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별관과 시의회 신청사 이음 통로 설계변경 확정

수평 통로 아닌 계단 통로로 변경, 이유는 ‘정숙성’

시민들 “문턱 낮아야 할 시의회, 스스로 문턱 높여”

 

김포시의회 신청사와 시청 별관 간 수평으로 계획되었던 이음통로가 계단통로로 설계 변경되면서 시민편의성보다 의회독립성이 우선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공청사로서 시민의 접근성 및 이용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할 시의회가 의회 독립성과 정숙성을 내세워 설계 변경을 확정한 것이 발단이다.

시는 당초 본청 별관과 신축중인 시의회 청사 간 원활한 이동 통로 확보를 위해 시 별관 3층과 신축중인 시의회 2층에 이음통로를 설치해 공무원과 민원인들이 청사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시의회 청사 완공을 6개월 가량 앞둔 현 시점에서 당초 설계된 시청 별관 3층과 시의회 청사 2층을 연결하지 않고, 설계변경을 통해 별관 3층과 시의회 3층을 연결 계획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현재 설계변경을 위한 용역 발주는 나가지 않은 상태이나, 설계 변경이 될 경우 기존 취지와 달리 장애인, 민원인이 이용하기에 편의성이 감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건물과 건물 간 수평적 이동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부득이 계단을 통해 이동해야 하는데, 이는 많은 예산을 들여 이동 통로를 만드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공공청사에 이동통로를 형성하는 이유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이 계절이나 날씨 등과 상관없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인데, 설계 변경까지 하면서 기존 취지에서 멀어지는 불편한 이음통로를 만드는 것에 대해 의문이 이어지고 있는 것.

그렇다면 설계변경까지 하면서 이음통로 연결지점을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취재결과, 시청별관 3층에서 시의회 2층으로 이음통로가 연결되면 시의회 청사 2층에 있는 의원들 사무실 앞으로 직결되는데 이에 대해 일부 시의원들이 의회 독립성, 정숙성, 안전성을 이유로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결국 일부 의원들이 의원실 앞으로 공무원이나 민원인들이 다니는 것이 불편하다고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 설계변경의 원인이 된 셈이다. 지난 4월 시의회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해당부서인 공공건축과에서는 공람을 통해 각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표결을 통해 설계변경을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수 김포시의회 의장은 “의장단과 월례회의 등 두 번에 걸쳐 논의됐고, 의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언급했고, 오강현 부의장은 “의회공간은 독립성도 필요하지만 시민대의기관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물리적, 정서적 거리감이 가까울수록 좋다”고 말했다. 또한 김포시청 공공건축과 담당 팀장 B씨는 “시의원들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 판단은 해당과에서 한 것이다. 공기가 몇 달 남지 않았지만, 설계변경을 해도 예정된 공기 안에 공사를 마무리 지을수 있고, 추가적인 예산은 소요되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공사 완공을 6개월 남긴 시점에서 이음통로가 시의원 사무실로 직결된다고 설계변경을 요청하는 시의회, 공사 설계가 변경되는데도 공사기간이나 공사비 증액은 없을 것이라는 담당공무원.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시민 A씨는 “중앙부처나 경기도에서조차 이음통로 설계시에 수평을 선호하고 있다. 하물며 시민대의기관인 시의회에서 시민들이 다니는 것이 불편해 이음통로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고, 시민 B씨는 “시민의 작은 편의도 고려해야 할 시의회가 정숙성과 독립성을 내세웠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문턱이 낮아야 할 시의회가 스스로 문턱을 높인 격”이라고 지적했다. 

김포시는 1989년에 지어진 기존 김포시 청사 내 건축물을 시의회 사무실로 이용했으나,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50만 인구수에 맞는 의원 수 증가 및 의회행정기구 규모가 확대될 것을 대비해 200억 원의 예산을 수립, 부지면적 28,802.1㎡, 건축면적 6,230.31㎡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시의회 청사를 신축하고 있다. 시의회 청사는 2023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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