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포시 공동체 활동의 현실과 과제 <6>
(마을 만들기, 사회적 경제, 경기도 따복 중심으로)

마을만들기 사례 - <국내③> 수원시 마을르네상스와 안산시 좋은 마을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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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 마을만들기, 철학의 문제다
2회 : 사회적 경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3회 : 경기도 따복사업의 현황과 과제
       - 마을만들기와 사회적경제의 융복합은 가능한가?
4회 : 마을만들기 사례 - <국내①> 농촌형 마을만들기(완주, 논산)
5회 : 마을만들기 사례 - <국내②> 홍성군 홍동면과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6회 : 마을만들기 사례 - <국내③> 수원시 마을르네상스와 안산시 좋은 마을만들기
7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①> 일본의 마을만들기(도쿄시 세타가야 구)
8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②> 일본의 마을만들기(도쿄시 네리마 구)
9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③> 일본의 마을만들기(요코하마, 지바 시)
10회 : 마을만들기 사례 - <해외④> 영국의 마을만들기
                                                      (런던의 거버넌스 도시재생)
11회 : 김포시 마을만들기 사업의 현황
12회 : 김포시, 사회적 공동체의 평가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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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기형적인 도시화는 난개발과 형식적인 도시화로 인한 병폐에 허덕이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아파트라는 공동 주거환경이 조성된 지 수십년이지만, 개인적이고 배타적인 주거문화는 팽배한 대신, 공동체 문화가 사라진지 오래다. 이같은 사회문화는 다시 마을만들기를 통해 공동체 정신과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선진적인 지자체에서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마을 만들기 사업은 기준 없이 사례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김포신문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김포시 공동체 활동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일본의 우수 사례와 국내의 성공사례들을 취재해 문제점과 대안모색에 나선다.<편집자>

8월 23일 수원시는 수원시 마을만들기 사업이 최근 다른 지방정부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수원시는 최근 광주광역시 서구의 각 동 주민자치위원장과 자치위원, 18개 동장 등 180여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4개조로 나눠 수원의 아파트 공동체 마을만들기 우수 사례지인 '화서2동 꽃뫼버들마을 LG아파트', '정자3동 한라비발디아파트', 원도심 마을만들기 우수사례지 '행궁동 생태교통마을', '조원1동 대추동이 문화마을'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수원시는 올해 3월부터 원주시시의회, 성남시, 서울시 강동구의회, 서울시 양천구, 고양시 등 국내 지방정부 뿐만 아니라 일본 타마 주민자치 연구소, 일본 다테야마 NPO법인 아와문화유산포럼 등 해외에서도 수원시를 방문해 마을만들기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수원시를 찾게 하는 것일까? 수원시를 찾는 타 지자체 관계자들은 수원시의 마을만들기가 다른 곳과는 달리 주민주도로 활성화되어 있으며, 꽃밭, 도시텃밭, 벽화, 시장 활성화 등 다양한 시설을 기획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이웃간의 관계도 친밀해 어떤 분야를 확장할지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수원시는 앞서 살펴봤던 완주, 홍동, 진안과는 달리 100만이 넘는 도시지역의 마을만들기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즉 마을만들기의 소재가 농가소득 증진과 같은 경제적인 이유 보다는 생활환경 개선, 삶의 만족도 증진과 같은 테마가 우선한다.

수원시의 경우 정부와 수원시 등 행정기관의 마을만들기 관련 지원제도가 마련되기 전에 이미 공동체적 활동을 통한 지역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던 사례가 있었다. 세류3동의 경우 지역 내 선구적 주민에 의한 문화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사람만들기, 조직만들기의 형태로 마을만들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이같은 활동은 주민주도와 더불어 수원의제, 경기의제의 활동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후 2006년 행정안전부의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 시범마을로 지원이 이뤄지면서 세류3동의 마을만들기는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2010년 민선5기에 들어서면서 수원시는 마을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마을만들기를 추진했다. 초기도입단계(2010~2011)에서는 지역문화와 마을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지역형 마을르네상스를 추진전략으로 설정하고 제도적 기반 구축, 조직체계 구축, 마을현황 및 자원조사, 마을공동체 구축, 공모사업 추진, 시임의 자발적 참여체계 마련, 마을르네상스 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했다. 2010년 제정된 수원시 좋은 마을 만들기 조례를 보면 ‘마을르네상스는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을 스스로 문화와 예술, 건축과 환경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삶의 공간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으로 수원시 좋은 마을 만들기의 정책 브랜드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 지난 8월 12일 열린 제2회 소통과 화합의 벽적골 한여름 밤의 달빛축제 모습

조레만 제정한 것이 아니라 사업의 우선순위 결정과 자문 및 심의를 위하여 ‘좋은 마을만들기 위원회’를 설치하고 행정조직 내에 전담부서로 마을만들기추진단과 종합적?전문적 행정사항 검토를 위해 행정지원협의회를 두고 자발적 지원을 위한 공무원 서포터즈를 구성했다. 또한 중간지원조직으로 마을만들기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행정의 계획수립과 주민의 마을만들기 활동을 지원하는 마을르네상스센터를 설치하고 지원전문가로서 마을계획사를 위촉했다. 이와 함께 마을공동체를 바탕으로 주민 스스로 마을에 관한 정책을 제안하고 추진하기 위해 동별 주민자치조직으로 마을만들기협의회를 두고 있다.

이같은 체계마련과 지원으로 2013년까지 총 312건의 공모사업을 진행했으며 2016년에만 170여개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관련예산도 2016년에만 21억원을 상회한다.

마을만들기를 시작하거나 이미 추진하고 있으나 잘 이뤄지지 않는 지자체들이 수원을 찾는 이유는 마로 주민 주체의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한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 낳은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의 마을르네상스 또한 평가할 부분이 없지 않다. 이 부분은 후에 다시 기술하기로 한다.

수원시와 함께 경기도 내 마을만들기의 또 다른 선진지역이 안산이다. 안산시 또한 수원시와 같이 지자체가 지원 정책과 제도를 내놓기 이전부터 마을만들기 사업이 활성화된 지역이었다. 안산시의 경우 안산의제 등이 중심이 되어 중앙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과 계획수립으로 정부 각 부처의 마을만들기 시범사업과 공모사업의 지원을 이끌어냈고 그 결과 안산시 내 곳곳에서 마을만들기가 진행되어 왔다.

이후 2008년 안산시는 국내 최초로 민간위탁 형식의 중간지원조직인 ‘안산시 좋은 마을만들기 지원센터’를 발족시켰다. 이미 1990년대 후반부터 진행되어 온 수리산지키기, 안산천지키기 등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녹색마을만들기운동이 있어왔고 2000년대 들어서도 안산시 시민화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행정-주민-시민단체가 협력하여 마을축제를 개최해 성공시킨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지자체 단체장이 바뀌면서 중단되었던 마을만들기 활동은 안산의제를 중심으로 안산마을만들기네트워크를 구성해 2년 반 동안 20여 차례의 회의를 거쳐 안산시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하는데 이르렀다.

현재 안산시에는 3개의 마을만들기 지원조직이 존재한다. 2008년 발족한 센터 외에도 대부도 지역만을 특별히 지원하는 센터가 별도로 있고 세월호 사전 이후 특별지역으로 관리되는 단원고 학생들이 거주하는 지역만을 대상으로 특별사업을 지원하는 지원조직이 별도로 있다.

이같은 마을만들기에 대한 적극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10년이 넘게 사업추진을 위해 노력해온 시민단체, 그리고 행정의 뒷받침은 안산시 또한 수원시 못지않은 벤치마킹 대상지역으로 성장시켰다.

이들 두 도시의 마을만들기는 결국 마을만들기가 예산과 제도의 지원과 더불어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마을을 바꾸는 주체가 되는 것이며, 마을 단위로 양성된 수 백 명의 리더들과 주민주체들이 꿈꿔왔던 '사람과 마을이 중심이 되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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