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두 번째, 탈무드 <마법의 사과>

박수영

책찌짝찌 독서모임 회원

“공주의 병을 고치는 사람에게 공주를 시집보내고 이 나라를 물려주겠다.” 망원경으로 궁궐 앞에 붙은 포고문을 확인한 첫째는 둘째의 양탄자를 타고 셋째와 함께 궁궐로 갔다. 그리고 막내의 사과를 공주에게 먹이고 공주는 병이 나았지만 임금에게는 다른 걱정이 생겼다.

공주의 병을 고치는 데 삼형제가 각기 자신의 보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셋 중 누구에게 공주를 시집보내야 하는지가 고민이었다. 첫째에게 아주 먼 곳까지 내다보는 망원경이 없었다면 포고문을 보지 못했을 것이고, 아주 먼 곳이라도 빠르게 날아갈 수 있는 둘째의 양탄자가 없었다면 궁궐로 오지 못했을 것이고, 막내의 어떤 병도 고칠 수 있는 마법의 사과가 아니었다면 공주가 깨어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임금은 막내에게 공주를 시집보내는 결정을 했다. 이유는 셋째의 보물은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삼형제 중 한 사람의 보물만으로는 공주의 병을 고치기 어려웠을 것이다. 모두가 힘을 합하여 공주의 병을 낫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이 막내를 사위 삼았던 이유는 다시는 그 보물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은 많다. ‘단 하나’ 귀함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가끔 ‘한정판’에 열광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나밖에 없는 것 중 가장 귀한 것은 아마 ‘목숨’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하철에서 아이를 살리고 죽은 귀인,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독립열사들 모두 더 가치 있는 것을 위해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목숨을 걸만한 큰 사건을 겪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림책 독서모임을 하던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 중의 하나는 ‘왜 임금은 공주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윗감을 결정했는가’이다.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조혼을 하는 풍습이 있는 나라가 존재하고 최근의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은 교육의 기회를 빼앗기고 억압받는 삶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그들의 목숨을 내놓고 시위를 하는 장면을 본다. 그 나라의 여성은 많을지 몰라도 누구의 딸이며, 누구의 형제이고 그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사람 하나뿐이다. 미래의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귀한 목숨을 내놓고 말하는 것을 우리는 들어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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