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남·북의 불신시대가 75년이 경과되었고 민족 간 죽고 죽이는 6·25 전쟁 발발 70년이 지났다. 1천만 이산가족이 80대, 90대가 되다 보니 이산가족은 이제 남·북을 합쳐 20만 명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줄었고 그들의 마지막 소원은 부모형제의 소식이고 형제와 자식의 상봉을 애타게 소망한다.
이산가족을 만날 수 없다면 꿈에서는 쉽게 가보는 북한 땅 만이라도 가보는 게 마지막 소원이다. 고향의 땅을 밟고 흙이라도 만져보며 냄새라도 맡아보고 목 놓아 울어라도 본다면 이제 한 많은 인생을 놓아도 여한이 없을 것이다. 

국가유공자를 찾아 위로하자
조선시대에는 모내기를 시작하는 망종에 국가를 위해 싸우다 전사한 병사들의 유해를 매장하는 날로 6월 6일을 나라를 지킨 영웅들에게 예를 올리는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400만 명이나 죽은 참혹한 6·25 전쟁 또한 6월에 발발하여 6월은 나라를 지키다 산화하신 위대한 영령들에게 심심한 추모의 마음을 전하는 호국의 달이고 군인과 경찰 등 국가방위와 안전을 지켜내는 역군들을 흠모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기간이다.
현충일에는 오전 10시만 되면 전국적으로 사이렌이 1분간 울려 퍼지고 국민들은 갈 길을 멈추고 1분간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수많은 선조 영령들께 감사와 위로의 묵념을 올리는 것으로 6월 호국보훈의 달은 시작된다.
전국의 살아계신 참전 유공자는 6·25와 월남전을 합쳐 현재 29만 5천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이분들의 숫자가 줄고 있고 연로하신 분들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있어 우리들의 따뜻한 손길들이 필요하다. 돌아가신 분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것과 더불어 살아계신 분들에 대한 예우를 항상 신경 써야 한다. 정성으로 찾아뵙고 청소년들에게 산 증인으로써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교육을 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뭐가 그토록 무서운지를 그분들의 입을 통해 생생한 증언을 들음으로 우리가 평소 그토록 지키고자 애쓰는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 죽고 죽이는 전장의 실상을 앎으로, 전쟁을 두려워하고 예방키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깨우치는 시간이 될 것이다.
6·25 전쟁은 400여만 명이 사망했고 군인보다 민간인이 더 많이 죽은, 국지전으로는 세계 전사에 희생자를 많이 낸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UN군으로 참전한 숫자만 보더라도 연인원 190만 명이 되고 이 중 미군이 178만9,000명이다. 전사하신 분이 5만7,938명이고 이중 미군 3만6,940명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의 전쟁과 아무 상관도 없는 세계 각지의 싱그러운 젊은이들이 피 흘려 산화한 것이다. 오직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지켜기 위한 거룩한 희생이었고, 이러한 희생들이 모여 오늘날 우리는 살아서 자유와 인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분들은 꽃다운 청춘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이국땅에서 비참하게 포화와 총탄에 숨졌고, 우리는 참전 국가들에 피의 빚이 남아있는 것이다. 한국군 또한 전사자, 실종과 포로를 포함해 17만 명에 달하고 부상자 45만 명으로 총 62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죽고 불구가 되어 지금 김포시 인구만큼 부상자가 발생하여 팔이 없는 분, 한쪽 다리 없는 분들로 가득한 도시를 상상해 보라. 얼마나 끔찍한 전쟁 후유증인가를 짐작케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국군을 50만 명으로 볼 때 1/3에 해당하는 젊은이들이 죽었고, 나머지 병사는 다 부상을 당했다는 결과치다. 왜 그들은 죽거나 평생 부상당한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그 가족들의 슬픔과 울분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북한 김정은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전쟁은 인류사의 곳곳에 끊임없이 존재했다. 총·칼의 전쟁시대에서 미사일과 대량 살상무기 전쟁시대로 바뀌었고 태평양전쟁의 종말을 있게 한 핵무기도 등장했다. 북한의 130만 명의 정규군보다는 60여 개로 추정되는 핵과 1,000발의 탄도미사일, 1만 문의 장사정포, 그리고 세계최고 수준의 생화학무기가 더 위력적이다.
미국을 위시한 세계의 북한 경제제재는 북한 주민들을 생각할 때는 가슴 아픈 일이지만, 만약에 일어날 전쟁에서 마지막 카드인 핵무기가 쓰인다면 한반도와 인근 일본은 물론 세계의 많은 인류가 죽음에 직면할 수 있다. 북한의 체제 생존을 위한 핵무기와 등가의 경제부흥은 북한의 선택이다. 북한 주민들이 그동안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질곡의 세월들에 종지부를 찍어줘야 한다.
지금은 왕의 시대가 아니다. 국민의 주권이 존중되고 삶의 가치들을 누리며 살아갈 천부인권을 누리게 해야 한다. 북한은 6·25 이후 전쟁준비를 위한 국가로 존재했다. 북한 김정은 위정자의 결단 하나로 2천만 북한 주민들의 행복과 나아가 한반도 7천만의 안녕으로 세계에 우뚝 서는 한민족 영광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진정한 한반도 역사 부흥의 인물로 남을 것이다.
월남이 파리평화회담으로 종전하였으나 미군철수 직후 월맹의 공격으로 단 55일 만에 사이공이 함락되어 베트남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살육과 숙청이 진행된 교훈이 있다. 한반도도 그와 같은 상황을 만들기 위한 북한의 계획은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김정은의 현명한 선택만이 남·북한 한반도의 살길이며 위험한 선택은 결국 공멸할 것이다.

공동번영시대의 작은 첫발, 남·북 연계 케이블카
지금의 엄중한 상황을 평화와 공동번영의 시대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북·미 회담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작은 지역의 노력으로 평화의 소중함을 실천하는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 김포의 유서 깊은 남·북 전설이 숨 쉬는 애기봉과 맞은편 북한 개풍군의 산 정상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이제는 남·북 1천만 이산가족 중 불과 20만 명에 불과한 80, 90대 고령의 실향민에게 최소한 북녘땅과 남녘땅을 밟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이제 남은 인생도 짧아 남자들의 평균 기대수명인 80세를 다 넘은 분들이 대부분이다. 죽기 전에 고향땅을 밟고 고향의 흙냄새와 평생의 한을 풀고 가는 시간은 인생의 값진 마무리일 것이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합쳐지는 드넓은 하구를 바라보면서 남·북의 한(恨)을 다 털어 넣는 그런 곳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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