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파주에서 최초 발병되어 일주일 만에 북한과의 경기도 접경지역을 휩쓸었다. 북한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만 있을 뿐, 국내에서 자체 파급으로 유입경로는 밝혀지지 않고 있고, 인근 강화의 경우 5곳에 ASF가 확산되며 3만 8,000 두 전체를 살처분했다.
김포는 다행히 한 곳 이외에 더 이상의 전염이 없다. 밤낮없이 3교대로 방역활동을 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덕택이다. 고마움과 함께 위로를 드린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 100년 전 아프리카 케냐에서 나타나 유럽에서 창궐하여 30~40년이 지나서야 박멸된 돼지끼리 옮겨지는 제1종 법정 전염병이 김포에도 상륙했다.

인간은 세균과의 전쟁에서 이제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람 간 옮기는 전염병에서 동물과 사람, 동물과 동물이 전염되는 등 다양하다. 김포에 상륙한 전염병의 전염경로는 아직도 미궁에 빠져있다. 다만 발생 국가별 경로를 보면 2018년 8월에 중국에서 발병하였고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 인접지역으로 퍼져갔으며 북쪽으로는 몽골과 북한에 전파됐다.

그리고 9월 17일 파주시에서 발병한 것을 시초로 일주일 만에 연천, 김포, 파주, 강화로 확대되었다. 작년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우리 정부도 서해를 중심으로 한 항만, 공항 등을 예의주시 하였으나 엉뚱하게도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만 ASF가 발생하자 접경지역 철조망을 중심으로 방역활동을 하였고 그 원인을 규명 중에 있지만 지난번 ‘링링’이라는 태풍으로 북한의 오염 물질들이 물길을 타고 이동하여 전염된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태풍 링링은 서해를 타고 올라와 옹진반도로 진입하여 북한에 많은 피해를 주면서 ASF도 물길 따라 임진강이나 예성강에서 서해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한강 하류에서 채집한 물을 조사한 결과 ASF바이러스를 찾아내지 못했던 것은 시기적으로 이미 늦었을 수 있다. DMZ 철조망은 멧돼지 이동이 불가능하기에 물길에 의한 전염이 더욱 심증이 가는 대목이다.

문제는, 국내 방역체계가 전염을 잘 차단하느냐에 따라 ASF의 전국화를 막을 수 있다. 경기도 전체가 비상방역대책에 돌입했고 김포시 공무원들 또한 24시간 방역체제 유지를 위해 휴일에도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경기도 내 수의 전문 공무원 정원 80명 중 현원은 59명이다. 김포는 정원 2명에 2명이 채용되어 있고 공중방역 수의사 2명도 있어 단 한 명도 없는 시·군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구제역, 조류독감이 수시 발생하고 이제 ASF까지 가세한다면 동물을 다루는 수의직종의 확대가 요구된다.

이미 반려동물산업이 크게 번성한 우리나라의 경우 인간과 동물의 또 다른 전염병 등이 없는가를 세심히 연구할 필요가 있고 사전대비를 위해 별도의 연구소 운영도 절박한 시점이다. 수의사들 대부분이 반려동물 병원 등에 근무하기를 희망하여 공무원의 정원도 채우기 힘들고 특히, 동물 살처분 현장 지휘를 한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무척 괴로움을 주는 행위로 기피 직종이 되고 있다. 보수체계라도 높여서 수의사 역할이 증대되는 현실에 대응하는 전향적 조치도 요구된다.

ASF바이러스는 얼린 상태에서 1,000일, 소금으로 염장한 상태에서 1년을 견뎌내는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예방약인 백신도 없어 스페인의 국제적 동물연구소에 몇 년 내에 사용 가능한 백신을 개발 발표 할 단계에 와있다. 돼지 1억 마리 이상이 사라진 중국의 돼지값은 80%이상이 상승했고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소비할 만큼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식탁 때문에 전 세계 돼지고기값도 오르는 추세다.

백신도 치료법도 없는 존재와의 전쟁이다. 국내 돼지 1,160만여 마리도 보호돼야 하고 돼지고기 파동시 대안으로 제공되는 닭고기 또한 잘 살펴봐서 조류독감 등이 활개 치지 않도록 예방대책을 철저히 할 일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하수, 파리 등 날짐승에 의한 전염경로와 상상치도 못한 감염경로가 있는지를 세계 최고의 전문식견을 총동원하여 밝혀내겠다고 하였다.
최근의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국가는 중국을 위시로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몽골, 북한이다. 선진국답게 우리나라는 방역이나 대처가 달라야 한다. 더 이상 감염이 없도록 국가적 방역활동이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저작권자 © 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