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먼저 다가갑니다”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됨을 가르치는 일
학습 능력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인성 교육
공감과 경청 그리고 꾸준한 관찰로 아이들 인성 지도

미래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어떤 교육이 중요한 걸까? 지난해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씁쓸한 사건들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문했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은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올해 인성진로부장 교사를 맡은 강아롬 교사를 만나 해법을 찾아 보았다. 

초임교사처럼 여전히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강아롬 교사는 벌써 12년차 교사다. 2011년 처음 교사로 발령받아 2017년 김포 나비초를 거쳐 현재 보름초 인성진로부장 교사로 근무 중인 강아롬 교사가 교사가 된 이야기는 매우 독특하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강력계 형사를 꿈꿨어요. 그러다 신창원 사건을 계기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죠. 신창원 같은 범죄자를 잡는 것보다 신창원 같은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교육을 하는 교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범죄자 신창원의 불우한 어린시절 이야기는 유명하다. 등록금을 가지고 오지 못했던 어린 신창원을 혼내는 대신 그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민 교사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교사가 되었다는 강아롬 교사. 그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인성교육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소년범을 상대로 강의도 나가는 등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회복적 생활교육에 힘쓰고 싶어

담임교사로 학생들과 교실에서 생활할 때도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은 바로 인성교육이다. 스스로 연구하고 공부해 구축해놓은 노하우가 많은 그가 올해 인성진로부장교사까지 맡았으니 남다른 각오와 계획이 있을 터. 

“보통 인성진로부장 교사는 학교폭력업무에 관한 총괄업무를 맡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기본적인 생활지도에도 관여하지요. 인성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학생의 잘못을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게 해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내가 한 잘못이 누군가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피해를 주는지 아이들 스스로 보고 느끼고 깨닫게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깨달아야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거든요. 자신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소중함과 가치도 깨닫고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짜 중요합니다.”

강아롬 교사에 따르면 또 중요한 것이 바로 회복적 생활교육이라고. 그동안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의 처벌에 초점이 맞춰져 피해자의 회복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가해자에게 낙인을 찍고 처벌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됩니다. 가해자로 하여금 피해자의 피해를 직면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게 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교사와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므로 가해 학생들을 낙인찍고 처벌하는 데서 끝내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라포형성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들여

우리가 어떤 일을 어렵다고 느끼는 건 잘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기 어려울 때다. 인성교육이 중요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다양한 학교 현장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있어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 꾸준히 관찰합니다. 또 경청과 공감을 통해 학생들의 삶 속으로, 마음 속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학부모님들과도 자주 소통해 학생들의 변화를 공유합니다. 이렇게 라포형성을 한 후 상담을 통해 학생들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문제 상황을 개선하도록 노력합니다.”

강아롬 교사의 노력으로 학생들이 변화한 사례가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한 사람의 진심이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모두 이야기할 수 없어 아쉬울 정도인 그의 이야기를 통해 또 한 번 깨달았다. 나그네의 겉옷을 벗긴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살이었던 것처럼 교육의 중심에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한 사람의 노력으로 많은 것을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인성진로부장교사가 되었으니 제 성공사례들을 시스템으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교사들과 학교 현장, 더 나아가서는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강아롬 교사와 함께 보름초 학생들이 만들어갈 인성교육의 현장은 어떤 모습일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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