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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전(儀典)도 하나의 품위
김시용
전 경기도의원

세계 각 곳을 가더라도 각종 행사들이 있고 행사에는 행사마다의 특성에 맞는 의전이 따른다. 영국왕실 의전처럼 고전적이고 엄숙한 의전이 있는가 하면 종교적 의식은 더 구체적으로 엄숙하다. 그 하나하나가 법이다.

의전은 행사나 일을 치르는 예의라고 할 수 있다. 행사계획을 수립하고 참석 대상자를 초청하고 행사장을 꾸미고, 손님을 맞아 행사를 운영하고 결과보고서를 만들 때까지 일체의 과정에 있어 의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행사가 아무리 잘 끝나도 의전이 잘못되면 결국 실패한 행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오랫동안 JC에 몸 담고 시의원과 도의원을 하면서 이런저런 일로 크고 작은 모임과 행사에 초청을 받거나 참석해야 하는 일이 많았던 나로서는 의전과 각종 회의 진행에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별도의 공부도 했던 까닭에 의전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여러 가지 행사에 있어 의전의 기본은 우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어야 한다. 주최 측은 날짜와 장소 등을 정할 때나 행사 진행에 있어 참석자들의 편리와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여야 하며, 초청을 받았든 자발적으로든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으로 인해 행사 운영이 차질이 생기거나 다른 참석자들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없도록 신경 써야 한다. 

도의원을 그만두고는 초청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그저 관심 있는 지역 행사에나 다니는 편인데 요즘 들어 행사의전에 대해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다른 의도가 있어 무시를 하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원칙과 기준도 없는 행사가 너무도 많다. 행사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볼썽사나웠던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보겠다. 

먼저, 의전 서열의 문제이다. 시청과 시의회는 물론 경찰서와 교육청 등 기관에는 의전서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의전서열은 당사자가 참석한 경우에나 적용하는 것일 텐데 당사자는 보이지도 않는데 대신 참석한 사람이 버젓이 앞자리에 앉거나 축사를 대신 읽기 위해 당사자가 참석한 의전서열을 뛰어넘어 먼저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좌석배치 시 불참자는 건너 띄고 대리 참석자는 그 사람에 맞는 자리를 찾아서 배치해야 한다. 축사를 대신하는 경우는 없다. 영상으로 보내온 경우 장비가 허락한다면 대체할 수 있겠으나 대리 참석자가 앞서서 축사를 대독하거나 사회자가 대독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사회자가 당사자가 직접 오지 못해 축사나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는 사실을 공지하는 멘트를 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또 한 가지는, 의전서열상 챙겨야 할 사람들이 그때그때 다르거나 무분별하게 많아지는 경향이다. 내년 총선이 있어서인지 모든 행사마다 출마 예정자들을 예외 없이 행사장 앞 쪽에 자리를 주고 내빈이라는 이름으로 일일이 소개를 하고 있다. 맨 앞에서 밝힌 것처럼 행사의 주인은 참석한 모두이다. 특정 내빈이나 정치 일정에 의한 어떤 누구도 아니다. 행사 성격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인사를 하느라 다른 참석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박수를 치고 있다. 정치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행사장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얼굴을 알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으나 일단 행사가 시작되면 앞쪽에서 자리를 기웃거리지 말고, 자신을 소개해달라고 명함이나 메모 쪼가리를 주최 측에 전달하는 일 따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논어 팔일편에 의하면 공자께서 태묘에 드시어 제례에 관해 일일이 묻는 걸 두고 혹자가 “누가 공자를 예를 아는 사람이라 했는가”하며 힐난하자 공자께서는 “그렇게 하는 것(일일이 묻는 것)이 곧 예의니라”고 말씀하셨다 한다.

모임이나 행사를 주최하거나 참석하면서 의전에 대해 잘 모르겠거든 제대로 아는 이에게 물어야 한다. 시청의 경우 의전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과가 있고 각 기관이나 단체에도 총괄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충분히 안내나 유권해석을 할 수 있다.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사회통념으로 정립된 의전 기준과 원칙은 시대가 변했다며 지키지 않아도 좋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특별하게 우대해 달라고 억지 쓰거나 이름을 거명하는 부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제대로 된 의전은 행사를 더 빛나고 품위 있게 하지만 잘못된 의전은 많은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결국 행사를 망치게 되니 말이다. 

행사는 무사히 끝났지만 뒷말이 무성할 수 있다. 최소한 자신의 관련 조직 구성원보다는 타 구성원들을 먼저 소개하고 행사주체 조직구성원 소개는 나중에 하는 기본정도는 지켜야 평균점수를 받을 수 있고 초청된 사람이나 주최자 측이나 서로 만족하는 물같이 마찰 없는 진행이 최상이다. 잘못된 의전의 끝은 꼴불견이 될 수 있다.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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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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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빈 2019-11-28 15:22:31

    행사에서 의전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시민들은 전혀 상관안해요.
    꼭 내빈이거나 본인이 내빈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투덜될뿐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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