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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무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 봅시다
김찬성
(金贊聖)법명 : 원명
(圓明)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및 교육대학원
석사조계사 부주지,
서울시 노인복지센타
운영위원장

친구야 넌 보았니, 살랑대는 초록 바람/그건 그건 숲속에 사는, 요정들이 추는 춤이야/눈 비비고 살펴보면, 신기한 것 또 하나 있지/풀꽃들이 향기롭게, 초롱초롱 피는 것은/밤새도록 별을 보며, 꿈을 꾸기 때문이래/우리 우리 그렇게 살자, 바람처럼 풀꽃처럼/친구야 넌 들었니, 맑고 맑은 휘파람 소리/그건 그건 숲속에 사는, 나무들의 속삭임이야/귀 기울여 들어보면, 신기한 것 또 하나 있지/산새들의 노래소리, 쪼롱쪼롱 고운 것은/이슬 같은 마음으로 , 살아가기 때문이래/우리 우리 그렇게 살자, 나무처럼 산새처럼 (제6회 KBS 부산창작동요대회, 그렇게 살자, 작사 박수진, 작곡 김애경)

요즘은 산행하기에 참으로 좋은 계절입니다. 산길 숲속을 걷는 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나무입니다. 숲속을 걷다가 나무의 껍질을 어루만져봅니다. 어쩌면 나무 한그루 그 자체가 우주의 삶, 인간의 삶이며 하나의 전체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거대한 세상을 품고 있으며 먼 시간을 담고 있기에, 나무 한 그루가 우주라고 말입니다. 작년(2018년12월)에 온라인에서 본 글을 소개해 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서부에는 레드우드 국립공원이 있다. 레드우드(한국명: 삼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로 100~120미터까지 자라는데, 나무 밑동으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터널을 뚫어놓았을 정도다. 나이도 무려 3천살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레드우드 뿌리가 고작 5미터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허리케인이 몰아치면 키 작은 나무도 송두리째 뽑혀 나뒹구는데 어떻게 태곳적 처녀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걸까?
거기에는 두 가지 비밀이 있다. 하나는 뿌리가 얕은 대신 옆으로 뻗으면서 주변나무들과 단단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한 그루 나무로는 견딜 수 없어도 함께 숲을 이뤄 강한 바람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밀은 키 큰 나무 밑에는 햇볕이 도달하지 않아 다른 나무가 살지 못하는데 레드우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레드우드는 어느 정도 자라면 큰 가지들이 꺾여 키 작은 나무들이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레드우드가 스스로 자신의 가지를 자를 수도 없고, 주변 나무들이 튼튼해야 자신도 존립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도 없겠지만 공존을 위해 나눔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우리는 숲을 보며 아름답다고만 했지 그들이 사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숲길을 걸으며 좋다고만 했지, 그들이 그 공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몰랐던 것 같다. 그냥 그렇게 만들어진 거라고만 알았다. 때문에 숲을 누리려고만 했지 가꾸는 데는 소홀했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자’고 말만 했지 그렇게 살기 위해 뭔가를 하는데 게을렀다.

세상에는 키가 큰 나무만이 아니라 키가 작은 나무도 동일한 가치를 가집니다. 키가 큰 나무와 키가 작은 나무가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운 숲이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능력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자존감이 충만한 삶을 살도록 노력하고 이루어야 합니다.
나무는 위로 향하면서 옆으로 몸집을 불립니다. 즉, 나무는 시간의 삶과 공간의 삶을 동시에 사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대부분 시간의 삶에 집중합니다. 그래서 나이에 집착합니다. 인간도 시간 외에 공간의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내적인 공간인 인격을 다듬고, 외적인 공간인 말과 행동, 그리고 친구와 스치는 모든 인연들을 보듬어야 합니다.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존경받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나이에 내가 무얼 시작하겠어….”라고 말하는 인생은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나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가족은 어쩌나’걱정이 드는 마음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의 삶을 충실히 할 때 가족도 함께 행복해 질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나남출판사와 나남수목원 대표이신 조상호 회장은 나무에 관해서 이렇게 피력했습니다.
나무처럼 아름답게 늙고 싶다면 당연히 나무처럼 살아야 할 것입니다. 잘나면 잘난 대로 못나면 못난 대로 제자리를 지키면서 삶의 시련과 풍파를 불평 없이 묵묵히 이겨내는 거지. 그걸 내면의 나이테로 만들어가는 거요. 휘어지고 구부러진 못난 나무라도 끝까지 살아남아 선산을 지키는 한 가지 미덕을 발휘하지 않소? 사람도 자연의 일부임을 잊지 않고 저마다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이해해 줘요. ‘나와 남이 어울려 사는 우리’라는 나남의 이름에도 나무처럼 살자는 철학이 담겨 있지요.
나무 아래에 앉아 봤으면 알 것입니다. 나무 아래에 있다 보면 속상했던 일, 서러웠던 일, 배고팠던 일, 억울하고 분하던 일들을 위로 받고 지울 수 있을 것입니다. 온갖 투정 다 부려도 나무는 오랜 친구처럼 잠자코 귀를 기울입니다. 나이를 제 몸에 새기듯이, 나무는 우리의 울분도 제 몸에 담아둡니다. 나무처럼 살아 봅시다. 나무처럼 나이 들어갑시다.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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