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할아버지 찾아준 권인숙 관제요원 행정안전부 장관상 수상

김포 전역 4831대 CCTV 모니터링, 24명 관제요원 4조 2교대 근무

작년 경찰 연계 1,992건 범죄 검거 실적, 내년 선별관리시스템 도입 예정

▲스마토피아센터 관제실

지난 2월, 여느 때와 다름없이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던 김포시 스마토피아 권인숙 관제요원은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한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한겨울 끝자락 추위가 할아버지를 한껏 움츠러들게 했다. 권인숙(53) 요원은 할아버지를 발견하는 순간 경찰에서 찾고 있는 할아버지라는 걸 직감했다.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가 계산동에서부터 열 몇 시간을 걸어오신 거다. 계산동에서 신고를 받고 경찰도 추적하고 있어서 더 집중해서 CCTV 화면을 보고 있었다. 북변동쯤에서 할아버지를 발견하는 순간 경찰이 찾고 있는 분이라는 걸 확신하고 경찰에 연락했다”며 권 요원은 위급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권 요원 덕분에 할아버지는 애태우던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일로 그는 행정안전부 주관 CCTV 통합관제센터 운영 유공자로 선정돼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전국에서 딱 7명에게만 수여한 상이다.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한 권인숙 관제요원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CCTV를 통해 범인의 행적을 쫓아가 끝내 검거하는 장면을 보곤 하다. 긴박한 상황에 범인의 이동 경로를 CCTV를 이어가며 찾는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이 멋진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김포스마토피아센터’다. 시 전역의 CCTV를 365일 24시간 관찰하며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김포 지역을 6명이 나눠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 24명의 관제요원이 4조 2교대로 근무하며 도로, 주택가,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 설치된 4,831대의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집중호우 때 위급한 상황 예방 보람, 방송도 가능

권 요원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실시간으로 연결해서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CCTV가 이어지는 순서가 있기는 하지만 순간을 놓치면 끝이다. CCTV는 메인 카메라에 보조 카메라 5대가 연결돼 있다. 메인은 사람 움직임에 따라 돌아가고 보조 5개는 고정돼 있어 모니터에 5개 이상의 화면을 띄워놓고 보고 있다”고 말하며 모니터링은 그만큼 집중력과 순발력, 그리고 대처 능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관제요원들이 모니터링하면서 가장 많이 발견하는 사건은 야간에 발생하는 주취자들이다. 버스정류장이나 갓길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발견한다. 초창기 때는 청소년 폭력 사건도 제법 관찰됐다. 요즘은 CCTV 없는 곳이 없어 많이 사라졌다. CCTV가 사건을 예방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을 인지하면 바로 경찰에 연락해 조치할 수 있게 한다. 사건이 많은 날은 10여 건, 한 건도 없는 조용한 날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김포 전 지역을 CCTV로 지켜보는 곳이기에, 관제를 통해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는 방범은 물론 교통과 재난, 재해 등의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찰서, 소방서, 군부대, 의료기관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사건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기에 관제요원은 함부로 자리를 비울 수 없다. 그는 “식사도 교대로 하고 화장실을 가거나 할 때 보고 있는 지역을 동료가 함께 봐줘야 하기에 팀웍이 정말 중요하다”며 특히 비오는 날은 재해가 일어나지 않나 계속 긴장된 마음으로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예년에 없던 집중호우가 이어졌던 올 여름 스마토피아는 관제를 통해 굴포천 배수펌프장 수로변에서 낚시하던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고, 토사가 유출돼 차량 통행에 지장을 준 상황을 발견, 해당 부서와 신속하게 대응하기도 했다. 또한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시민들에게 CCTV를 통해 투기 금지를 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방송하는데 그래도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을 발견하게 되면 “지켜보고 있다”는 방송을 해 투기를 방지하고 있다.

권 요원은 “관제를 하면서 치매 할아버지를 찾아주거나 청소년 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되거나 범인을 잡는 데 도움을 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요즘은 고용승계가 대부분 이뤄지지만 용역업체에 소속된 상황이다 보니 매년 시와 용역업체 재계약이 진행될 때마다 고용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런 부분만 아니라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보람된 일이라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럽고 오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토피아는 현재 시청 정보통신과 영상정보팀에서 운영 관리하고 있다. 김포 전 지역의 CCTV의 설치 계획에서부터 설계발주, 설치, 유지보수 등을 총괄하고 있다. 명실공히 김포시 전역을 모니터링하며 방범과 교통, 재난, 재해 등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관련부서와 연계해 사안을 처리하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이라 할 수 있다. 2019년 경찰과 연계해 총 1,992건의 범죄 검거 실적을 냈다.

CCTV 집 앞 설치 요구 늘어나 모니터링양 증가

사회가 점점 험악해지면서 CCTV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영상정보팀 이관호 팀장은 “예전엔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는 생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개인과 가족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 보니 집 앞에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많다. 그만큼 스마토피아의 역할이 막대함을 느낀다. 개인 민원은 물론 읍면동의 설치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늘어나는 CCTV 만큼 모니터링해야 하는 작업량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 팀장은 “행정안전부가 권고하고 있는 1인당 모니터링 대수는 50대다. 그런데 현재 스마토피아에서 한 명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카메라는 200대 정도다. 모니터링 수도 많지만 육안으로는 한계가 있어 선별관리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 딥러닝으로 프로그래밍된 시스템이 작동하면 사건을 인지해 팝업창에 띄우게 되니 그만큼 놓치지 않고 더 많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며 내년 보다 치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초부터 스마토피아는 군부대, 경찰서, 소방서 등과 동영상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하면 CCTV 연계를 통해 구축한 대응체계를 작동시켜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재난 재해나 도로관리 등은 일부 관련 부서에서 따로 운영되기도 한다. 실시간으로 화면을 공유하고는 있지만 스마토피아가 진정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팀장은 “스마토피아의 목표는 관제효율을 높이고 신속한 대응체계를 높여 ICT를 이용한 진정한 전국 최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명칭은 스마토피아센터임에도 팀 차원으로 운영되는 현 구조로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어떤 사건이든 골든타임이 있다. 응급을 요하는 환자든 위기에 처한 경우든 생명과 안전을 위해 즉각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놓치면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스마토피아센터가 안전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김포 시민의 골든타임은 지켜질 것이다.

▲2년 전부터 시내에 설치하고 있는 CCTV. 노란 부분이 밤에 불이 켜져 위급한 시민이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했다. 아래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서로 바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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