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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 해야 김포 미래가 열린다”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윤순영

우후죽순 지역 난개발로 한강하구 생태계 훼손 우려...

개발자와 환경전문가 협의체 논의 하에 개발이 진행돼야

홍도평야 일부 논습지생태공원으로 보전하길 원해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으며 인간 활동이 멈춘 순간, 우리는 외신을 통해 도시로 나온 원숭이, 야생여우, 해변을 즐기는 소 등의 사진을 접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지구는 인간만 존재하던 공간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곳이라는 걸.

새는 환경의 지표라고 한다. 지구상에서 새 한 종이 사라지면 200여 종의 생물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재두루미를 만나면서 30년 동안 자연을 관찰하고 보호하기 위해 애쓰며 한강하구 생태 환경을 지키는 데 헌신한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윤순영 이사장.

사람도 곧 자연이기에, 사람 중심으로 자연을 보지 말고 수평적인 관계로 바라볼 때 자연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하는 그를 통해 김포의 환경을 생각해 본다.

Q 코로나19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새로운 생존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포의 환경여건은 어떤 상황인가?

A 코로나는 인재다. 바이러스 유출에 관한 설이 많지만 결국은 환경을 함부로 다뤘기 때문에 역으로 당하고 있는 거다. 앞으로는 핵이, 전쟁이 무서운 게 아니라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더 위험하고 무서운 세상이 된다. 지금 자연을 소홀히 했던 대가를 받는 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연과 함께하는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김포의 미래가 있다.

김포에는 세 가지 보배가 있다. 강, 평야, 철새다. 물은 생명이다. 평야는 먹거리, 철새는 환경이 살아있다는 걸 증표하는 상징이다. 그동안 김포 지역사회가 그 보물과 함께하지 못했다. 개발논리에 묻혔다.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으면서도 무관심했고 개발이 계획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중구난방 난개발이 되고 말았다. 환경적인 요인이 훼손되는 이유다. 개발만 하지 자연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조건 환경보존만 하자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과 인간이 함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공존해야 한다. 사람을 위해 개발도 필요하다. 단지 우리가 자연에게서 빼앗는 만큼 다시 돌려줘야 한다. 개발을 하면 다 하는 게 아니라 자연에게도 남겨줘야 한다. 자연을 인간과 자연이 같이 쓰자는 것이다.

Q 김포의 환경 중 주요하게 대처할 분야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A 미래에는 자연자원을 가진 나라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생태적으로 매우 우수한 한강하구를 끼고 있는 김포는 가장 희망적이다. 그러려면 한강하구 개발이 자연과 지혜롭게 융합시켜 나가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민간 개발업자가 터 좋은 곳을 잡아 개발하면 답이 없다. 이걸 막아야 하는데, 개발자와 환경전문가가 개발 시작단계에서부터 협력해야 한다. 협의체를 만들어 개발지와 보존지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함께하는 게 필요하다. 시에서 우선 나서서 민관협의체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아파트를 지을 때 사람 중심으로만 건축하면 곤란하다. 새들의 이동동선까지 고려해야 한다. 새가 내려앉고 뜰 때의 여건도 고려해야 하고, 새가 다니는 길도 살펴야 한다. 한강 주변에 무분별한 건축이 이루어지면 새의 길을 막을 수 있다. 새에게 길을 내주고 서식지를 확보해줘야 한다. 새가 사라진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

Q 한강하구를 끼고 있는 김포는 천혜의 보고를 갖고 있는 특별한 곳이다. 한강하구의 자랑거리와 향후 대책은 무엇인가?

A 특별하고 온전한 생태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한강하구는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태백시에서 발원한 한강이, 500km를 내려오면서 오염돼 바닷물과 만난다. 이 기수지역에서 해독을 하고 새 물이 된다. 임진강, 한강, 조강이 김포에서 만나는데, 조강이 임진강과 한강을 품어 새 물이 만들어진다. 즉 한강하구는 새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다. 수생 생태계가 엄청 발달하고 하구엔 유기물이 많은 충적평야가 형성돼 있다.

이 홍도평야에 해마다 재두루미가 날아온다. 한때 3,000여 마리 넘게 날아왔던 재두루미가 개발로 이제 몇 마리 안 온다. 월동하는 곳으로 반드시 돌아오는 재두루미를 어떻게든 살려내야 한다. 장항에서 철산리에 이른 한강하구 습지 또한 생태계 그 자체다. 특히 김포 습지는 가장 우수한 곳이다.

한강하구의 또다른 특별함은 역동성이다. 밀고 들어오는 바닷물의 힘이 강물을 뒤집어놓는다. 뒤집어진 강물은 생태계를 풍성하게 한다. 예전엔 이 바닷물이 잠실대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88올림픽 때 배 띄우려고 신곡수정보를 설치하면서 물길이 막혔다. 인공적으로 물길을 차단하니 유속이 느려져 강물이 정체되고 물골이 사라지면서 어류가 감소했다. 이 때문에 한강 생태계 전체가 타격을 입었다.

이 신곡수정보가 철거되지 않으면 한강을 다시 살릴 수도 한강하구 생태계를 자연상태로 유지할 수도 없다. 한강하구 생태계 보전을 위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고, 신곡수정보 철거에 국가 차원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Q 한강을 잘 가꾸는 일은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A 새는 강따라 움직인다. 물류를 옮기는 배도 강을 따라 움직인다. 새의 이동 루트가 사람의 이동 루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포는 한반도 중간에 위치해 철새들의 이동 길목을 제공하고 있다. 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어 철새들에게 생명줄과 같은 지역이다. 마찬가지로 김포는 미래 한반도의 물류 중간 기착지가 될 수 있다. 새가 들르는 중간 기착지가 김포이듯. 통일이 됐을 때 김포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육로와 해상을 다 갖고 있으며 천혜의 조건을 갖춘 김포가 옛날 모든 범선이 김포를 통해 서울로 들어갔듯이 앞으로 통일시대 그런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계획이 진행돼야 한다. 김포에서 임진강, 인천항은 물론 북한으로도 갈 수 있다. 이런 미래지향적 측면에서 한강은 생태와 개발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Q 그렇다면 김포에서 반드시 보존해야 할 지역은 어디인가?

A 홍도평야다. 철새들이 철마다 오는 이 지역은 논습지생태공원으로 보존되면 좋겠다. 나무 심고 공원 만들어 사람들이 즐기는 곳이 아니라 오롯이 철새를 위한 자연적인 공간이 돼야 한다. 논습지원이 되면 논에서 지은 쌀은 새들의 먹이로 두어야 한다. 아마 우리나라 최초가 될 거다. 철새 도래지는 먹거리와 주변 환경이 맞아야 가능하다. 장릉산이 감싸고 있는 배산임수지형인 이곳이 새들을 위한 논습지원으로 최적이다.

논습지원이 확보되면 탐조타워를 짓고 싶다. 장릉산 높이만큼 지으면 남산, 삼각산, 한강, 서해까지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가 될 것이다. 4대강 중 한강에만 타워가 없다. 기반시설로 만들면 관광명소로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한강하구의 식생에 맞게, 논습지원에 맞게 해서 가치를 높여야 한다.

Q 공원과 조류습지원은 어떤 차이가 있나?

A 공원은 사람이 이용하고 즐기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조류습지원은 오로지 새들이 이용하는, 우리가 새들에게 내어놓는 공간이다. 사람만 말고 새들도 살게 하자는 거다. 철새가 주인공인 조류습지원에서 사람은 보고 느끼며 힐링만 하면 된다. 관심을 가지면 오히려 도망가니 무관심하게 편안하게 새들을 바라봐주는 게 필요하다. 한번 교감을 하면 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무언가 빼앗으려 하지 말고 어떡하면 자연에 속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소망이 있다면 무엇인가?

A 2015년 야생조류공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강신도시개발로 훼손된 철새 서식지 복원계획에 따라 김포시에 기부채납할 때 역할을 했던 부분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30년 새 관찰로 얻은 지식을 야생조류공원에 다 쏟고 싶다. 감성을 심어주는 교육으로 자연에 접근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 나의 역할은 상대방이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까지다. 생태교육은 식물이름, 곤충이름 외우게 하는 게 아니다. 자연에 관심을 갖게 해주는 거다.

 

김정아 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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