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1급이자 세계적 보호종인 참수리의 늠름한 모습.

큰 날개를 활짝 편 채 먹이를 향해 날아드는 독수리.

탈취한 먹이를 가로채 허겁지겁 먹고 있는 참수리.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 육가공 공장 앞 논에 몰려든 300여 마리의 독수리.

고기 놓고 독수리와 한 판 승부…덩치 작지만 옆차기 일품
참수리에 대적할 새는 없어...경찰 로고에 들어 있는 새

 참수리는 전세계에 남아있는 개체수가 5000마리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세계적 보호조이다. 하지만 강원도 철원은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참수리 어린 새끼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철원군 문혜리의 한 육가공 공장에서 정문 앞 논에 겨울철이면 매일 독수리에게 고기 부산물을 먹이로 주기 때문이다.

이곳에 참수리와 흰꼬리수리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독수리무리 틈새로 끼어들어 치열한 먹이 쟁탈전이 벌어진다. 독수리도 예외는 아니다. 독수리 300여 마리,  어린 흰꼬리수리  6마리가 자주 목격되지만 참수리는 관찰하기가 쉽지는 않다.

육가공 공장 직원이 먹이를 주자 근처 숲에서 쉬고 있던 독수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 둘 논으로 내려와 먹이를 챙기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도 참수리는 나타나지 않는다. 귀하신 몸이라 보기 힘든가 보다. 지루한 시간이 흘렀다. 독수리 무리 속 저 멀리 논두렁에 검은 물체가 날아와 앉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참수리 새끼다. 기다리던 보람이 있다. 우리나라엔 주로 어린 새가 찾아와 어미 새는 관찰하기가 어렵다. 참수리는 5년 이상 지나야 어른 깃털을 갖게 된다. 어린 녀석을 본다는 것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 녀석은 4년생으로 추정된다. 제법 주둥이가 진노란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으니 어른 행세를 한다. 깃털만 바뀌면 어른으로 손색 없어 보인다. 

오랜 시간 앉아서 주변을 살피던 참수리가 갑자기 독수리 무리 속으로 쏜살같이 돌진한다. 큰 고기 덩어리보다 독수리가 먹으면서 잘게 잘라놓은 고기를 빼앗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참수리는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옆 발차기도 잘 하는 싸움꾼이다. 상대의 가슴으로 파고들어 부리로 매섭게 공격을 한다.

앉아 있을 때는 덥수룩한 머리 깃털이 용맹스럽다는 느낌을 주지 않지만, 사냥할 때 얼굴과 눈매가 돌변하여 매섭게 빛난다. 참수리에게 대적할 새는 없어 보인다. 경찰 로고에 들어있는 새가 바로 참수리이다.

<글/사진=윤순영 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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