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잠
                        김예강

꽃이라는 못에 나비가 걸렸다
세상모르고 잠자는 서랍
상자가 밀려나도 잠에 빠져있다 구름이라는 서랍
광합성이 필요한지 햇빛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자는
검은 나무 아래 검은 새들의 휘파람에 어스렁 어스렁 흐르고 싶은
구름이라는 서랍
매일매일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땅으로
걸어 들어가는 서랍
사막을 횡단하는 서랍

[프로필]
김예강 : 경남 출생, 부산교대 대학원, 시와 사상 등단, 시집[고양이의 잠]외

[시감상]
7월이 시작했다. 발목을 잡았던 6월이 지나갔다. 이유가 무엇이든 6월은 지나갔다. 지나간 것은 잊거나 버려야 한다. 6월이라는 서랍을 닫는다. 물론 7월이라는 서랍을 연다. 비었다. 6월처럼 비었다. 지금부터 천천히 생각해보자. 8월의 서랍을 열 때, 지금 같은 말을 반복할 것인지? 아닌지. 선택은 내 몫이다.

[글/ 김이율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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