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문화도시'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포 전역을 장식하는 ‘평화문화도시, 평화문화 1번지’. 심지어 유치원생인 아들이 김포보건소에서 받아온 치아지킴이 실천북에서조차 평화문화 1번지 김포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러한 구호답게 김포가 평화의 길을 향해 가고 있는가? 이것은 내가 김포 전역을 돌아다닐 때마다, 김포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떠오르는 의문이다. 이 글을 읽는 김포시민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평화문화 1번지, 평화문화도시 김포가 그저 정치적인 구호라고 생각하고 지나쳐 버리는가? 아니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는가? 나의 생각은 후자이다.

평화문화는 김포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나타내는 청사진과도 같다. 2015년 8월15일 평화문화도시 선언문에서 ‘김포는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소외받는 지역이 아닌 남북 화해와 교류의 전진기지, 한반도와 동북아를 연결 하는 허브, 세계로 향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평화문화도시 조성의 당위성은 남북한 통일문제 뿐만 아니라 인권·환경·사회문화 등의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시대적 요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통일 문제의 경우는 국민 화합이라는 민족적인 개념을 뛰어 넘어 정치·경제 등 국가 간 의존도가 높은 세계화 시대에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전 세계적 이슈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평화문화도시’ 이것은 바로 김포의 큰 미래 비전 일 것이다. 이렇듯 김포가 지자체로 우뚝 설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사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책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은 ‘김포 정명(定名) 1,260년’을 맞아 ‘대한민국 평화문화 1번지 김포’로 도약하도록 하는 발전원동력의 계기를 마련하는 해로 김포지역의 우수한 역사·문화·전통을 되짚어보고, 지리적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다져 한반도의 평화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김포시의 의지가 돋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김포시의 의지와는 달리 평화문화도시 사업 예산 삭감이라는 진통을 겪고 올 한해가 시작되었다. 담당부서의 주요 책임자도 모두 변경되어 어찌 보면 평화문화도시는 새로이 시작되는 사업과도 같이 되었다.

연초부터 분주히 준비되어야 하는 디아스포라 포럼은 현재 진행상태가 어떠한지, 작년에 이어 김포평화학교 같은 평화교육사업은 연이어 진행될지 등등...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걱정 반 기대 반 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정왕룡 의원의 김포시의회 5분 자유발언 내용을 보니 김포시의 평화문화도시 사업은 발전과 전진이라기보다는 나아갈 방향을 잃은 채 완전히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평화문화도시 사업의 질적제고를 위한 평화교육이 필요
김포평화문화도시는 시민이 주도하여 적극적 평화를 지향하고, 문화적 소통을 통해 인류 화합을 이루어 세계평화를 만들어가는 도시이다. 여기에 시민이라 함은 연령, 성별, 국적을 막론한 김포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을 의미할 것이다. 그 모두를 위해 각 단체 및 개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저마다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것이 갈등해소를 위한 소통이든, 평화문화를 알리는 문화행사이든, 공간조성 사업이든 간에 말이다. 또한 그 노력이 성공이냐 그렇지 못하냐고 평가하기에 앞서 다양한 시도가 평화문화 조성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행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유독 교육 분야에는 평화문화라는 이슈가 보이질 않는다.

평화에 관련된 교육이야 말로 깊이 있는 시정철학의 구현을 위해 민관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업 중에 한가지 인데 전시 및 흥행성 있는 사업만이 나열되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작년 하반기 4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던 김포평화학교가 올해 사업에는 예산조차 편성되지 않았다. 기존에 이미 각 단체별로 진행되고 있던 다문화 교육·인권교육을 평화문화도시 개념의 일환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 작년부터 문화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문화다양성 사업도 문화교류를 통한 계층간 소통의 장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육과 사업들이 평화문화도시 조성과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음에도 평화문화라는 관점으로 흡수되어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이처럼 파편화 된 교육문화는 김포가 추구하는 평화문화도시를 위한 평화교육이라는 관점을 완벽히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김포시민의 한 구성원인 청소년들, 앞으로 평화문화를 더욱 꽃피워 나갈 이들을 위한 평화문화교육 관점의 프로그램도 파편화 되어 산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평화문화를 조성하는데 있어 교육 분야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이 없다는 것은 평화문화를 조성하고 굳건히 해 나가는데 있어 교육의 역할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올해는 ‘김포 정명(定名) 1,260년’을 맞아 ‘대한민국 평화문화 1번지 김포’로 도약하도록 하는 발전원동력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시의 방침까지 더해졌음에도 교육을 통한 평화문화도시의 움직임은 무엇이 있는지 깊이 있는 고민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단지 2천 6백만원의 세금을 들여 화강암 돌비석에 김포정명 선언문을 새기고 시내 중심가에 배치한다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평화문화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 평화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하는 것은 기본적인 전략이 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감수성을 토대로 평화문화를 인식하고 꽃피울 수 있는 저력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김포평화학교가 올해에도 어떠한 형태로든 지속되어야 하는 기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 것이다. 평화문화 1번지가 목표점이 아닌 걸어가는 길이라는 인식 하에서 지속적인 평화교육이 시행된다면 김포의 많은 시민들이 생활 곳곳 깊은 곳에서 평화를 느끼고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평화교육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을 시행한다면 평화문화도시의 정의를 잘 표현하고 시민들의 실천역량을 길러낼 수 있는 김포만의 평화교육이 탄생할 것이다. 이것이 모범이 되어 평화문화를 실천하는 대표적 지자체로서 김포가 우뚝 설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이희
세계시민리더십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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