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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행사,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김형철 김포대
항공관광경영과
교수

지난 5월 말로 기억이 떠오른다. 대형여행사 대표이사로 있는 대학선배와 점심약속이 잡혀서 서울시내 중심가로 가서 선배의 집무실로 들어가는데 사무실이 너무 썰렁하였다. 평소 같으면 많은 직원들이 여기 저기 전화를 하기도 하고 항공예약을 재확인하기도 하고 패키지 상품을 안내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떠들썩해야 하는 곳이 적막감에 사로잡혀 있어서 여행사 고유의 氣運이라기 보다는, 태풍전야의 고요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선배의 말로는 여행사의 모든 업무가 대폭 감소되어서 직원들은 유급휴가를 갔고 사무실에는 대표이사와 몇 명의 핵심인원들만 나와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일이 없어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필자의 젊은 청춘을 바친 친정 같은 여행사들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버린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이 기막힌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누구를 탓하고 원망해야 하는가? 또한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가? 관광학자로서 이 엄청난 사태에 어떤 소명의식을 가져야 하는지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바람에 어떻게 식사했는지 모를 정도로 혼미하였고 숙제만 가득 안고 歸家하였다.

1989년 국외여행이 자유화되고 많은 여행사들이 창업되어서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인트라바운드 영업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하였던 여행사들이 이제는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고 싶었다. 마치 1987년으로 돌아가 버린 여행업! 911 테러, 세계금융위기, IMF 외환위기,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등등 그 어떤 위기도 이겨낸 여행업계가 직면한 이번 코로나 19(우한폐렴 바이러스)에 메가톤급 태풍과도 같은 엄청난 폭탄을 맞고 말았다.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외국인들을 끌어들이고 싶어도 맞이하지 못하는 이 서글픈 현실을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앞으로 여행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

첫째, 대형 여행사는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소규모 여행사들인데 바이러스 사태가 계속 길어진다면 버틸 여력이 없을 것이다. 또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고객들이 즉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다. 고객 입장에서는 대형여행사가 중소형 여행사 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팬데믹이 끝날 때까지 버티기만 한다면, 대형여행사의 회복은 빠를 것이다. 사람들이 여행을 안간 게 아니라 못간 것이기 때문에 여행수요가 대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둘째, 여행에 대한 욕망은 본능에 가깝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여행은 의식주 같은, 필수적으로 가야만 하는 이벤트가 되었다. 최근의 앙케트 조사에 의하면 여행을 미루고 있다는 사람들이 있을 뿐, 앞으로 여행을 안 가겠다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바이러스로 인해서 아예 나갈 수 없는 피치 못할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여행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외여행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이다.

셋째, 여행은 이미 플랫폼화 되었고 모든 사람이 여행일정표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여행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더라도, 보통 사람들이 인터넷을 활용하여 플랫폼에 올릴 수 있으므로 오히려 이번 바이러스가 저절로 구조조정되는 기회의 場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여행사는 인터넷에서 쉽게 수집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고급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넷째, 이번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업계가 새롭게 교통정리 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았던 여행업의 과장광고· 쇼핑강요· 과다옵션투어· 추가팁 요구에 편승하여 수익을 올린 여행사의 병폐는 이번 기회에 개선되어야 한다. 반면에 컨텐츠 중심· 고객중심· 스타 가이드 양성· 테마 중심· 노팁 노옵션 노쇼핑 등 주제가 있고 열정이 있는 여행사는 살아남을 것이다.

다섯째, 관광하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여행업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유여행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행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은 낯선 목적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려는 인간의 본능 때문에 여행사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여행사가 사라진다면, 정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여행산업을 지탱하는 ‘가능성’을 남겨 두어야 한다. 앞으로 비대면 시대로 간다면, 온라인 여행사가 주류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여행사는 절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컬러 텔레비젼이 나왔을 때 이제 신문은 망한다고 예측했지만, 아직도 신문사들이 건재하고 있듯이, 사람들은 보수적으로 될수록 여행사를 찾는다. 현재 대한민국의 주요 여행고객 층이 노령층인데, 이들은 혼자 여행을 가고 싶어 하지 않고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과 여행하기를 선호하며 감동적이고 전문적이며 컨셉을 가지고 있는 여행상품을 찾는다. 그러므로 특화된 여행상품을 가지고 충성고객을 증가시켜 나가는 여행사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터널의 끝은 반드시 있다. 여행업에 종사하는 분들과 관광을 전공하는 관광학도들이여!
희망의 끈을 계속 유지하시라! 위기가 곧 기회다.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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