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죠? 부푼 꿈을 안고 학교에 새로 입학한 신입생들을 볼 때는 더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집니다. 선생님이 어릴 때는 학교에 대한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친구들이랑 쉬는 시간에 고무줄 놀이를 하고.. 학교 등나무 아래에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특히 겨울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서 교실 난로 위에 올렸다가 누룽지가 된 밥을 먹는 재미는 학교 가는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선생님이 학교 다닐 때는 학교급식이 없었던 시기거든요~

우리 학생들은 입학을 하고 바로 학교급식을 먹으니 이런 도시락의 즐거움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엄마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며 국가에서 학교급식을 정책 공약으로 세워 이젠 엄마들이 학교에 보내는 자녀들의 도시락을 힘겹게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참 편리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또 학교급식을 통해 모든 학급친구들이 가정의 경제적 상황과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양질의 급식을 먹을 수 있는 건 우리 학생들에게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학교급식 품질과 식재료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면서 다시 예전의 불편함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시기니 가정에서 자녀들의 교육, 생활지도, 먹거리까지 모든 것을 가정에서 챙겨야 하는 부모님들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선생님도 학교에서 급식을 준비했다가 등교가 취소되면 다시 식단을 취소하고의 과정을 올해 들어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처음 등교수업을 할 때 급식시간에 마스크 벗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우리 학생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조리간편식으로 식단을 변경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컵밥을 만들어 교실로 보내는 등 학교의 형편과 실정에 맞추어 급식을 준비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님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금번 코로나 사태로 학교급식은 앞으로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고민을 참 많이 하게 됩니다. 학교급식식단도 다 준비되어 있고, 우리 학생들을 맞을 준비도 다 되었는데.. 급식을 제공할 수 없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1학기에는 각 가정으로 식재료꾸러미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가정으로 보낸 식재료꾸러미로 우리 학생들은 부모님과 맛있게 먹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영양선생님들은 그 시기에 식재료 꾸러미와 등교하는 학생들의 급식을 함께 준비하면서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코로나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급식을 준비하는 것은 이전의 급식과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좀 더 세심하게 급식 식단을 살피고 우리 학생들이 안전하게 급식할 수 있도록 식단 작성 및 구성, 식재료 선택, 배식방법 고려 등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는 것이 영양선생님들에게도 힘든 시대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또 식당이 있는 학교에서는 식당의 칸막이 설치, 배식 동선 고려, 지정석 배치 등 학교여건에 맞추어 감염병 예방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 영양수업을 못하게 된 학교들이 많아서 이제는 영양수업도 동영상 등의 온라인으로 준비해보고 있습니다. 올바른 식생활은 우리 학생들이 학생 시절에 꼭 익혀야 하는 행동양식입니다. 학교급식을 통해 우리 학생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가르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늘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학생들도 지금 이런 상황이 예전의 평범했던 우리들의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지 많이 깨달아질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먹었던 급식에 대한 그리움도 있지 않나요? 오랜만에 학교에 나와 등교수업을 하며 적은 인원수가 모여서 급식을 먹는데 학생들이 급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선생님에게는 기쁨과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시간입니다. 예전보다 적어진 급식인원수로 급식을 운영해보니 더 쉽지 않았습니다. 학년별로 나오는 인원이 다르고 날짜가 다르니 식재료량을 산정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가급적 손을 대지 않고 수저를 이용하여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식단을 조절하고, 적은 양을 급식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식단으로 레시피를 수정하는 등 학교급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또 교실급식을 하는 학교에서는 한 학급에 4~5명부터 15명 내외까지 급식인원수가 다양하여 급식량을 분배하는 일이 또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선생님도 26년만에 이런 일들을 겪기는 처음이어서 무척 당황스럽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학생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합니다.

코로나가 우리를 많이 힘들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지혜롭게 이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분명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가르침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어려움을 통해 더 성장하여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갈 수 있는 학교구성원이 되도록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부모님들도 모두 노력하여 이 위기를 잘 극복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생님은 오늘도 9월 18일까지 전면원격수업이 확대되어 식단을 변경하고, 또 그 이후 등교할 학생들을 위해 식단을 다듬고 준비해봅니다. 우리 학생들과 학교에서 다시 만나 건강한 영양급식을 제공하길 기대하고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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