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이랜드그룹, 통근용 수상버스 업무 협약

아라한강갑문~여의도 30분, 한 번에 200명 탑승

서울시가 내년 9월 통근용 수상버스인 리버버스 운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4일 수상버스를 운영할 '이크루즈'가 속한 이랜드그룹과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리버버스 운영 조기 안착 및 안정적인 운항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 ▲선착장 설치 및 접근성 개선 ▴리버버스 선박 적기 도입 및 안전 운항 ▲선착장 등 기반시설 유지관리 ▲친환경선박 도입과 무장애 설계(Barrier-Free Design) 적용 등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협약 체결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해 김포시와 다각적으로 협의해 왔으며, 새로운 대안 교통수단으로 한강을 따라 이동하는 '리버버스' 도입을 추진해 왔다"며 "'아라한강갑문~여의도' 노선은 약 30분 소요돼 버스를 타고 김포골드라인 또는 지하철 5호선으로 환승, 여의도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도입할 예정인 리버버스는 199인승으로 버스 4대 가량의 인원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다. 리버버스의 노선은 김포시 아라한강갑문 선착장에서 여의도까지이며, 이동시간은 30분, 운항 간격은 출퇴근시간대 기준 15분이다.

서울시는 이용 요금은 현재 3000원인 광역버스를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하되 버스·지하철 등 육상 대중교통과 같은 교통카드로 결제하고 환승할인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 선착장에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조정하고 필요하면 차량이 한강 둔치까지 접근할 수 있도록 도로 정비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상버스가 선착장에 도착한 뒤 승객이 안전하게 승하선하고 다시 출발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15분이 최적의 간격"이라며 "김포와 서울을 잇는 광역 노선과 더불어 마포·여의도·잠원·잠실 등 주요 주거지역, 업무지역, 관광지역을 서로 연결하는 노선도 내년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내년 9월 수상버스 운행을 위해 서울시는 선착장 위치, 운항노선, 운항시간, 선착장 접근성, 이용요금 등의 검토를 위해 지난달부터 '리버버스 운영 활성화 방안 용역'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운영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내년 1월부터 기반시설 설계,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 한강은 수변을 따라 숲공원과 체육시설이 조성되어 시민들이 즐겁게 이용하고 계시지만 연계성이 늘 고민이었다. 그런데 이제 리버버스가 도입되면 시민들께서는 편리한 수상교통을 통해 강 건너, 강 원거리 등을 자유롭게 이동하실 수 있게된다. 생활 교통의 편의가 획기적으로 달라지고 한강 활용도 역시 상상할 수 없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운행 중인 리버버스. 사진=서울시 제공
▲독일 함부르크에서 운행 중인 리버버스. 사진=서울시 제공

한편, '리버버스' 선착장이 들어설 아라한강갑문은 김포시 고촌읍 전호리와 서울 강서구 시계 지점으로 사우동과 고촌읍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파로와 아라육로가 연결돼 있다.

그러나 두 도로 모두 왕복 1차선으로 리버버스 이용 활성화를 위한 도로 확장과 버스 노선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 개통까지 도시철도 수송량 분산을 위해 도입된 서울 동행 버스와 수요응답형 버스인 ‘똑버스’와 리버버스가 서울출퇴근 시민들의 출근길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버버스 운행이 시작되면 이용 활성화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 "수상버스? 5호선 연장이 더 시급" 반응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수상버스'. 그러나 김포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강 수상버스' 도입 계획은 지난 4월 오세훈 서울시장에 의해 시작됐다. 당시 오 시장은 수상택시보다 큰 형태로 서울 주요 거점을 연결하겠다는 구상과 함께 한강을 건너는 공중교통으로 '곤돌라' 설치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국 런던에서 운행 중인 '리버버스'에 탑승하며 "리버버스를 한강에 도입하면 잠실에서 여의도, 상암까지 20~30분이면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에 돌아가서 타당성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로 돌아온 오 시장은 4월 18일 돌연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개선 대책으로 한강을 오가는 수상버스의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김포시에서 제안한 수륙양용버스는 관광용을 넘어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 시장은 "김포에서 셔틀버스나 노선버스를 타고 행주대교까지 이동한 후 선착장에서 수상버스를 타면 여의도까지 20분 이내에 도착하게 된다"며 "서쪽으로는 신곡수중보, 동쪽으로는 잠실수중보를 기점으로 행주대교 남단~잠실 사이 30km 구간을 운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의 계획에 대한 전문가들과 김포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2018년 서울시로부터 리버버스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받은 서울연구원은 리버버스 비용편익비율(B/C)은 0.42에 불과하다고 결과를 내놓았다. 대당 1억원 정도인 일반 시내버스보다 20배 비싼 리버버스 값도 문제로 제시돼 당시 서울시는 "지하철·버스 등 육상 교통수단보다 요금이 비싸고 선착장 접근성이 떨어져 사업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도입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김포시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악명 높은 혼잡도 때문에 실신하는 승객이 발생하는 등 지옥철로 불리는 골드라인의 대안으로 발표된 수상버스. 하지만 김포시민들은 수상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서 집에서 선착장까지, 선착장에서 직장까지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고 선착장까지의 접근성이 불편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울시 청사진처럼 김포시민들이 수상버스를 애용해 ‘지옥철’로 악명 높은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획기적으로 낮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시민 김모(47) 씨는 “선착장과 가까운 고촌읍 거주자들은 수상버스 이용을 고려해볼 것 같지만, 그 외 지역의 주민들은 선착장까지의 거리가 멀어 굳이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김포시민 온라인 커뮤니티엔 “도착지인 여의도에서 직장까지의 연결 교통편이 있는지도 고려 대상”, “선착장과 가장 가까운 역인 고촌역에서 바로 환승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그나마 효과가 있을 것”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날씨라는 변수까지 감안해야 한다. 여름 장마철이나 겨울에 한강이 결빙될 경우 안전상 이유로 운항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강모(45) 씨는 “기껏 선착장에 갔는데 운행을 안 한다고 하면 출근길에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서울시의 리버버스 운행 추진에 대해서 김포시민들 사이에는 전과 비슷한 반응도, 관광수요 창출 등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수상버스보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및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 D) 조기 착공 등을 더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포 관내 대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아이디명 'WestWave'는 "아라갑문에서 여의도까지 리버버스로 30분이 걸려 김포골드라인에서 환승해서 지하철로 여의도 가는 것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데 김포공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면 20분이면 간다"며 "여의도 한강변에서 길가까지 나오는 것만도 10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귀여운또치'는 "이런 작업드리 있어야 신곡수중보가 철거되고 전류리쪽으로 밀려나면서 김포의 한강변이 미사리처럼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행되는 작업인가 싶다. 김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신호로 생각하면 좋을 듯"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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