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돈행 
김포신문 부사장

 요즘 혼밥, 혼술, 혼영, 혼행 등이 유행이다. 혼자 먹는 밥, 혼자 먹는 술, 혼자 영화관람, 혼자여행 등 나홀로족이 근래에 들어 늘어나면서 새로이 생긴 신조어라고 할 수 있다. 혼자로서의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이들을 ‘혼족’ 또는 ‘나홀로족’ 이라고 부르며, 작년 한 해 대중이 가장 공감한 신조어라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54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8%이며 2010년 422만 가구에서 118만 가구가 늘어 4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시장규모도 2020년이면 120조원에 이를 전망이며,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나 홀로 삶’과 관련한 다양한 문화가 생겨나면서 '혼족' 문화가 이제 일부 젊은 세대의 유행을 넘어 저변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공동체문화의 붕괴와 취업절벽, 반려 동물 시장 확대, 경제난과 실업으로 인한 혼인건수 감소 등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다른 사람으로 인한 자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과 특히 직장인들은 가족과 아침 먹기도 쉽지 않고 점심은 늘 직장 동료들과 먹어야 하고 저녁 또한 칼 퇴근은 먼 나라 얘기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혼밥, 혼술이 증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혹시 사회성에 문제가 있어 어울리지 못해서 혼자 먹는 것은 아닌지 혹은 처량하고 없어 보여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는 않았으나 지금은 워낙 혼밥족이 늘어나 식당 메뉴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2인분 이상만 가능한’ 대표 메뉴, 그러나 이제는 고깃집도 1인 화로를 제공하고, 혼자서도 1인분만 시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또한 새로운 소비 경향을 만들어 다양한 상품들로 1단계 편의점에서 라면 먹기부터 2단계 푸드 코트, 3단계 분식집, 4단계 패스트 푸드점, 5단계 중국집, 6단계 일식집, 7단계 패밀리 레스토랑, 8단계 고깃집, 9단계 술집에서 술 마시기까지 단계별 레벨 테스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내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 해주고 아픔을 나 홀로 삭히며 마시는 한 잔의 술이 더한 위로가 되기 때문에 ‘혼술’을 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친구나 동료들이랑 마시면 내 의지와 관계없이 과음도 많이 하게 되고 자주 어울리다 보니 지출도 많아지기 때문에 집 근처 가까운 곳에서 혼술을 즐기는 것이다. 언제든지 편하게 와서 여유롭게 노래도 들으면서 적당히 마시고 안주도 1인용으로 판매하고 있어 혼자 먹기 딱 좋다고 한다. 

 나홀로족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라이프 스타일은 마치 유행처럼 번져 테이블마다 칸막이를 설치하여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1인용 식당을 비롯하여 1인 여행자 맞춤서비스, 극장 싱글석, 공연장 싱글존, 동전 노래방, 만화방 등이 생기고 일부 영화관에서는 한 열 전체를 싱글석으로 바꾸는 등 나홀로족을 위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추세라고 한다.

 예전에는 결혼이라는 믿음이 강하게 인식되어 자식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물로 여겼으나 이제는 결혼을 의무로 보지 않고 선택으로 보는 풍조가 만연하다보니 혼자 사는 남. 여가 늘어남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에 의한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이 혼밥. 혼술. 혼영. 혼행 등으로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나홀로족’이 급부상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고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트랜드다.

 그러나 가족 해체와 개인주의 심화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넘어 외로움, 불규칙한 생활패턴에 따른 건강취약 등의 부작용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사회문제를 가벼이 넘길 수만은 없는 과제라 생각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함께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함께 따뜻한 밥 한 끼를 같이 먹으면서 일상생활의 피로를 나누어줄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는 좋은 접근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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