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가 말한다>

“봉사”란 남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2012년에 처음으로 김포경찰서 외사계에서 다문화 치안 봉사단원로 위촉을 받고 지금까지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 때 외사계장 (조현상)님과 여러 담당자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외사계 다문화 치안봉사단원이 하는 활동은 외사계분들과 같이 김포 관내 밀집 지역을 다니면서 월 1회씩 순찰하고 가끔 통, 번역도 하는 역할입니다.

 

“경찰” 하면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무섭고 딱딱해 보이는 이미지로 생각하시지요?!

혹시 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조현상 경찰관님

외사계 합동 순찰을 월 1회씩 있는 날이면 “조현상” 계장님은 다문화 치안봉사단원들에게 타국생활을 하면서 제일 힘들고 어려운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시기도 하시고, 자녀들 학교생활, 다문화 자녀들만의 적성에 맞는 진로 등을 조언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또,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라고 하셨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친정에 가지 못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꼭 명절 안부를 전해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그 외에 해외에서 보도되는 지진, 태풍에 대한 뉴스를 보시면 행여나 결혼이주여성 친정 식구들이 사는 지역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주시는 계장님을 보면서 대한민국 경찰정의가 바로 이거구나, 그동안 내가 무서워했던 것이 나만의 잘못된 사고방식이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배려와 관심으로 베풀어주신 인연도 어느덧 7년차가 지났고 계장님 역시 외사계에서 교통 부서로 발령받고 이동을 하셨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지난해에 경기도 교육청 마을 공동체 꿈의 학교에 선정이 되어서 다문화자녀들 대상으로 김포 “아싸 말모이”꿈의 학교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상반기는 잘 운영해 왔는데 갑자기 하반기에 돼지 열병과 태풍으로 인해 외부 일정들이 바꾸는 변수가 생겼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저한테는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 때 조현상 계장님이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시라고 하시던 생각이 나서 주말에 경찰서 견학을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외사계에서 근무를 하지 않고 교통부서로 이동하셔서 다문화자녀들을 도와주는데 부담이 되었을 수도 있었겠는데 일정을 조율해보시고 바로 연락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 수업이 있는 날로 맞추어 주셨습니다.

견학 당일, 소회의실 5층으로 올라가니 조현상계장님과 김채원 여순경이 교통경찰 제복을 입고 입구에서 저희들을 맞아주셨습니다. 견학에 참석한 25명 학생들과 6명의 학부님들이 견학은 시작도 안했는데 기분이 들떠 있었습니다. 김채원 여순경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이동해서 먼저 교통 수칙에 대해 설명을 듣고 퀴즈도 맞추고 선물도 받았습니다.

다음은 cctv 상황실을 둘러보고 교통순찰차, 오토바이를 한명 한명씩 태워 주셨습니다. 마냥 행복해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이주여성 단체장으로서, 또 한 아이의 엄마로 뿌듯했습니다.

정의롭고 자상하신 조현상 계장님 덕분에 “봉사”란 개념을 알게 되었고 세상을 바로 보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천현우 소방관님

경찰서에서도 봉사를 할 수 있으니 소방서도 가능 하지 않을까? 하여 2017년에는 소방서로 전화를 했습니다. 3일 후 김의식 소방관님이 김포지구대 여성의용소방대로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결혼이주여성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 한명밖에 없습니다. 남, 여 연합대장님 비롯한 대원님들이 따뜻하게 반겨 주시고 챙겨주시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성의방소대원으로 활동하면서 평일에는 소방서 견학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 단체장으로 큰 용기를 내서 소방서에 방문을 해서 안내에 따라 천현우소방관님과 엄숙정 여소방관님과 미팅을 하면서 돼지 열병, 태풍으로 인해 외부를 못 나가는 제 사정을 말씀을 드렸습니다.

위에 보고를 올리고 나서 가능하다고 하면 두 분은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두 분 마음은 고마웠지만 그래도 소방서는 국민의 안정과 생명을 책임지는 곳이라 전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혹시 안 되면 어떻게 하지? 이 또한 저 혼자만의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면서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틀 후 김포소방서 예방과 엄숙정 담당자라고 하시면서 견학이 가능하오니 학생 보조 선생님은 몇 명?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하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학생 25명 보조 선생님 5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돈까스라고 했습니다.

2주 후에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김포소방서로 견학을 갔습니다. 천현우 소방관님은 초등학생들 눈높이 맞게 화재 시 탈출 요령들을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개구쟁이 초등학생들이 한참 장난기가 많을 때인데도 천현우 소방관님이 설명을 잘 해주시는 덕분에 아이들은 진지하게 설명을 듣고 서로 체험을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견학이 끝난 다음 점심 식사는 밑에서 엄숙정 여소방관님이 아이들의 입맛에 맞는 돈까스와 음료를 준비를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은 점심을 맛나게 먹으면서 나중에 크면 경찰관 소방관이 되어서 “엄마 아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결혼을 해서 오지 않았으면 “봉사”란 개념을 알았을까? 또 지금처럼 단체장으로 사랑을 받으면서 살고 있을 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이렇게 이주민을 편견없이 대해주고 그 자녀들까지 배려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덕분에 올해도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전)김포 경찰서 외사계장 조현상님은 현)사우파출소 대장님으로 발령받으셨고 김채원 여 교통순경도 김포경찰서 타부서로 발령받았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뽑은 견학 순서 일순위 경찰서 , 소방서였습니다.

단체장으로 늦었지만 우리 아이들을 대신해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아싸 말모이 꿈의 학교 전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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