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풍수 & 관상 이야기 37

강충구

정통풍수지리학회 회장

인상상담사

며칠 전 낮에 에어컨을 틀었는데 주말에 ‘한파(寒波)주의’라니 어안이 벙벙하다. 우리나라의 매력은 금수강산에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계절이 이제 이계절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인지 봄, 가을은 건너뛰고 겨울과 여름, 오로지 음(陰)과 양(陽) 두 극단만이 존재한다. 두렵기도 하다. 이분법(二分法)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을 단순하게 두 가지 결과만 나오게 하는 방법이다. 요즘 우리 사회와 정치에도 이분법만 있다. 오로지 내편, 네편만 있고 중간지대가 없다. A나 B 둘 중에서 하나만 선택을 강요한다. 심히 우려스럽다.

 

세상은 흑과 백(黑白), 낮과 밤(晝夜), 위와 아래(上下), 남과 여(男女), 안과 밖(內外)으로만 나뉜다. 한마디로 선택지의 다양성이 없다. 이분법은 단순히 두 개만 있다고 해서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용에 있어서 분명한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음양은 위의 예뿐 아니라 무형의 대상이나 의식으로 존재하는 정서적 감정까지도 이분법 대상으로 구분한다. 예를 들어 기쁨과 슬픔, 쾌활함과 우울함, 평화와 공포 등이다.

 

동양사상에서 음양과 오행을 빼고는 근본적으로 얘기가 안 된다. 사주명리학에서는 당연히 필수이고 풍수학이나 관상학에서도 음양오행 이론을 기본 바탕으로 출발한다. 음양의 기본 개념은 위에서 대략 설명하였으므로 다음은 오행(五行)에 대해 알아보겠다.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요일에 화수목금토(火水木金土)가 있다. 지구 주변 행성(行星)에도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이 있다. 풍수의 산의 형세(形勢)와 사람의 체형에도 각 오행에 해당하는 부위가 있다. 오행은 모든 물질이나 형상을 오행이라는 다섯 가지 물질을 대표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사주에서도 당사자의 일간(日干:태어난 날에 해당하는 오행)에 따라 오행을 구분한다. 이 오행의 작용과 흐름, 변화를 연구하는 것이 사주명리학(四柱命理學)인 것이다. 즉 오행은 다섯 가지 기본 물질을 설정해 특성을 파악하되 상이 갖는 변화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여기서 오행은 물질 그 자체가 아니라 특성을 말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특성을 많이 파악하면 그만큼 오행의 운용 폭이 넓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각 오행의 특성을 살펴보겠다.

우선 목(木)은 내가 최고라는 자부심(특히 甲木)을 갖는다.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를 연상하면 된다. 나무는 방해물을 만났을 때 굴복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모하게 뚫고 나가지 않고 유연성을 가지고 조화롭게 살아 간다(특히 乙木). 목의 해당 장기는 간(肝)과 담(膽, 쓸개)이며 색깔은 푸른 청(靑)이며 방향은 동쪽이고 계절은 봄이다. 집에서 아이들 공부방을 동쪽으로 배치하라고 하는 이유는 동쪽은 사계절의 시작이며 희망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목(木) 체질인 사람은 정이 많고 베풀어 주기를 좋아한다. 일에 대한 도전의식과 끈기가 있고 다재다능하다.

 

둘째, 화(火)는 뜻 그대로 불을 말한다. 불은 뜨겁고 사방팔방으로 불꽃이 뻗어나간다. 인류에게 밟음을 선사하고 세상을 밝혀주고 활동을 왕성하게 해준다. 불은 맹렬히 타오르지만 정작 자신의 실속은 못 찾는다. 화려함을 추구하는 연예인에게 화(火) 일간이 많은 편이다. 화는 붉은 적색(赤色)이며 계절은 여름이고 해당 오장육부는 심장(心臟)과 소장(小腸)이다. 화를 못 다스리면 심장병에 걸리는 이유이다. 색깔은 붉은색인 적색(赤色)이고 방향은 남쪽이다. 사주가 찬 사람은 당연히 남쪽(火)이 좋을 것이다. 화 체질은 직관력이 뛰어나고 긍정적이며 성격이 매우 낙관적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좋고 두뇌도 명석하나 끈기가 없고 억지로 시킨 일은 하지 못하는 체질이다.

 

셋째, 토(土)는 중화지기이다. 계절도 정해진 것이 없고 각 계절의 환절기이다. 색은 황색(黃色)이며 방향도 중(中)이고 해당 장기는 비(脾: 지라)와 위(胃)이다. 토는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고 헌신적이며 신뢰감을 준다. 저장능력이 뛰어나고 겸양의 미덕을 가지고 있다. 매사가 중립적이나 반면에 화끈한 맛은 없다. 꾸준하나 지나치게 심사숙고하여 활동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넷째, 금(金)은 한마디로 딱딱하다. 금은 차라리 부러지고 말지 휘거나 구부러지지 않는다. 단단함이 강하여 소통력이 부족할 수 있으며 날카로움을 상징한다. 일간이 금인 일주(庚, 辛)는 직업이 군인, 검찰, 경찰이 많은 이유이다. 금은 흰색(白色)이며 방향은 서쪽, 계절은 가을이고 해당 기관은 폐(肺)와 대장(大腸)이다. 체질로 보면 금 체질은 날카롭고 다소 냉정하게 보인다. 혹독한 자아 성찰을 가지고 리더십이 강하다.

 

마지막으로 수(水)에 대해 알아보자. 물은 흘러가면서 수시로 형태를 바꾸고 부드럽게 흘러간다. 절대로 자신을 고집하지 않는다. 물은 높은 곳에서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른다. 수는 흑색(黑色)이며 계절은 겨울, 방향은 북쪽이다. 오장육부는 신장(腎臟)과 방광(膀胱)이다. 수(水)에 문제가 생기면 남성은 신장이나 방광, 여성은 자궁병이 생기는 이유이다. 수(水) 체질은 상대방에게 자신을 낮추거나 숨기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고 지구력이나 지속력이 강하다. 사람 속을 잘 파악하기 어렵고 임기능력은 떨어진다.

 

이번 호에서는 동양사상의 근본인 음양오행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세상을 너무 이분법(二分法)으로 음과 양,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았으면 한다. 오행도 각각의 특성과 개성을 타고 났지만 서로 오행의 기가 잘 소통하고 상생해야 개인 사주는 물론이고 세상도 좋아질 것이다. 2021년이 저물어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더욱 그러한 것이 요구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과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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