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첼로 켜는 고슈>

박수영 딥인더북 독서모임 회원

이번 책은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시인인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 <첼로 켜는 고슈>이다.

주인공 고슈는 극장의 음악단에 속해있는 첼로 연주자이다. 마을 음악회에서 연주할 ‘전원 교향곡’을 연습하는데 지휘자에게 번번이 지적을 받는다. “자네 한 사람 때문에 우리 음악단이 나쁜 평가를 받으면 좋겠나?” 고슈가 음정도 박자도 못 맞추고 음악의 기쁨과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온 고슈가 첼로 연습을 하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와 얄미운 행동을 한다. 고슈는 고양이를 쫓아내기 위해 ‘인도의 호랑이 사냥’을 켜자 고양이는 괴로워하며 도망치듯 달아난다. 다음날엔 뻐꾸기가 음정을 배우겠다며 찾아온다. 고슈는 얼마간 뻐꾸기에게 ‘도레미파’를 알려주지만 점점 소리를 잘 내는 뻐꾸기를 보며 고슈는 뻐꾸기를 내쫓아버린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동물들이 찾아와 박자연습을 같이 하고 치료가 필요한 아기 쥐에게 위로의 마음을 더한 연주를 하며 고슈의 실력은 향상된다. 엿새 후 극장 음악단은 훌륭하게 연주를 마치고 앙코르를 받자 음악단의 지휘자는 대 연주 뒤에는 어떤 연주도 칭찬을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음악단에서 가장 지적을 많이 받는 고슈를 내보낸다.

고슈는 화가 난 마음에 고양이가 왔었던 때처럼 ‘인도의 호랑이 사냥’을 힘차게 연주하고 들어온다. 그러자 지휘자와 단원들은 고슈를 끌어안으며 말한다. “고슈, 아주 잘했어. 엉금엉금 기던 아기가 하루아침에 어른처럼 달리게 되었군.”

‘내가 만약 지휘자였다면 고슈에게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나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살고 있는가?’, ‘감정표현을 어떻게 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으로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4명 중에 2명은 감정표현을 어려워하지 않았고 다른 2명은 감정이 있어도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 쓰느라 또는 자신을 통제하려는 마음이 더 커 감정을 많이, 다양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감정은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 걸까? 감정을 알기 위해서는 내 마음의 소리에 몰입할 필요가 있다.

몰입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고슈를 집중해 몰입하게 했을까? 책에 나온 동물들은 고슈가 살고 있는 시골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었겠지만 실제로 동물들이 고슈에게 와 말을 걸었을 리는 없다. 어쩌면 자연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고슈의 집은 자연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을지 모른다.

물레방아가 있으니 물소리와 함께 새소리, 바람소리 등등. 귀를 기울이면 모두가 음악인데 고슈는 어쩌면 지휘자에게 면박을 받고 슬픔에 잠겨 있을 그 때 자연의 소리를 들었을지 모른다. 사람에게 상상력이 얼마나 큰 무기인지 모른다.

누군가는 그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는 영화를 만들고 누군가는 이런 재미있는 동화책이나 소설을 써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준다. 바로 몰입을 통해. 동물들도 감정을 느끼지만 상상을 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몰입하면 알게 되고 앎은 곧 성장이니 어떤 것이든 한 가지에 몰입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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