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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두 사람
                                                   김경인

모든 것을 잊고 그는 읽기 시작했다. 김종삼 좋지? 좋아. 김춘수는?
그도 좋지. 봄이군. 전봉래도 전봉건도 다 좋아. 그는 담배를 물었다.
산등성이에 왜가리들이 하나 둘 돌아와 앉았다. 산이 드문드문 지워
지고 있었다. 죽은 왜가리 소리가 들렸다. 미래의 소리 같군. 그러나
새들에게 영혼을 물을 수는 없어. 나도 알아. 한 단어와 다음 단어 사
이에서 그는 잠시 숨을 멈춘다. 왜가리가 활짝 날개를 폈다 접었다.
그렇지만 새들에게 영혼은 없다고. 비유가 익숙한 세계에 그는 있다.
그는 다시 읽기 시작했다. 죽은 사람들은 어쩐지 아름다워. 그래. 그
렇지만 이제부터 물의 비유는 절대 쓰지 말자. 그래. 그래. 아무 것도
잊어서는 안 돼. 정말 봄이라며? 응. 우리는 여기에 있지? 그래, 여기에
있지. 산으로부터 어스름이 몰려온다. 봄이군. 그가 울기 시작했다

[프로필]
김경인 : 서울 출생, 문예 중앙 신인상, 시집[한 밤의 퀄트]외 다수

[시감상]
봄이 왔다. 왔다는 말의 어감엔 기다림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봄이다 와 봄이 왔다는 말 사이엔 겨울의 서로 다른 무게가 녹아있다. 본문의 말처럼 미래의 소리 같다는 말이 봄이란 말을 형상화 시켜준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그래, 여기에, 봄이 왔다는 말 속에. 기다린 만큼 가슴 속 봄을 형상화해 보자. 초록의 냄새에 웅크린 어깨를 활짝 펴자. 봄이다. 봄이 왔다.
                                                                                                                       [글/ 김이율 시인, 문학평론가]

김포신문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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