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식 양곡고등학교 교장
           박윤식 양곡고등학교 교장

전공이 한문교육이라 여러 차례 논어를 읽었는데, 특히 많은 울림을 준 구절이 불치하문(不恥下問) 이었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질문(問)’이라는 부분에서 더 그랬다.

아이를 키운 부모라면 한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말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한다. 그런데 부모들은 질문이 많은 아이에게 ‘엉뚱한 소리는 하지 마라. 그건 몰라도 된단다’ 등의 말로 아이의 질문과 호기심을 차단한다. 나 또한 아이들의 질문이 길어지면 항상 ‘그만하지’라는 말을 꺼냈었다.

그러던 중 논어 공야장의 ‘敏而好學 不恥下問’ 문장을 읽으며 ‘툭탁지성’의 깨우침을 받았다. ‘공부는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후 우리 집 아이를 대하는 자세와 학교에서 학생을 대하는 나의 모습이 달라졌다. 특히 우리 집 아이들이 어떤 질문을 하든, 자신 생각을 이야기하면, 어른의 판단기준으로 규정짓지 않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했다. 그 결과 지금 그 아이들이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서 우리 부부의 끝없는 질문에 매우 상세하게 설명을 통해 이해시켜주고 있다. ‘敏而好學 不恥下問’ 처럼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은 호기심이 많은 것이고, 질문을 안 하는 것은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마음이 강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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