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부동산학과 학과장

도시의 수축과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전국에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김포의 분위기는 우리나라 다수의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감과 사뭇 다른 결이 느껴진다. 조만간 인구수가 5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김포 여기저기에서 목격된다. 저자가 출생하여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원 시절까지 보낸 고향이 대도시에 진입하는 것은 대단히 가슴 벅찬 일이다. 

부동산 투자와 개발을 전공한 저자는 동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저자의 전공을 우연히 알게 되는 일반인이 많이 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에 무엇을 보고,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이다. 이 경우 저자는 미래 가치를 보아야 한다고 답변을 한다. 즉 미래에 발생할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반영하란 의미이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며, 따라서 시장에서 일부 (자칭) 전문가는 자신만이 미래 가치를 알고 있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현명한 사람들의 경우, 그렇다면 미래 가치를 예측하기 위하여 미래의 변화를 어떻게 예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적인) 질문을 한다. 미래 변화를 예상하기 위한 일반적 첫걸음은 과거 사람들의 행동과 결정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다.

즉 우리가 역사를 학습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도시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결정과 더불어, 정책적 의사결정에도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사실 개별 부동산 혹은 도시의 미래 가치를 현재 시점에서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도시의 승리’를 저술한 하버드 대학교의 애드워드 글레저(Edward Glaeser) 교수는 최근 서울에 주목하였다. 서울의 경쟁력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이며, 현대 세대가 이 전통을 재해석 하면서 전 세계의 (미래) 문화를 서울이 리드하고 있다고 글레저 교수는 평가하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었던 역사적 유산 혹은 유적지를 서울의 성장과정에서 훼손 혹은 상실한 사례가 있음도 우리는 알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이들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한편으로 전 세계적으로 도시의 성장과 관련된 학술적 흐름도 있다.

북미와 유럽 등에서 선진국에서 도시가 성장하던 때에 연구자들은 도시를 생산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즉 도시가 농촌과 비교하여 임금이 높고, 일자리가 많으며, 다양한 취업기회가 있다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석학들은 도시의 소비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즉 도시의 문화적, 사회적 유산 예를 들어 역사유적, 박물관, 광장, 카페, 영화관 등이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김포의 개발과 성장의 방향은 과거 우리나라 수도권 신도시들이 지향한 생산의 측면, 즉 수도권의 배드타운(bed town) 제공은 아닐 것이다. 김포 시민들에게 쾌적한 편의 시설과 공간(일명 어매너티스(amenities))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방향성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기존의 신도시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와 넓은 도로로 구성된 배드타운인 김포가 아니라, 다른 신도시들과 차별화된 어매너티스를 제공하는 것이 결국 김포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은 선상에서 김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역사적 문화자산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김포성당의 가치도 새롭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김포가 자칫 과거 일부에서 저지른 치명적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진정한 김포다움은 김포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후손들에게 천편일률적인 다른 신도시의 환경과 차별적인 김포의 환경을 남겨줄 수 있을 것이다.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김포에서 과거 김포의 경험과 유산에 대한 시각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포는 김포의 시민들과 함께 김포의 개발에 과거와 미래에 대한 시간을 고려해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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