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월곶출신이자, 명지전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출신인 이택룡 교수가 세 번째 에세이집 '청백리 淸白吏가 그립다'를 펴냈다. 47편의 글을 엮어 만든 이번 에세이집은 266쪽으로 구성됐다. 경영학 박사이자,세무사, 교수로 일하면서 느끼고 평소 사회와 인간, 신앙과 봉사활동, 인생관에 대한 다양한 단상들이 꽉 차있다. 늦깎이에 수필 공부를 시작해 2010년 등단했다. 이번 글에는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모았다. 이번 '청백리가 그립다'에는 수필뿐만 아니라 사회논평도 함께 실었다. 그래서 글들이 아름답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다. 특히 글 가운데는 저자가 살아오면서 살아온 가치관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아, 저자 인생 지향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첫 글 '사랑의 손'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내용이 있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몇 십 년이 걸렸다”고 인용한 글을 대하면, 이택룡 저자가 왜 이글을 자신의 아버지를 회상하는 글보다 우선해 책 가장 언저리에 실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아마도 소의(少義)보다 대의(大義)를 추구하려는 저자의 가치관의 반영물이리라. 저자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다. 신앙적 관점에서 사물과 사회정의와 봉사를 통한 사람의 모습을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보여주기가 아닌, 진정 예수를 닮기 위한 헌신의 냄새들이 가득하다. 청백리가 그립다는 내용 가운데는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가 56점으로 37위 국가로서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다. 행복지수 역시 57위라고 적시하고있다. 저자는 인도 간디의 묘비명에 기록된 '나라가 망할 때 일곱 가지 원칙'을 통해 이 시대를 충고하고 있다.
1.원칙 없는 정치 2.노동 없는 부 3.양심 없는 쾌락 4.인격 없는 교육 5.도덕없는 상업 6.인간성 없는 과학 7.희생 없는 종교가 그것이다.
'레드우드와 만나던 날'에서 인용한 어느 신부님의 실화는 가슴이 먹먹하다. 7남 1녀를 키워 4명을 신부로 키우고 외동딸을 수녀로 키운 어머니가 막내 신부님을 첫 부임지에 보내면서 싸준 보따리 이야기다. 어머니는 막내 신부에게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풀어 보라고 했는데 그 속에는 '당신은 원래 이렇게 작은사람 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라는 글과 함께 그 속에는 신부에게 입혔던 배넷 저고리가 있었다”고 했다. 한 어머니의 숭고함을 드러낸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새삼 깊은 뜻에 감동을 준다. 또한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글에서는 안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의 훌륭함을 통해 이 시대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숭고한 사상가로서의 안중근의사를 기리고 있다. 새뮤얼 버틀러의 말을 빌려 “잊혀지지 않은 자는 죽지 않았다”며 영원히 죽지 않을 정신을밝히고 있다.
저자는 1996년 4월에 새정치국민회의의 공천을 받아 김포에서 총선에 출마한 바도 있었다. 그리고 평생을 천주교의 중요 직책을 맡아 봉사해 왔다. 한 때는 노동운동도 했다. 그런 저자의 궁극적 삶의 지향점이 사랑과 평화, 바른 사회를 위한 바른 헌신에 있음을 이 책은 통일성 있게 책을 관통하며 보여준다.
우리 시대들이 잃어버린 마음(방심)을 찾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적 사고와 비판적 의식, 도덕적 실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라가 대혼란으로 정신 없는 요즘, 깨어있는 국민, 책임지는 위정자를 위한 충고들이 새삼 더 다가온다.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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