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

▲ 채신덕
(전)경실련집행위원장(재)노인의료나눔재단 천사운동 김포시지부 사무총장
성경 구절의 한 대목이다. 기도문을 외우지 못하면 밥을 안 주셨던 어머니는 내가 독실한 신앙인이 되기를 원하셨다. 일찍이 혼자가 되셨던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의 부재를 신앙의 힘으로 극복하셨고, 또한 어린 내가 그 안에서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셨다. 자연스레 나는 김포 성당에서 어린 시절과 질풍노도의 사춘기도 보냈으며 청년 교리교사도 하며 성장했다. 내가 대학생이던 80년대 초반은 당시 5.18 광주 시민들을 죽이고 들어선 전두환 정권을 규탄하며 대학마다 시위가 들불처럼 번질 때였다. 그때 나는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마태5,10)"라는 성경 구절이 생각났다. 고생하시는 홀어머니와 '옳은 일' 사이에서 고민하던 나는 어머니와 나의 믿음이 다르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소위 운동권의 길을 들어서게 되었고 그 와중에 감옥에 가게 되었다. 평생 고생만 하시며 아들을 대학에 보내놓고 이젠 고생을 다하셨다고 생각하실 즈음, 흰 수의를 입고 있는 아들의 모습은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놀란 마음을 애써 숨기시며 오히려 나의 건강을 걱정해주셨다. 그러셨다.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는 나를 믿고 지지해주셨다. 그 순간 어머니와 내 맘 속에는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은 사람은 행복하다"는 구절이 서로를 이어주고 있었으리라. 나의 아들이 그때의 내 나이가 되어 있는 지금,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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