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인생은 누구든 그냥 사는 대로 살아가도 하나의 예술과 같다. 그러나 지혜와 절제와 끊임없는 도전들은 삶과 삶의 부딪김들 속에서 빛나는 보배가 되어야 한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이기적 “나”로부터의 욕심에 타인을 향한 배려와 공존을 배격하고 있다. 나만 괜찮으면, 너나 너희는 어찌 되어도 상관없는 비정함들이 넘쳐나고 있다. 모두가 자중하고 힘을 절제하며 함께 생명을 존중하는 지극히 당연한 삶의 문화를 받아들이길 희망한다. “나 하나가 세상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신념으로 간직하자.

김포의 어느 유치원 선생이 맘카페에 신상이 털리고, 숱한 잔인한 말들의 와중에 아파트에서 투신하여 생을 마감했다.

카페에 올려진 실제적 빌미는 작고 미약했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아이사랑 마음이 편도되게 확대되어 나타남으로 사회적 이슈로 급작스럽게 퍼져나갔다. 전도가 좋은 젊은 선생이 죽음으로 나타나고, 카페는 추모글로 도배됐다. 좀 더 침착하게 사건의 전말을 알아가고 추적하여 글들이 올라왔으면 어쩌면 불의의 사고는 막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은 태어난 이상 보람을 가꾸며 행복을 누릴 천부인권을 가지고 누구도 누구를 죽음으로 내몰 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어머니와 아버지, 아들과 딸, 부인과 남편, 형제자매, 친구, 애인, 직장동료... 떠오르는 사람들 모두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고 이웃인가.

우리는 낯선 사람들과 지나치지만 그 사람들 덕분에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이다. 국가를 통치해주는 정치인, 김포시청의 공무원, 119 구급대를 비롯한 소방대원, 아프면 병원 가서 치료받는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일상의 용품과 먹거리를 파는 가게들과 점원, 맛있는 음식들을 파는 음식점, 주변은 온통 낯선 사람들이지만 그들과 함께 하기에 오늘의 “나”라는 존재가 존재성을 갖는다.

세상에 널리 많은 모르는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이유는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최근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인명경시 풍조가 얼마나 만연한지를 살펴보자.

부산의, 군에서 휴가 나온 22세 청년은 친구와 함께 인도를 걷다가 승용차에 치여 14m를 날아가 낭떠러지로 떨어져 식물인간이 됐다. 이미 뇌사상태로 회복은 어렵다는 게 의사의 진단이다. 운전자는 만취상태의 음주운전이었다. 누군가의 정을 흠뻑 주고받으며 자란 사랑스러운 자식이고 손자였다. 할머니와 부모는 피가 통하도록 열심히 손발을 문지르고 비비고 눌러주고 있다. 행여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기적을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대통령까지도 나서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 청원에 “국회는 윤창호 법 발의하라”고 촉구하는 글들이 쌓여있다. 술이란 뇌를 마비시키는 성분이 있어 술이 만취상태가 되면 그 사람의 기억도 사라질 만큼 강력한 마취제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공통 경험은 술이 많이 취하면 말도 어눌해지고 걸음걸이도 갈지자가 된다는 것. 심하면 땅이 치솟아 머리를 때린다. 다음날 아침이면 후회막급이지만 여전히 술을 마셔댄다.

인생에서 술이 없으면 감정 없는 세상과 같다고 생각하고 중독성 있는 술의 마력에서 헤쳐 나오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차는 달리는 흉기이고 자칫 사고가 나면 죽을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부상당해 평생 불구로 지낼 수도 있다. 거기에 음주운전은 칼을 휘두르며 날뛰는 살인마와 다를 바가 없다. 이런 표현에 억울한 사람이 있다면 술은 마시되 음주운전 절대 안 하고 싸우고 가정폭력 휘두르지 않으면 뭐라 할 사람은 없다.

최근 더욱 불거지는 데이트 폭력이니 가정폭력은 평소 술이나 마약도 하지 않는 사람이 대다수 성폭력과 상해, 폭행,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작년 이맘때 서울 강남의 20대 여성이 이혼조정 중에 남편에게 칼에 찔려 사망했는데 같이 산 부인을 20여 차례나 찌를 수 있다는 잔인함에 치가 떨린다.

한국 형사정책연구원 발표에 의하면 2005~2014년의 10년간 1,059명의 살인자가 연인이었다. 통계상 남편은 “동거친족”, 전 남자 친구·동거남은 “지인”으로 분류되어 가정폭력의 실상은 분류통계상의 모순으로 정확히 짐작 가지 않지만 그 숫자는 연인 살인의 2~3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은 폭력이 상습폭력으로 발전한다.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다른 선진국처럼 강력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매 맞는 아이와 엄마가 한 해 3,000명이라는 김현아 국회의원의 금번 국정감사 발표도 있었다. 술이 취하거나 정신 미약으로 인한 살인이나 사고들을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심신 미약이라는 이유로 방면하는 우리의 법체계도 개정이 필요하지만 사법 집행부와 법원의 범죄에 대한 일벌백계의 인식 또한 변혁이 필요하다.

지금의 인간은 맹목적인 생존과 종족보존의 욕망에만 집착해 사는 원시시대가 아니다. 진화론적 생명의 삶은 기껏 100년에 국한하지만 우주와 우주를 지배하는 신의 영역과 영혼의 세계를 나와 함께 하면 또 다른 인생의 삶이 보이기에 단순한 삶이 아니다. 숭고한 사회적 사명과 인류 역사상의 인간애와 더불어 미래의 인간사회에 대한 정상적이고 정당한 자세로의 기여가 있어야 한다.

요즘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맘 카페도 엄청난 숫자의 위력으로 음식점을, 일반적 사업장들을 이런저런 불친절을 이유로 카페가 앞장서 퇴출, 안 팔아주기 운동을 벌인다면 그 또한 갑질로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상식 있고 선량한 사람들도 우군이 턱없이 많아지면서 여론이 비등하면 선동에 약해지는 경향과 소외되지 않기 위해 함께 동조하고픈 생각이 든다고 한다.

인생은 살아볼수록 사는 가치가 커지고 역경을 헤치면서도 틈틈이 찾아오는 보람으로 살맛이 난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정하게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는 자제되어야 하고 누구도 그럴 권리는 없다는 걸 추워지는 겨울 앞에서 깊이 인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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