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신
국민건강보험공단
김포지사장

작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병 첫 확진자가 발생된 후 현재까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상황이 된 지도 어느덧 만 1년을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상황은 크게 호전되지 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8주째 지속되는 등 좀처럼 진정기미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지난해 2월에는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집단 발생하면서 당시 대구지역의 음압병상이 설치된 전담병원 부족으로 전국 각 지역 전담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어려움을 크게 겪었다. 최근에는 전국의 확진자 중 수도권 확진자 수가 60~70%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감염병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감염병 전담병원에 대한 공공의료병원 확충의 필요성은 이번 사태뿐만 아니라, 2015년도에 크게 발생된 메르스 사태 때에도 당시 연일 단골뉴스로 보도되었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2년도 겨울에 발생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때에도 오늘과 같은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이 연일 강조되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현재 백신이 개발되고 2월 중순부터는 한국도 외국과 같이 국민들에게 백신접종을 하게 되면서 올 하반기에는 전 국민 집단면역을 갖게 되어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은 된다. 

그러나 또 언제 어떤 변이바이러스에 의한 새로운 감염병이 발병하여 더 큰 펜데믹 사태를 불러 올지 모를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K방역의 성과와 잘 정비된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이 전 세계에 소개되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한국의 효과적 대응방법이 외국에 우수모델로 극찬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공공병상 부족으로 민간병원을 전담병원으로 대체함으로써 일반환자의 병실 부족 및 진료거부 사태로 인한 다양한 후유증이 발생되고 있는 실정으로 공공병상수 비율이 OECD 평균 89.7%의 1/10수준인 9.6%에 불과한 현실에서 현재의 민간병원 중심의 의료공급 체계로서는 새로운 감염병 펜데믹 사태에 대한 대응에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기관 및 병상수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5년전에 발생했던 메르스 감염병 사태이후 당시보다 단지 1개소만이 늘어난 221개 기관(2019년말 기준)에 불과하고, 공공병상수 비율은 전체 병상수 대비 10.5%에서 9.6%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공공병상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다.

다행히 이번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대전, 전주, 삼척 등 8개 지자체에서 공공의료기관 확충 추 진을 확정하였고, 부산, 인천, 광주 등 7개 지자체에서는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 논의중에 있다. 더 나아가 공공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적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추진을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공공의료기관 인프라가 강화되면,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진료 및 감염병 대응 등의 기존 역할 뿐만 아니라, 지역별 의료 격차 해소, 민간의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개선, 그리고 새로운 건강보험정책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등 표준진료 및 모델병원으로써의 역할 수행 등으로 국민의료비 절감 및 의료산업의 활성화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펜데믹 사태에 의한 재교훈으로 최근 전체 의료기관 대비 5.5%에 불과한 공공의료의 현실이 조금이나마 향상 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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