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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BYC 다
배용철 김포초등학교 선생님

BYC. 김포국민학교 5학년이 되던 개학식에 담임선생님이 자신을 소개하면 칠판에 썼던 단어다. “모두들 안녕, 나는 BYC 다” 아이들은 깔깔대고 웃었다. 속옷브랜드로 알고 있던 단어를 자
신의 이름이라고 소개한 특별한 첫 시간이 긴장된 개학식 분위기를 편안하게 했다.
배용철 선생님. 국민학교 시절 아직도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다. 돌이켜보면, 선생님과 보낸 1년 동안 기억이 가장 유쾌하고 즐거웠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잘못해서 혼나야 할 상황이 생긴다. 선생님은 잘못하거나 혼이 나야 할 아이를 향해 반 아이들이 “똥덩어리”라고 외치게 했다. 그리고 그렇게 웃고 넘어갔다. 울거나 괴로워했던 아이들은 없었다. 잘못한 아이는 “죄송합니다”라고 크게 말했고 선생님은 더 이상 잔소리나 책임을 묻지 않으셨다. 요즘 식으로 쿨 했다.
선생님의 독특한 수업은 교과목이 아닌 아침시간에 이루어졌다. 개학식 날 선생님의 첫 숙제는 공책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 공책의 이름은 ‘지혜의 공책’이다. 아침마다 아이들이 ‘지혜의 공책’을 펼치면 선생님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지금 돌이켜보면 탈무드나, 교훈집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책을 읽어주시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하듯 칠판에 그림도 그리시면서 동화구연을 하듯 이야기해 주셨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느낌, 이야기의 줄거리를 자유롭게 적게 했다. 그래서 ‘지혜의 공책’에는 선생님이 칠판에 그려주신 그림이나 선생님 표정 등을 그렸다.
혁신이라는 것은 큰 변화보다 작은 변화를 새롭게 느끼는 순간인 듯하다. 선생님은 스스로를 개그맨처럼 소개했지만, 아무도 선생님을 함부로 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지혜의 공책이라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이들과 좋은 교훈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지식을 가르치고 평가하는 선생님에서 지혜를 나눠주는 인생의 스승으로 느끼게 했다. 지금도 내가 살아 가면서 고정된 틀에 갖혀 있는지를 늘 생각하게 하는 혁신의 아이콘 선생님이시다.

여운태 
사회적 기업
어웨이크 대표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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