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운 발행인

중국의 대미 통상 전쟁이 본격적 싸움판을 만들었다. 세이프가드를 걸어 먼저 시비를 건 것은 미국이지만, 무역적자 규모를 볼 때 그동안 많은 개선 노력과 인내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과의 비핵화 노력으로 일단은 한반도 안정을 찾은 것 외에는 잘한 것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중국과의 통상 싸움은 무역적자에 중국에 차이고 일본에 차이는 미국 입장에 동정이 간다.

중국은 기축통화를 손에 쥐는 날까지, 또는 압도적으로 경제적 우위를 점할 때까지는 미국과의 싸움은 불리할 수뿐이 없다. 오히려, 신흥국을 비롯해서 새우등 터지는 국가들의 비난과 혐오의 대상 국가로 낙인 되고 기억될 것이다.


중국이 단시간에 국가부를 형성하는데 1등 공신은 미국이다. 인구는 유럽과 비슷하지만 교역규모나 경제력은 EU 각국이 각기 편차가 심해서 비교가 안 될 만큼 대단하다.

동남아나 인도는 지불능력 부족 상태였고 러시아는 땅덩이만 크지 인구가 분산되어 있어 경제 집중도가 떨어진다. 세계의 공장 노릇을 했지만 미국의 공장이라 할 만큼 중국은 세계경제를 부흥시키고 유지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들어 대미 무역 흑자폭이 점점 증대되는데 중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별도의 배려를 하지 않았고, 급기야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해 대중국 무역수지 균형을 조절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중국은 관세가 높아진 만큼 환율을 낮춰서 수출단가를 높이지 않는 조정을 계속한다.

국제경쟁을 하는 시대이니 양국의 대처들이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따질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우리나라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국제교역에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다. 마지막 버팀목 반도체마저도 흔들리고 내년에는 더욱 큰 충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환율을 계속 하락시킬 태세이고 미국은 대규모 관세 폭탄을 추가로 터뜨릴 기세다. 기준금리 인상을 하면서 전 세계의 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준비를 한다.

문제의 발단은 중국의 과도한 대미 흑자 규모다. 통제경제를 하는 중국 입장에서 대미 흑자 규모를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데도, WTO의 자유무역 체제를 존중한다고 역설적으로 수익을 늘린다. 벌 수 있을 때 떼돈 벌 자는 식이다.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의 헤게모니 전쟁으로 신흥국들은 터무니없이 위기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세계경제가 흔들리면 G2도 결국은 파국을 맞게 된다. 독자적 생존 가능한 미국이 더 견뎌낼 것이고 중국의 공든 탑은 절반이 공중분해될 공산이 크다.

지금의 거대한 중국자본이 무너져 내리면 내부의 빈부 간 격차폭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혼란에 떨어질 수도 있다. 미국은 2007년 기축통화로 금융위기를 겪어낸 바 있다. 끊임없이 찍어낸 달러가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대외무역 흑자로 벌어들인 달러도 미국이 달러를 남발하듯 찍어내면 달러값도 형편없어진다. 중국의 시름이 깊어간다.
G2의 무역전쟁이 길게 갈수록 양국의 경제적 타격도 깊어가겠지만 중국의 국부 반토막은 현실이 될 수 있다. 미국을 이길 수 있을 때까지 도광양회를 지키지 못한 중국의 대가는 엄청날 것이다.

세기의 도박판 위에선 트럼프와 시진핑의 샅바 싸움이 이제 거의 샅바를 잡고 자세 잡은 포즈를 취했다. 씨름판은 심판이 있을 때 승부를 내지만 심판 없는 씨름판은 합의하에 샅바를 풀면 된다. 싸움 구경은 끝을 봐야 재미는 있지만 이런 싸움은 미련스러운 소싸움보다 격이 떨어진다.

인간 사회에서는 양보란 가진 것이 많거나, 앞서가거나, 누리는 것이 많은 쪽에서 행사하는 권리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힘이 부족한 자가 패배를 대신해서 양보를 하거나 굴복하는 것이다. 1년에 한국 예산만큼씩 미국 돈이 중국으로 흘러가는 무역 불균형에 문제제기 안 한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이번 싸움은 돌발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괴짜 인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 기다리는데 익숙한 중국의 모습이 아니다. 핑퐁이 지속된다면 대실패를 예견한다.
시진핑의 권력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세계지배를 본인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조급한 야망에서 비롯된다. 하체가 허술한 중국의 첨단기술도 미국의 기술유출 봉쇄를 맞아 기형적 발전으로 자가당착의 함정에 빠져들 수 있다.

아무래도 성급한 시진핑의 야욕이 개인 시진핑뿐 아니라 중국도 함께 흔들릴 듯하다. 중산층이 늘어가는 중국시장은 분명한 매력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도 발 빠르게 중국 건너 동남아로 이미 한 발은 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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