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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핵화에 대한 미・북정상회담과 우리의 자세
이택룡
전)명지전문대학교
교수
경영학 박사
세무사/ 수필가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결렬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동안 안개 속에 쌓였던 북한 비핵화의 속내를 드러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위원회의 제14기 시정 연설에서 미국의 비핵화 ‘빅딜’요구를 일축하고 대북 제재를 견디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를 그만두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엔 추가적 양보를, 한국에는 자기편에 설 것을 통첩하듯 요구한 것이다.

그러니까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한 것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을 고쳐먹는 다면 한번 더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하면서 3차 정상회담을 열수 있음을 드러냈다. 말하자면 3차 미・북정상회담에서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금지, 한미연합훈련 영구중단, 주한미군 철수, 미국 핵우산 제지 등을 요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 심히 걱정이 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와 인민의 근본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의 근본 이익과 관련된 문제는 핵 보유라고 했다. 이는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요구했던 북핵의 완전한 폐기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믿어달라며, “뭐하러 핵 가지고 어렵게 살겠나”“내 자식들이 핵을 가지고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 말은 논리상 앞뒤가 맞지 않으며, 북한은 결국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낡은 영변 핵 시설해체와 사실상 전면제재 해제를 맞바꾸자는 김정은의 ‘가짜 비핵화’ 카드를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라는 주문이다. 이렇듯 남쪽엔 윽박지르고 미국엔 위협하는 진짜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참으로 진실성이 없는 속임수 아닌가 말이다.

지난 50여년간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쳐 일관되게 핵 미사일 개발을 추진해 왔다. 놀랍게도 2017년 말 수소폭탄 실험에 이어 화성15호 장거리 미사일(ICBM 대륙간 탄도미사일)실험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럭을 과시했다. 그런데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은 느닷없이 참모들과 상의 없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다고 돌출 선언을 했고, 주한미군을 모두 집으로 돌려 보내주고 싶다고 했다. 왜 이런 돌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일까?

지난해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이 북한과의 ‘종전협정을 체결’한다는 말은 한국전쟁을 종결시킨다는 말이며, 유엔사령부의 근거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북한명칭은 소위 ’민족해방전쟁‘이 아니던가? 그러나 ‘평화협정’은 북한에 의해 미국과 베트남 간 ‘파리평화협정’처럼 주한미군 철수와 적화 고리로 이용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미국과 베트남은 1973년 파리평화협정을 체결했다. 미국은 “베트남 통일이 무력이 아닌 평화적 수단으로 이루어 진다”고 월남인들을 안심시키고 미군을 모두 철수시켰다. 그래서 공산베트남은 평화협정 체결 이후 무력으로 침공해 2년 후 공산화가 된 것이다.

조선시대, 우리는 왜구나 청나라로 부터 280여 차례나 침략 당했다. 이게 대한민국의 역사 아닌가? 율곡선생(1538-1584)은 선조에게 10만 양병설을 주장했지만 그 뜻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과 청나라로 부터 침략의 참변을 당하지 않았는가? 예나 지금이나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대 강국의 영향권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외교정책의 균형화가 요구되며, 또한 부국강병을 향한 전 국민의 총체적인 단합은 물론이고 지혜로운 정책수립이 요구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주한 미군철수와 평화협정은 관련성이 없다”고 하면서 평화협정을 주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베트남의 평화협정이 미군철수와 월남적화를 가져왔다는 역사적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며, 만일 북한이 핵 폐기 조건으로 미・북평화협정을 요구한다 해도 주한 미군 철수는 협상대상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미・북평화협정은 ‘파리평화협정’처럼 주한 미군철수와 남한 적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힘이 있어야 나라를 지킬 수 있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모겐소(H,J.Morgenthau)’교수는 “국제정치는 세력정치(Power politics)"라고 말했다. 이는 “힘에 의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유지정책”의 구체화이며, 권력정치의 실태를 파악한 현실주의적 외교정책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국제질서는 ‘힘’(power)'을 바탕으로 전개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1950년 6.25 한국전쟁을 겪었다. 이 전쟁은 마치 ‘세력정치의 본 보기’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소련의 대립현상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기습공격으로 적화통일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일본, 오끼나와, 괌의 기지로부터 빠르게 유엔군이 부산 교두보를 통해 들어와 낙동강에서 저지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을 살아나게 한 이유이며 김일성에게는 적화통일에 실패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은 북한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대륙간 핵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 핵을 인정해 줄 것인지? 어떨지 매우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세계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얼마 전, 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은 또 다시 핵 탄도미사일을 추정거리 420키로, 270키로 두발을 동해상에 발사했다. 물론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위협이며 안보리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이상적, 비현실에서 벗어나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적 토대 위에서 재수립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서산대사의 詩 한수를 소개하며 이글을 갈무리 하고자 한다.

눈 덮인 광야를 지나갈 때에/ 함부로 발자국을 남기지 마라/

오늘 내가 남긴 이 발자국이 /마침내 후세들에게 길이 되리니. 

-서산대사-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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