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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농사 풍년, 농민의 삶은 ‘흉년’쌀값 하락, 경지면적 감소, 직불제 논란으로 어려움 호소

- 농업의 공익적 기능 담은 ‘농민기본소득’ 논의 필요

이영희 전 김포시농촌지도자 회장

선대부터 수 백 년 동안 김포에서 쌀농사를 지어왔다는 이영희 농민은 “농업인을 위한 정책이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 획기적인 지원, 과감한 투자 등 혁신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김포에서도 다른 지자체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농민기본소득제도가 시작되어야 한다. 기술지원도 필요하지만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계속된 수급조절 실패로 쌀값이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쌀 생산 농가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널 뛰듯 오르락내리락 하는 쌀 가격에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경작비용 상승과 쌀 소비량은 감소하고 있다. 쌀 과잉생산이라고 말하지만 실재 경지면적이 감소하면서 쌀 생산량 역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자식이 농사짓겠다는 말을 선뜻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한 농부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 농업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다.  

농사는 풍년이어도 농민은 풍년인 적이 없었다
쌀농사 풍년이 아니었던 해가 없었다. 지난해 수확 시기에 연이은 태풍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 매해 풍년이었고, 그 때마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을 걱정을 했다. 변동직불제 시행 이후 직불금이 쌀에만 집중되면서 쌀의 과잉 생산과 수급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주장과 대농에게만 직불금이 지급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쌀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김포시의 경우, 2016년 논 경지면적은 5,336ha에서 2018년에는 5,165ha로 줄어들었다. 쌀의 수급 불균형은 농민들의 과잉 생산 보다는 정책의 실패가 더 컸다.

한편, 수급조절 실패는 쌀값 불안정으로 이어졌다. 2017년 17만 4,000원, 2018년에는 22만 8,000원, 2019년에는 21만 원 등 가격의 등락이 심했다.(※신김포농협 고시히카리 80kg 기준). 인건비를 포함한 농가경영비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직불금 제도 개선, 변동직불금 폐지 등을 이야기하며 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했다.

전 김포시농촌지도자 회장을 역임했던 이영희 농민은 “수확량은 점점 줄어드는데 인건비, 도정료를 빼면 남는 게 없다. 다른 비용은 다 올라가는데 쌀값은 떨어지고 있다”면서 농민을 위한 실질적인 농정의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2014년부터 대풍이었다지만 풍년의 기쁨은 실제 농민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풍년이 들면 떨어지는 쌀값을 걱정하고, 흉년이면 줄어든 수확량으로 소득이 불안정하다. 결국 벼농사가 아닌 다른 작물로 전환하거나 농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농업의 가치에 대한 인식 바뀌어야 한다
쌀값 불안정은 결국 농가 소득의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이는 농업의 불안정과 식량공급의 불안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소득이 바탕이 되어야 농촌사회와 지역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농민(농가)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민수당 지급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강진군의 경우 이미 논밭경영안정자금으로 농가당 70만 원을 지급하고 있고, 경기도에서는 여주시가 최초로 올해 6월부터 농민수당(지역화폐)을 지급할 계획이다.

농민수당에 대해 과도한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우려의 반응도 있으나 농업이 가진 공익적 기능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도 높다. 경기도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한 도민들의 공감화 과정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올해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농업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산업이다. 식량자원만이 아니다. 농업으로 얻어지는 홍수 조절이 37억 1,000만 톤, 수자원 함량 지하수 저장량이 46억 2,400만 톤, 대기정화 이산화탄소 3,280만 톤, 산소 배출 2,380만 톤, 여름철 기후 순화 물증 발양 45억 3,000만 톤, 토지유실방지 1억 8,060만 톤. 벼 한 그루에서 뿜어내는 산소가 20년 소나무에서 뿜어내는 산소량과 같다. 농업의 기능은 ‘식량’이라는 단편적인 시선만으로 바라봐야할 문제가 결코 아니다. 농민이 농촌을 떠나지 않는, 지속가능한 농업이 되기 위한 정책과 지원이 절실하다. 몇 년 전부터 헌법에 농업, 농촌의 공익적 기능, 국가의 지원 의무를 담은 농업조항을 신설하자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편, 김포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친환경 농업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하영 시장이 2020년 시민과의 대화에서 “농촌은 친환경 농업으로 체질 개선이 되어야 발전할 수 있다”면서 “친환경 쌀 직불금 정책과 함께 올해 친환경 농산물 생산비 지원 등 친환경 농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재로 친환경 쌀 재배면적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2017년 79ha에서 2019년 90.2ha로 확대됐으며 전국 최초 친환경 쌀 직접지불금으로 2019년 1억 3,500만 원을 지급했다. 또한, 친환경 농산물 인증비 확대 지원, 생산비 절감을 위한 친환경 자재 지원,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위한 유기질 비료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올해에도 친환경 쌀 재배면적을 146ha까지 확대하고, △친환경쌀 직접지불금 △친환경인증농가농기게지원 △친환경인증농업자재지원 △친환경농산물인증비 △친환경농산물재배장려금 △친환경농업직불금 등 친환경 농산물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이유경 객원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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