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최초의 캐릭터 '산이와 살이'는 지금 어디에 있나?
시민들이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개발해야
캐릭터는 지역민의 뜻을 모으고 지역경제 활성화 시켜

무한경쟁 시대의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생력과 경쟁력 강화가 가장 큰 당면과제이다. 따라서 전국의 각 지자체들은 지역민들의 정서적 통합을 이루고,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관광 자원의 활성화 및 지역이미지 제고를 위해 각 지역의 문화유산이나 관광자원 등에 적합한 캐릭터를 개발하여 스토리텔링을 통해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문화 예술적 캐릭터 개발을 통한 지역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다.
 
김포 최초의 홍보 캐릭터 ‘살이와 산이’
지난 2001년 10월 출범한 (주)김포캐릭터월드는 김포시가 49%의 자본을 출자해 민간자본과 함께 창립한 김포시 유일의 공기업으로서 김포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캐릭터를 개발했다. 민족분단의 현실과 한국인의 평화통일 열망을 세계적으로 홍보함과 더불어 김포시 경영수익의 일환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살이와 산이’를 개발한 것이다.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기 위하여 남한의 삽살개와 북한의 풍산개를 의인화한 캐릭터인 ‘살이와 산이’를 개발하여 전 세계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게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김포시 어디를 둘러보아도 ‘살이와 산이’를 찾아볼 수가 없다.
 
방만한 운영과 부실경영으로 좌초된 캐릭터 사업
(주)김포캐릭터월드는 '살이와 산이' 캐릭터를 홍보사절로 한 평화통일의 도시이미지 구축과 캐릭터를 활용한 문화, 애니메이션, 게임, 팬시상품, 이벤트 행사 등을 추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개발에 거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당시 설립 자본금 10억원(김포시 49%, 민간투자 51%)으로 창업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2006년 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드러난 김포캐릭터월드(GCW)는 창립 2년 만에 부실경영으로 적자가 누적돼 방만한 인원운영과 비용 과다지출로 인하여 시민의 세금만 낭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리지고 말았다. (주)김포캐릭터월드의 이 기간 중 당기순손실액은 4억7천만원.
 
많은 자원이 있지만 활용을 못하고 있는 김포시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살이와 산이’를 살려보자는 것은 아니다. 이제라도 내실 있는 캐릭터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포를 대표하고 김포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좋아할 만한 친화력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김포의 이미지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포를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자원은 다양하다. 김포금쌀, 중봉조헌선생과 우저서원, 대명항과 덕포진, 뱃사공 손돌,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수로도시, 평화통일의 상징 애기봉, 문수산과 문수산성, 유네스코문화유산 장릉, 한하운 시인 등 소중하고 뜻 깊은 역사의 유물과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김포시는 ‘살이와 산이’ 이후 어떠한 캐릭터를 만든다거나 이미 만들어져 있는 캐릭터에 대한 활용도 전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 캐릭터 홍길동의 수난사
홍길동하면 기억나는 지역은 장성군이다. 지금은 장성군을 대표하는 대표적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다. 장성군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제안으로 추진이 되었던 홍길동 사업은 <조선왕조실록>에서 홍길동 실존인물설을 뒷받침하는 기록을 확인하면서 홍길동이 실존인물이며 그의 고향이 장성군 황룡면 아곡리 390번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장성군은 1997년부터 홍길동을 내세워 지역을 홍보하고 홍길동브랜드화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여 전담부서 설치, 홍길동 캐릭터 개발, 캐릭터라이선스 계약, 홍길동 생가복원 등 홍길동과 연계한 문화, 관광사업을 추진해 나갔고 그 결과 1999년 당시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가 공동주관한 제1회 공공부문 경영혁신대회에서 경영관리혁신 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지역을 사랑하는 공무원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
그러나 홍길동이 장선군의 대표적 캐릭터로 자리잡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강릉시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홍길동의 저자인 허균이 강릉 사람이고 허균의 친가와 외가 모두 강릉이라는 이유로 홍길동의 연고가 강릉에 있다는 논리로 맞섰고 결국 법정싸움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장성군의 승리로 끝났다. 홍길동은 지금의 장성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바로 지역을 사랑하는 공무원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지속적인 디자인 개발을 위한 전담부서 필요
이러한 캐릭터 개발을 위한 첫 단계로 무엇보다 디자인 캐릭터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시민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김포를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개발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단계로 전담부서 설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김포 캐릭터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여 오래되고 진부한 디자인을 세련되게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공모로 선정된 캐릭터 및 디자인을 김포의 기업과 관공서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및 캐릭터 나눔 사업, 자료집 발간, 찾아가는 작품 전시 등을 추진해야 한다.
 
이제라도 고민을 시작해야할 시점이다.
이처럼 지자체에서 자체 캐릭터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는 지역민의 뜻을 모으고, 지역의 좋은 이미지 제고와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캐릭터의 힘이다. 앞으로 타 지자체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올바른 캐릭터의 활용방안은 물론 효율적인 홍보 방법과 지역 기업들과 연계하여 지자체 캐릭터의 기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이제라도 고민을 시작할 시점이다.
 
이민수/시민기자. 김포예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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