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복효근

저 강이 흘러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다면
생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텐데
바다로 흘러간다고도 하고 하늘로 간다고도 하지만
시방 듣는 이 물소리는 무엇인가
흘러간다면
저기 아직 먹이 잡는 새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 것인가 
은빛 배를 뒤채는 저 물고기들은
또 어디로 흘러간 물의 노래인가
공이라 부를 건가
색이라 부를 건가
물은 거기 서서 가지 않고 흐르는데
내 마음속으로도 흐르는데
저 나무와 새와 나와는 또 어디에 흘러
있는 것인가

[프로필]
복효근 : 전북 남원, 편운문학상, 시집[새에 대한 반성문]외 다수

[시 감상]
살다 보면 숱한 인연과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그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것도 인연의 범주 속 섭리일지도 모른다. 이미 예정되어 있다는 것을 운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종종 그 예정과 인연을 거슬러 오르는 존재가 있다. 사람이다. 좋은 인연으로 만드는 것. 좋은 운명으로 바꾸는 것. 그것은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제 몫의 노력이 그만큼 필요하기도 하다. 좋은 인연을 받아들이고 나쁜 인연이라면 좋게 만들자. 그게 空이고 色이다. 섭리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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