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중 공무원이 많았습니다. 어떤 친구는 훌륭하고 똑똑해서 인지는 모르지만 고급공무원도 있었고 또 어떤 친구는 그 친구의 말대로 줄도 없고, 빽도 없어서 말단으로 있다가 정년 퇴임을 했답니다. 하여간 좋습니다.
잘났건 못났건, 백이 있건, 없건 그런 것들은 문제삼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중 어떤 친구는 공무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면장(5급)을 지낸 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어느 면의 노(老)어른께서 제 친구인 면장님에게 식사대접을 못해서 미안해 죽을 지경이라고 안절부절하시는 모습을 보고 제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면장(面長)님이면 그면(面)의 어른이십니다. 그러나 지금이 어느 때입니까? 소위 왜정시대(倭政時代)의 면장님은 면의 어른이랍시고 어깨에 힘주고 콧수염 기르고 으쓱대고 식사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처럼 자유민주주의 시대(自由民主主義時代)에는 그런 방식(方式)이나 사고(思考)는 안통합니다.
지금은 군주시대(君主時代)도 아니고 독재시대도 아닙니다. 지금은 백성이 주인 노릇을 하는 민주주의 시대입니다. 지금의 면장님은 지역의 원로노인(元老老人)들을 찾아다니며 식사대접하고 인사드리는 것은 물론 훌륭한 경험을 배우고 새롭게 앞장서서 면민들을 이끌고 솔선수범 하는 근면하고 성실한 면장님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시대입니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