한가?’라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또 오랜 시간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예스’다.내가 생각하는 공부는 대입이라는 허들을 넘기 위해 문제 풀이 기계가 되는 공부가 아니다. 이미 우리 곁으로 찾아온 인공지능 시대에 그런 공부는 별 의미가 없다. 진정한 공부는 삶에서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교도서관도 많은 학생들로 생기를 되찾아 활기찬 모습이다. 아이들이 방학 동안 훌쩍 커버린 모습으로 도서관에 방문하여 나의 안부를 물으며 본인들의 즐거웠던 방학 생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학교도서관은 다양한 목적으로 아이들이 찾는다. 가장 기본적인 독서 외에 각자만의 고민을 안고 휴식처로 찾는 친구들이 많다. 그러면 나는 잠시 사서교사가 아닌 ‘나미야 잡화점 님’이 되어 아이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의 고민 무게는 생각보다 많이 무겁다. 하여, 나의 책
위의 말은 강력계 형사를 꿈꾸던 저의 인생 진로를 완전히 바꾸어 준 한 범죄자의 한마디입니다. 바로 탈옥수 신창원이 한 말입니다. 탈옥 907일 만에 경찰에 붙잡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 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XX야 돈 안 가져왔는데 뭐 하러 학교와, 빨리 꺼져’ 하고 소리쳤는데 그때부터 마음속에 악마가 생겼다.”
전공이 한문교육이라 여러 차례 논어를 읽었는데, 특히 많은 울림을 준 구절이 불치하문(不恥下問) 이었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질문(問)’이라는 부분에서 더 그랬다.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한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말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한다. 그런데 부모들은 질문이 많은 아이에게 ‘엉뚱한 소리는 하지 마라. 그건 몰라도 된단다’ 등의 말로 아이의 질문과 호기심을 차단한다. 나 또한 아이들의 질문이 길어지면 항상 ‘그만하지’라
우연히 책장들을 둘러보다 초등학생 때 읽었던 『모모』라는 책을 발견했다. 먼지가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먼지를 털며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그럴 때마다 초등학생 때 읽었던 느낌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그중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사람들은 오히려 두려움을 불어넣는 자들을 더 믿고 싶은 모양이야. 정말 수수께끼야.”이 문장을 읽고 많은 생각들이 들며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을 때 왜 듣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지금 내 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나 또한 진실을 거부하고 두
선물을 받았던 책들 사이 유난히도 더욱 눈에 띄었던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나는 당신이 아픈 게 싫습니다’라는 책을 꺼내어 차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평소, 책을 꺼내어 읽으면 챕터와 프롤로그를 읽기보다는 내용을 찾아보고, 읽기에 급급했던 나는 평소와 다르게 챕터를 읽는 것부터 시작하자 기분이 이상했다.챕터를 살펴보던 중 ‘쉬어가기’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내가 쉬었던 적은 언제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구절 중 “일단 하루만 아무 생각 없이 푹 쉬거나 푹 잘게요. 그게 좋을 것 같아요”라는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거기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대학원에 다니던 시기 지도교수님께서 한마디를 건내셨다. “자네는 논어를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무엇인가?” 한문도 서툴던 갓 대학원에 들어온 제자가 우물쭈물하자 교수님은 “나는 삼인행이면 필유아사라는 말이 참 좋아”라고 말씀하셨다. 그날로 논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가 되었다.지도교수님은 50년대 초반생으로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로 유학하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석사를 마치고, 곧바로 교수에 임용되어 약 35년간 교직에 있
‘나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가장 처음 드는 생각이었다. 그동안 나는 어떤 사람이었고 어떠한 생각이 나를 움직이고 있나.갓 대학생이 되었을 때, 나는 앞으로 50세까지의 인생 계획을 촘촘히 가지고 있었다. 길게는 1년, 짧게는 한 달 동안의 계획이었다. 나는 계획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었고 하루에도 1분, 5분 단위로 계획을 지켜가며 시간에 쫓겨왔다. 매일 똑같은 일과를 가지고 매일 똑같은 행동을 했다.어느 날, 가깝게 지내던 지인을 아주 오랜만에 만났다. “너는 지금 행복해?”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단 한순간도 계획을
가정의 가훈은 가족 구성원 일상에 나침반이 된다.마찬가지로 한 사람이 ‘지표로 삼을 수 있는 한마디 말’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면 단단한 정신적 주춧돌 하나를 놓은 것과 같다.내 나이 환갑이 되어서야 한 문장을 머릿속에 넣고 살아가고 있다. 바로 ‘근자열원자래’라는 문장으로 ‘이웃에 있는 백성은 은혜(恩惠)에 감복하여 기뻐하고, 먼 곳에 있는 백성도 그 소문을 듣고 흠모하여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 글은 고인이 되신 옛시조 창법 대가 김귀식 선생님께서 직접 붓글씨로 써주셨다.1900년대 말 TV를 보니 한복정장 모습으로 옛시조를 읊
해가 바뀌고 올해부터는 다독을 다짐하며 책장에 꽂혀있던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짧고 간결한 글귀들 사이에서 유독 한 문장이 눈길을 끌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결국 자기를 미워하는 데서 시작된다.』마음껏 누리며 분명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도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말하고, 누가 봐도 불운하고 실패한 삶의 사람도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남들의 눈 속에 갇혀 시선을 의식하고, 남들의 입 속에 갇혀 귀를 기울이고, 남들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남들의 인정을 받고 좋은 소리를 들었을 때야 비로소
한때는 남들처럼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 시절 여성은 대부분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당연시되던 때다. 나 역시 결혼하고 육아에 전념하며 주부로 살아가고 있었다.그렇게 10년쯤 지났을까. 커리어우먼으로 작가로 활동하는 대학동기와 내 또래 여성들을 보고 있자니 부러움과 우울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이 나이에 무엇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젊은 사람들의 뛰어난 발상을 따라갈 수 있을까? 나이 들면 생각만 많아진다던데..’ 오랜 경력단절로 자신감이 바닥인 나에게 남편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
‘지금 일어날까?’. ‘좀 더 잘까?’ 오늘 아침도 이 질문으로 시작했다. 시계의 알람을 꺼 놓고도 잠시 망설였다. 자꾸 좀 더 자도 괜찮을 것 같은 핑계를 찾으면서...그러다가 나를 움직인 한마디, “그래! 지금 뭣이 중헌디?”. 나는 괜히 씩 웃으며 이불을 박차고 힘차게 일어났다. ‘당근 일어나는 게 중요하지.’ 스스로 대답하며 차근차근 나의 아침 루틴을 시작했다. “뭣이 중헌디?” 언젠가부터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하게 되었다. 2016년에 개봉한 영화 에서 한 여자아이가 전라도 억양으로 했던 말이다. 물론 그 당시 새로
하얀 눈이 살포시 내리던 2011년 1월 예술의 전당에서 환경보호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 힘썼던 오스트리아 건축가이자 화가이며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 한국특별전을 감상하게 되었다.‘꿈으로 세상을 그린 화가’ 우리의 꿈을 상상에서 현실로 그리고 그 현실을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그는 반유대인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겪고 평생을 평화주의자로, 자연주의자로 살면서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반세기가 넘도록 예술 활동을 통해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바로 ‘자연과 사람의 공존’이었다.누구나 꿈을 꾸며 그 꿈을
이주민이 증가하면서 외국인 관련 법 제도가 마련되기 전에 교회 등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던 외국인지원센터 등에서 한국어 교육 등 이주민에 대한 지원이 한시적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일부 대학교를 제외하면 한국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주민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던 일차적인 수단은 텔레비전과 한국 드라마였다. 주변에서 만나는 한국생활 20년 이상된 이주민들 대부분은 텔레비전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웠다고 한다. 이들과 얘기를 나누고 어울리려는 사람이 없어 텔레비전에 의존하며 생활했던 것이다. 역
2019년 겨울 어느 날. 동네에서 육아정보와 세상 사는 이야기를 즐겨 나누던 어린이집 동기(?)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공동체를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그게 뭔데?” 하니, 일단 한번 관리사무소로 와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영문도 모르고 어색하게 시작된 첫 만남의 인연이 오늘까지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이어가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역사회의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하는 목적을 가진 경기도형아동돌봄공동체의 사업계획서 준비부터 대표직 수락, 그리고 1억400만원이라는 큰 사업비를 받게 된 공모사업의 3년간 수행 등 많은 우여곡절
우리의 인생은 항상 치열하다. 작든 크든 각자의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기본’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 한다. “잘 자는 건 좋은 거니까. 잘 일어나고 잘 먹고 잘 일하고, 쉬고. 그리고 잘 자면 그게 정말 좋은 인생이니까. 그러니 모두 굿나잇”이도우 장편소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 주인공 은섭이가 책방 이름인 ‘굿나잇’이 본인 인생의 오랜 화두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디 그렇기만 하든가. 무엇이든지 속도전이고, 불안과 경쟁, 스트레스가 온 곳에 도사리고 있는 인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