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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영화 ‘말모이’와 시의원
오강현
김포시 의원

“우리나라의 글이 무엇입니까? 영어가 아닙니다. 중국어도 아닙니다. 우리의 글은 한글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공언어’ 쓰기 하고 있는 것 아시죠. ‘공공언어’라고 하면 공적 기관에서 한글을 권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김포시는 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공언어’를 적용하고 있나요? 노력은 하고 있나요?” “그러나 김포시는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옥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아트빌리지’로 한다든가, 아트홀, 00센터, 00페스티벌 등등 많은 부분에 있어 외래어로 명칭, 건물명, 지명, 행사명 등을 짓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지난 행정감사를 하면서 문화관광과에 질의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국어국문학과를 전공, 졸업하고 20년 동안 국어를 가르치면서 늘 우리말과 글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말모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어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면서 수시로 웃음과 눈물이 교차되었습니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임을 강조하며 나름 우리말을 글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쉽게 공감이 되더군요. 언어는 단순한 표현의 도구만은 아닙니다. 일제 강점기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창씨개명과 우리말, 우리글을 못 쓰게 하고 한글학자를 반체제 인사로 탄압했다는 것만으로도 언어는 민족의 정신이요, 생명이라는 것을 반증합니다.

 

1443년 세종대왕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훈민정음을 왜 만들었을까요. 주시경 선생은 왜 훈민정음의 명칭을 왜 ‘한글’로 바꾸고 말모이를 만들려 했을까요. 또 그 뒤를 이어 1929년 10월에 108인은 왜 ‘조선어학회’를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1933년 10월,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만들고 1936년 조선어사전편찬회를 만들었을까요. 분명 그 시대에 우리말과 글은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멸시 속에서도 민족을 위해, 후손을 위한 투쟁의 결과로 지금은 우리글과 말을 아주 쉽게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1942년 ‘조선어학회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로인해 조선어학회의 대표인 이극로 선생이 투옥되고 33명의 관련자들이 체포됩니다. 2명의 회원이 고문으로 죽게 되고 수많은 회원이 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결국,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고 투옥되었던 이극로 선생과 회원들이 풀려나고 이후인 1947년에 드리어 사투리까지 포함한 표준어를 정리한 말모이 ‘조선말 큰 사전’이 완성됩니다.

 

‘조선어학회사건’은 100년도 되지 않은 사건입니다. 먼 역사가 아닌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의 역사입니다. 그 시대에는 무시를 당하며 목숨을 걸고 공기처럼 소중한 우리말과 글을 지켰기에 우리가 지금 우리말과 글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말모이’ 엄유나 감독의 말이 마음에 다가옵니다. ‘험한 세상을 가까스로 혼자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지금도 전 세계 언어 중에서 가장 과학적인 우리말과 글은 그리 대접받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조상들이 만들고 지켜준 우리말과 글, 지금처럼 혼탁하게 책임감 없이 사용해도 될까요. 어두운 영화관, ‘말모이’를 보면서 흘렸던 눈물이 쉽게 멈춰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영화의 내용이 슬펐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글과 말의 소중함 그리고 이것을 지키고자 희생했던 조상에 대한 고마움을 망각하고 살아온 제 삶을 돌아보는 기회였기에 더 눈물이 흘렀을 것입니다.

 

정치는 말과 글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더욱 우리말과 글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시의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 큰 일 가리지 않고 하겠다는 약속과 실천의 다짐으로 조상들에 대한 큰 부채를 조금이나마 갚으려 합니다. 지난한 과정이 될지라도 할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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