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례>

Q
저의 아빠는 의처증증세가 있는 것 같아요. 술도 중독자처럼 너무 많이 그리고 자주 마셔요. 엄마가 집을 잠시라도 비우면 계속 전화를 걸고 집에서는 엄마의 전화를 엿듣고 그래요. 평소에도 별것 아닌 일 가지고도 감정에 휩쓸려 마구 소리를 지르고 말도 함부로 해요. 언어폭력이 심해서 질려버렸어요. 어려서는 잘 몰랐어요. 아니 그냥 참았고 무섭기만 했는데요. 중학생이 되고 보니 이런 현실이 너무 싫어졌어요. 아빠가 밉다기 보다는 증오스러워요. 복수를 하고 싶고 정면으로 쳐다보기도 싫어져요.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을 알지만 내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증오심을 막기가 힘들어요.

어느 책에서 보니깐 폭력가정에서 자라면 똑같이 된다고 그러던데요? 정말 똑같이 그렇게 되나요?
저도 가끔 느끼는 거지만 아빠를 닮아 가는 것 같아서 제 자신이 싫어져요. 어쩌면 좋죠? 매일 자살 충동을 느껴요. 점점 미쳐 가고 있어요. 두려워요. 도움을 주세요!!

A
0군의 글을 읽어보면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증이 있으신 것 같고요. 그것으로 인해 모든 일이 파생되는 것 같군요.
혼자 문제를 해결하고, 고민하기보다 가족들과 전문가와 함께 아버지의 행동과 언어를 고쳐야 되고요. 가족이 서로 의지하면서 힘을 주고 희망을 찾는 가정이 되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습니다. 자식으로서 자살을 생각한다면 어머님의 마음은 그 이상의 고통이 있을 것입니다.
▶ 알코올 중독자의 증세를 보면요.
1. 술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2. 술의 양이 점점 늘어난다. 3.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절제를 하지 못한다. 4. 술을 안 마시면 다양한 금단 현상이 나타난다. 예컨대, 안절부절못하고, 우울해하고, 화를 내고, 감정기복이 심한 증상 등이 난다. 5. 남몰래 하는 행동들이 생겨난다. 몰래 술병을 감춰두거나 방에서 숨어서 술을 마시거나 하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는 통계가 있고요.
▶ 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성들을 나타냅니다.
1. 자신에 대해 통제력을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거나 늘 불안해한다. 2.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분노, 슬픔, 혹은 긍정적인 감정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3.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을 두려워하는데 특별히 권위적인 사람, 화를 내는 사람들을 두려워한다. 이들은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타인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행동만을 하게 되고 자기자신의 의견들은 점차 무시하게 된다. 4. 자기자신의 필요보다는 타인의 필요에 대해 훨씬 민감하고 이를 채워주려고 과도하게 애쓴다. 5. 자기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는다. 6. 긴장을 풀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줄 모른다. 7. 자신이 처한 문제를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 8. 심하게 자기 비판적이다. 9. 친밀한 관계형성에 어려움을 느낀다.10. 피해의식이 많다. 11. 다양한 형태의 강박적인 행동을 한다. 예컨대, 강박적으로 먹거나, 일하거나, 관계에 빠지거나, 혹은 자신이 알코올중독이 되거나 한다. 12. 안정된 상태에 대해서는 따분해하고, 뭔가 혼돈되어있거나 극적인 사건들에 휘말리곤 한다. 13. 배신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14.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흑백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15.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신체적으로 호소하는 경향이 많다. 16. 어린 시절의 아픔에 대해서 슬퍼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알코올 중독의 문제가 나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정직하게 하지 않는 한, 0군은 뭔가 모를 울분에 얽매인 느낌으로 원망만 하다가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0군은 불우한 환경의 희생자가 아니라 중독이라고 하는 거대한 암세포와 싸워나가고 있는 힘 있는 한 인간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0군이 자라온 알코올 중독자가 있는 가정은 “느끼지 말라!”, “말하지 말라!”, “신뢰하지 말라!”고 하는 엄격한 규칙에 얽매어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0군이 회복해야 할 것은 자신의 솔직한 느낌을 느끼고, 그 느낌에 대해서 말하고, 자기 자신과 타인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혹시 0군이 자살하고 싶거나 힘들 때 주저하지 말고 상담실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http://www.gimpoymca.org)

김포YMCA청소년·소비자 상담실 (985-1141)
상담실장 신화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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