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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슬로푸드 김포지부
   

슬로푸드 김포지부

느리면 어때? '가치있는 밥상'을 마주하다

김포시학교급식지원센터와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김포지부(회장 한기자)가 함께 마련하는 '30인의 밥상'이 지난 25일 교육나눔센터 곳간에 차려졌다.
작년 5월 슬로푸드 김포지부 설립 이후 세 차례 진행된 30인의 밥상은 올해 첫 밥상으로 떡만둣국을 만들어 이날 모인 30여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춘천, 인천, 양평, 서울 등 각지에서 SNS 홍보를 보거나 지인의 소개로 밥상을 찾은 이들은 소소하게 여겨지곤 하지만 우리의 삶의 기반이자 원동력인 먹거리라는 주제를 놓고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다.

건강한 지역농산물로 차린 밥상 나눔
30인의 밥상은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친환경 농산물로 차려진다. 슬로푸드 김포지부 10여명의 회원들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재료를 찾는 일로부터 밥상 차리는 일을 시작한다. 작물 생산지를 둘러보고 판매장을 살피며 원재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음식을 제대로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을 즐기는 것이 슬로푸드 운동의 정신이다.

이날 30인의 밥상이 내놓은 떡만둣국에는 김포 현미 쌀떡과 앉은뱅이밀이 쓰였다. 앉은뱅이밀은 우리 전통 밀로 키가 작아 바람에 잘 쓰러지지 않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전쟁 후 미국의 밀이 밀려들어와 토종 밀이 자리를 잃었지만 일본과 미국이 생명력이 강한 우리 앉은뱅이 밀과의 교잡을 통해 얻은 밀을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만두 조리법은 하성 전류리에 사는 성정순(70) 씨로부터 전달받았다. 이북출신인 성 씨의 어머니로부터 이어져 온 북만주식 만두는 속 재료로 돼지고기와 부추, 숙주, 두부, 김치, 당면 등들 사용했다. 로컬푸드 매장에서 구할 수 없는 재료는 한살림, 생협 등에서 구매했고 두부는 성 씨가 직접 만들어 제공했다.

행사 전날 슬로푸드 회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성 씨의 집에 모여 정성스레 빚어 준비한 만두는 자극적이지 않고 구수한 옛 맛을 잘 살렸고, 뒷맛이 깔끔해 큰 호응을 얻었다.

먹거리 정의를 생각하는 이야기 나눔
30인의 밥상은 단순히 맛과 정성이 담긴 밥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는다. 30여 분의 식사 시간 후 상을 물린 자리에선 자연스레 당일 밥상 재료와 조리 이야기,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야기, 정의로운 먹거리 이야기가 흥미롭게 한상 차려진다.

모인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싸게, 편하게, 빠르게'가 중심이 된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조금 느리더라도 '건강하게, 가치 있게, 정당하게' 우리의 밥상을 되돌리자는 뜻을 모은다.

이날 강의를 맡은 김포지부 슬로푸드 정향미(56) 회원은 '숨겨진 우리밀의 역사'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수입밀의 실체와 앉은뱅이 밀을 역사를 살피며 전통 식재료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 회원은 "1980년과 오늘 쌀소비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민 소비량은 계속 늘고 있지만 우리밀의 사용량은 전체의 1.5%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많은 소비를 하고 먹거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별히 행사에 참석한 김종덕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장은 "농부가 점점 더 줄어들고, 지역농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소비자들이 나서지 않으면, 우리 농업을 지킬 수 없다"며 "오늘 30인의 밥상이 단순한 먹거리 행사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농업의 가치, 먹을거리의 가치를 알아가는데 일조하는 행사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후 손님들과 회원들은 각자 자신을 소개하며 사라져가는 우리 음식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고, 슬로푸드 운동 확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시간을 가졌다.

슬로푸드 김포지부
식문화 운동의 하나로 출발한 슬로푸드(slow food)는 음식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음식 문화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발굴하고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이탈리아인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가 처음 시작하게 되었는데,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발의됐다.

한국협회는 이같은 취지에 따라 지난 2007년 설립됐다. 슬로푸드 아카데미, 지미교육(知味敎育), 맛의방주(Ark of Taste), 느린장터(Slow Market)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획일화된 음식을 멀리하고 사라져 가는 지역 음식과 전통 식품, 식물종자와 가축종을 보호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김포지부는 작년 5월 지부를 설립했으며 '30인의 밥상'을 매개로 슬로푸드 운동의 지역적인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3번째 슬로푸드 지부다. 5명의 회원으로 출발했으며 현재 1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기자 김포지부장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먹던 음식에는 식재료를 만든 생산자의 땀과 눈물이 숨어 있고 조리 과정을 거친 음식 속에는 사회, 문화, 환경, 지역경제 등이 깊게 연관성을 가진다"며 "슬로푸드는 현대화된 식체계에 순응하지 않고 느리더라도 바르고 정의로운 먹거리 체계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슬로푸드 김포지부 회원가입 문의 : 이호진 사무국장(010-4187-0829)
황인문 시민기자

황인문 시민기자  gimpo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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