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아동작가 ‘에리히 캐스트너’의 ‘하늘을 나는 교실’.어릴 적 읽었던 책엔 ‘나는 교실’이란 제목으로 표지엔 철봉에서 우산을 펴고 뛰어내리는 아이가 그려져 있었다. ‘나는’이란 말이 I’m인지 flying인지 궁금해 하면서 읽기 시작했더랬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날아가는 교실’, ‘하늘을 나는 교실’ 등으로 소개되고 있다.등장인물들은 독일 김나지움 5·6학년 남자아이들이다.―독일의 김나지움은 우리나라의 중, 고등학교를 합해놓은 학제다. 김나지움 5·6학년은 우리의 고등학교 1학년 정도라는데 읽히는 느낌은 중학교 2·3학년 같다
이제 스물을 앞두고 있는 우리집 아이는 자신의 능력과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표현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디서 들었는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노예의 삶이 아니겠냐고.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일단 아이의 말에 뭔가 어른다운 답변을 해주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들었다. 나는 최근 읽은 최인아 씨 인터뷰 기사를 떠올렸다. ‘오랫동안 능력주의자였는데 나이가 들어서 능력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그의 말을 전하며 엄마도 요즘 그걸 실감한다고 말이다.“결국 그 사람도 능력이 부족하니까 그런 말 하는 거 아닌가?”“최인아 씨가
이 장안의 최고 화제다. 어디 한국뿐이랴. 이 전 세계 넷플릭스 차트를 싹 쓸었다는 소식과 함께, 출연배우들의 SNS 팔로워가 수십 배 늘었다는 뉴스, 어느 나라에서는 드라마 속 설탕 뽑기 이벤트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뉴스도 들려왔다. 만이 아니다. 최근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하는 콘텐츠에서 한국 드라마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확실히 이전 지상파 채널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장르 드라마들의 선전이 돋보인다. 드라마와 책은 여러모로 관계가 깊다. 출판된 소설이나 만화가 드라마화 되는 경우도
지난달부터 서점 한가운데 전시된 책들을 여행 서적으로 채웠다. 세계일주를 비롯하여 덴마크, 인도, 일본, 멕시코, 핀란드, 스페인, 런던. 국내는 서울, 제주, 남해 등등. 책만 봐도 전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다. 그 책들 중 특별히 눈길을 끌었던 책이 ‘지리 덕후들의 입체적 문학여행’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 ‘읽을지도, 그러다 떠날지도(김경혜 외 3인/하모니북)’였다. 4명의 공동저자는 ‘읽을지도’라는 독서클럽을 함께하고 있는 듯하다. 문학을 읽으면서 배경이 되는 곳을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서점은 소매업이다. 소매업인 서점에서 상품공급, 즉 도매상을 통해 안정적으로 책을 공급받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화창한서점은 독립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I사와 일반서적은 B사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안정적인 도서 입고를 위해 국내 가장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다는 K사에 문의했다. K사는 원래 대형서점이지만, 근래 도매도 진출했는데 그 규모에 걸맞게 금방 1위 도매업체가 되었다. 그런데 K사에서 거래를 원하는 소매 책방들에게 보증금을 요구한다, 보증금이 50만 원이다, 100만 원이다, 보증금을 없앴다, 아니다 등의 소리가 들려왔다. 입
낮에 다녀간 사람 모두를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한적한 하루를 보낸 화창한서점의 한밤중. 이 고요함 속에서 책들의 세계가 열린다.“저와 이름이 같은 분이 계셨군요. 반갑습니다. 오리진입니다.”손님들의 눈높이에 맞춰 몇 권의 인문학 신간들과 함께 꽂혀있던 오리진(이하 신오리진)이 건너편 책장 맨 하단의 중고책 오리진(이하 구오리진)에게 아는 체를 했다. 과학이라는 같은 분야의 책이지만, 유행에 한참 뒤떨어지는 옷을 입고 있는 구오리진(더구나 그 겉옷에 박혀 있는 커다란 해골 사진은 얼마나 미적감각이 떨어지는지…)을 보며
김포 동네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작은 책방. 각기 다른 독특한 색깔로 이웃과 소통하고 함께하며 ‘문화도시 김포’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네책방이 건네는 사람, 책 이야기를 싣는다. “어머, 가구점이 새로 생겼나 봐.”“아니야. 여기 카페야.”가게 앞 바삐 지나가는 아주머니들의 대화에 창가에 앉아있던 책방지기는 아주 잠깐 좌절한다.‘서점인데…. 서점 간판도 달았건만.’사실 책방지기가 ‘화창한서점’이라 직접 쓴 간판은 크기도 작거니와 가독성도 떨어져 지나는 사람들이 가구점이나 카페, 혹은 공방으로 오인하는 것도
중 년 김나영 더 오를 데가 없다 높이 던져두었던 시선의 가장자리가 까맣게 오그라든다 갈 길을 상실한 귀때기 너덜너덜한 담쟁이 높이를 잃은 사통팔달 난감하게 펼쳐지는 끝까지 가보지 않아도 끝이 보이는 뛰어내리지도 되돌아가지도 못하는 평평한 산 무럭무럭 늙어가는 일에 연명하는 갈 데가 뻔한데 갈 때까지 가야 하는 살아도 살아도 가을과 겨울만 반복되는 눈을 떠도 감아도 눈꺼풀 위로 우우 몰려와 있는 길고 긴 우울 발 닿는 곳마다 지루하게 이어지다 사라지는 원근의 소실 가도 가도 고속도로 갓길 낮은 보폭으로 앞서서 설설 기어가는 속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