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속에 보이는 정책기조

의료대란으로 어수선 합니다. 이 와중에도 윤석열정부 정책기조가 보이는 듯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윤석열정부가 뚜렷한 정책기조를 보이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그런데 이번엔 어떤 확고함이 느껴집니다. 일부에선 무모한 대응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그에 비례해 굵은 선도 드러납니다. 

윤 대통령 자신이 자유시장경제론자입니다. 작년 말부터 부쩍 카르텔척결을 말해왔습니다. 자유시장경제 최대의 적이 이권세력 카르텔이기 때문입니다. 서구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도 중세 길드(조합)라는 독과점 세력을 타파하고 경쟁원리로 자유주의(자본주의)를 확립했기 때문입니다. 자유시장경제의 핵심이 경쟁을 통한 생산력 증대라는 점은 알려진 사실입니다. 독과점과 담합이 시장경제 공공의 적이었던 것이죠. 이 점은 인류가 봉건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결정적 요인입니다.   

사실 윤석열 정부는 이권담합 세력인 카르텔을 척결해왔습니다. 양대노총 건설노조가 인력조달을 독점하던 관행을 깼습니다. ‘건폭’이란 말도 이때 유행했습니다. 5개 시중은행이 장악한 금융권 독과점도 해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격상시켰습니다. 더 많은 시중은행을 허용할 듯 합니다. 핫바지로 보였던 공정거래위원회도 담합과 하도급, 경쟁저해 기업들에 철퇴를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의사파업에 의사 독과점 해체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전담간호사(PA)가 할수 없었던 심폐소생술과 초음파검사 등 90여가지 제한된 진료를 허용했습니다. 의사 비대면 진료도 허용했습니다. 비록 검토중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외국인 의사 수입도 거론했습니다. 대통령도 말했지만 대학병원  수련생인 전공의가 사직한다고 문제가 생기는 의료체제 자체가 문제라고 합니다. 전공의가 없어도 병원이 돌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수련생이 아니라 숙련된 간호사들이 그 일을 대체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PA라 불리는 전담간호사뿐 아니라 일반간호사도 점차 진료지원분야를 늘리겠다고 합니다. 그간 의사들이 독점해온 분야를 대폭 줄여 의사들 과로도 막고, 저임금 전공의들에 의존하는 병원체제를 손보겠다는 것입니다. 간호사협회도 정부 태도에 적극 호응합니다. 정부 대책은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이 보입니다. 불법 집단행동 의사들 사법처리 수순도 밟고 있습니다. 집단사직서를 낸 전공의 만명에 대해서도 면허정지를 통보하고 있습니다. 의사들도 적잖이 당황한 눈치입니다. 전국 의대 대표교수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한다고 하지만 정부를 꺽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윤 대통령과 참모들의 의지가 너무도 확고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윤 대통령은 작년 5월에 민주당이 발의한 간호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의료관계자인 의사들 생각을 무시했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의료대란을 맞으면서 생각을 달리한 듯합니다. 의사들의 지나친 독과점 이기주의가 비정상 의료체계를 만들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습중인 전공의가 없다고 병원이 엉망이 되는 것을 보고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굳힌 듯합니다. 처방은 독과점 카르텔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독한 마음으로 적폐를 청산한다는 자세가 보입니다. 

아마도 이런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는 성태윤 대통령 정책실장과 의기투합한 듯합니다. 성 실장이 임명된 작년 말부터 기조가 달라졌습니다. 성 실장은 자유시장경제의 나라인 미국 하바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금융경제팀 연구위원과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를 거쳐 모교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로 일했습니다. 교수 시절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 정책자문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평소 자유시장경제론자로서 철학이 확고해 보였습니다.  

실제로 성 실장은 정부가 빵과 우유, 라면 등 9개 생필품에 대해 사무관급 전담자를 지정해 관리하는 물가전담관리제도에 반대해왔습니다. 업종간 경쟁촉진도 주장했습니다. 올해 경제가 상저하고, 즉 상반기에 가라 앉지만 하반기에 정상이 될 것이란 윤석열정부 이전 경제팀의 올해 전망도 부정한 바 있습니다. 물가 때문에 금리인하도 경계했고, 노동·연금·교육 3대개혁도 찬성했습니다. 인기영합주의 세금인 횡재세도 세금 안정성 떨어뜨린다며 반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벌인 대기업집단 규제에는 찬성합니다.  

이런 성 실장은 확고한 자유시장경제론자임을 쉽게 알수 있습니다. 그가 자유시장경제론자인 윤 대통령과 만나면서 이번 의사파업에 확연히 다른 기조를 보여줍니다. 경쟁은 촉진하고 독과점과 담합은 척결한다는 기조입니다. 대통령과 성 실장이 환상의 찰떡궁합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하늘은 나는 용이 여의주를 얻은 격이란 느낌입니다.  

한국은 시장경제 선진국이지만 봉건 체질이 강합니다. 특히 내수시장이 그렇습니다. 경쟁이 없고 이권담합 카르텔이 판을 칩니다. 이 한국병을 윤석열 정부가 치유하겠다는 생각이 분명해보입니다. 각 분야 카르텔이 척결된다면 한국사회 생산력은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봉건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경제체질 진화가 본격 시작된다는 느낌입니다. 관료독점자본주의라는 봉건원리로 경제성장해온 대한민국이 제대로된 자유시장경제로 바뀌는 분기점인 듯합니다. 

  

# 세줄 요약 

1. 건설노조 일자리독점 타파와 시중은행 독과점 철폐 등 경쟁촉진과 카르텔 타파라는 윤석열정부 정책기조가 점차 확연해지고 있다.

2. 이번 의사파업에도 의사 독과점과 수련생 중심 큰병원 운영시스템 등, 독과점과 담합이란 자유시장경제 공공의 적을 척결하겠다는 대통령대응이 도드라진다.  

3. 성태윤 정책실장의 가세로 윤석열 정부 경쟁촉진과 카르텔 타파라는 정책기조는 한국사회를 봉건에서 진정한 근대로 진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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